밀림 속에 있는 침향나무가 고사할 때 만약 늪으로 쓰러지면, 오랜 세월 낙엽과 진흙 등으로 보호를 받으며 완벽한 숙성이 된 침향으로 탄생할 수 있다. 때문에 심마니들은 주로 죽은 늪 쪽을 파헤쳐 보고 험한 곳을 찾아보게 된다. 하지만 죽어있는 늪이라고 믿었던 늪이 움직이면 그야말로 하나의 그물처럼 한 팀의 인원 전체를 끌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독샘도 그러한 경우이다.
이렇듯 많은 심마니들이 침향과 가남을 찾아서 밀림을 헤매지만 우리가 원하는 침향을 구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설사 침향을 찾았다 해도 이런저런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에 돌아오지 못하는 심마니들도 매우 많다.
필자가 30년 경력의 베테랑 심마니인 반 캠(Le Van Cam)을 통해 들은 이야기이다. “누구나 밀림으로 떠날 때는 침향 구하기를 소원하고 떠나지만 그 침향을 구하기 위해서는 너무나 많은 위험이 뒤따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말라리아, 독무, 독충, 맹수들 등…나는 수없이 많은 내 동료의 죽음을 봐야만 했다”라고 회상 한다.
침향이나 가남을 찾는다고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내가 캐낸 침향이나 가남이 얼마의 값어치를 가지고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면 성공을 할 수가 없다고 한다. 이런 경지까지 가려면 최소한 15년 이상의 경험이 필요하다. 또한 수년 동안 안전하고 신병이 보장될 수 있는 거래처 확보에 시간이 필요하게 된다. “침향과 가남을 얻지 못한 심마니의 생활은 정말로 비참 그 자체이다.”
이렇게 몇 달 동안을 밀림 속에서 침향과 가남을 찾아다니다 좋은 침향과 가남을 구하게 되면 그들은 감사의 제사를 드리고 돌아오는데 어쩌다가 1kg이 넘는 대횡재를 하는 팀도 있지만 빈손으로 돌아오는 팀들이 태반 이라고 한다. 한해 베트남에서 총 생산되는 최고등급 침향과 가남은 10여 년 전만 해도 2~30kg를 넘었으나 근자에는 고작 10kg를 넘기도 어렵다고 한다. 이렇게 구해지는 높은 등급의 침향과 가남향은 일반 시중에는 나올 시간도 없이 바로 대기 중이던 구매자에게 연결돼 팔리게 된다. 실제 베트남의 침향시장에서 거래되는 수천억원대의 침향은 거의가 일반 재배된 침향이거나 침향의 아종 또는 가품이 대부분이다.
침향과 가남은 그 맛을 보면 신맛과 매운맛, 단맛과 쓴 맛이 공존한다. 어찌 보면 달고 어찌 보면 시고, 맵고, 쓰며 가남을 씹었을 때는 가남의 부드러운 나무에 의해 껌을 씹는 것처럼 부드럽다. 좋은 등급의 가남은 부드러우며 향이 강하고 등급이 떨어지는 것은 단단하며 향이 약하다. 베트남 심마니들이 가남의 품질을 확인할 때는 가남을 바나나 껍질에 싸서 직사광선에 하루 정도 노출을 시킨 후 밤에 그 바나나 껍질을 열어서 가남기름이 밖으로 많이 배출돼 나오면 상품으로 치고 적게 나오면 하품으로 친다. 반면에 침향은 수지가 가남에 비해서 적기 때문에 그 냄새는 가남에 비해서 옅으며 나무는 암갈색을 띤다. 침향의 맛은 약간 쓴맛이 나며 가남에 비해서 물에 뜨는 것들이 많다. (02)3663-67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