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논객이 들려주는
‘좋은 돈, 나쁜 돈, 이상한 돈’
강 사 : 우승택 (삼성FN HONORS 신라호텔지점 PB)
일 시 : 2009년 2월 21일
장 소 : 서울 연화사 연화문화센터
주 최 : 자비은행(대표 묘장)
주 제 : 세계 경제위기 속에 숨은 희망 찾기
증시도 자연… 자연 알면 불안감 망상서 온 것 알아
경제 흐름 읽지 못하면 업에 순응해 장기투자 해야
“스티븐 호킹 같은 천재가 돼 세상과 사람들을 이롭게 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돈을 많이 벌어 자선을 하는 편이 쉽다. 돈이 선한 일을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옛말에 뭐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쓰라는 말이 있다. 세계 경제위기 속에 이처럼 돈의 미학을 외치는 이가 있으니, 우승택 삼성증권 PB다. 우 지점장은 재미있고 쉬운 경제풀이로 이미 잘 알려진 투자상담가다. 삼성증권 FN HONORS 신라호텔 지점장으로 2008년까지 ‘MBC 경제야 놀자’에 출연, 시청자들의 많은 신뢰와 사랑을 받았다. 또한 불교TV 재테크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우승택의 달마도 알아야 할 경제’라는 칼럼도 썼다. 그 외 ‘유식(唯識)’과 <금강경> 등 불교사상에 해박한 경제전문가로도 유명하다. 불교가 녹아 있는 그의 투자철학 속으로 들어가 보자.
최근 현각 스님, 무심 스님, 대봉 스님 등 영어로 법문을 많이 하십니다. 그분들을 가르치신 분이 돌아가신 숭산 스님이셨죠. 숭산 스님이 외국인들에게 가르쳤던 주 방법은 큰 원을 그려 설명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서 있는 곳은 0도로, 우리가 알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90도로 기도ㆍ참회를 하는 수행을, 180도로 ‘무아의 세계’를, 270도로 ‘진공묘유의 세계’를 나타내시고 다시 360도에서 ‘있는 그대로의 나’로 돌아옵니다. 성철 스님도 이를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로 말씀하셨죠. 실제 우리 안에는 법안(法眼)도 있고, 불안(佛眼)도 있고, 혜안(慧眼)도 다 있습니다. 업에 걸려 그것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용하다는 곳을 찾아다니고, ‘어느 스님, 목사님이 속 시원히 잘 맞추더라’ 하며 이를 따릅니다. 주식투자로 보면 ‘누가 여기에 돈 넣으면 번다더라’는 것을 따르는 것과 같습니다. 큰스님들이 ‘있는 그대로’ 속의 진리를 말하신 것처럼 주식으로 돈 버는 이치도 우리 속에 있습니다.
#주식투자 해법, 결혼 생활에 비교하라
조지 소로스의 거품 붕괴이론 그래프를 보면, 주식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치와 실제 현재가치와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실제 가치는 기업의 ‘주당 순이익’입니다. ‘주당 순이익’은 그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을 총 주식으로 나눈 것입니다. 주가의 등락은 ‘주당 순이익’이 서서히 올라가는 반면 사람들의 기대는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사고 팔고 하며 생깁니다.
사실 결혼과 주식은 매우 비슷합니다. 둘 다 하고 나면 후회합니다. 하지만 둘 다 하고 싶어 합니다. 과정도 굉장히 비슷합니다.
① 처음에 처녀, 총각들은 누가 결혼한다고 하면 관심이 없습니다. 자기가 생각하는 가치가 실제가치보다 낮은 것이죠.
② 하지만 주변인들이 다 결혼하고, 좋아 보이면 ‘나도 해볼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③ 그러다가 괜찮은 사람이 보이면 관심이 구체화 됩니다. 그때부터 뒷조사를 합니다. ‘쟤가 뉘 집 자식인지’ ‘혹시 애인이 있는 건지’ ‘성격이 어떤지’ 나름 방대한 조사를 합니다.
④ 그리고 난 다음, ‘괜찮겠다’ 생각이 들면 일단 연애를 합니다. 데이트로 끝나는 경우도 있고 결혼으로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혼하면 그것이 불행의 시작인데 말이죠.
주식이나 펀드도 돈을 넣기 전까지는 관심을 가지고 뒷조사를 열심히 합니다. 하지만 돈이 들어가면 문제의 씨앗을 잉태하는 것입니다.
⑤ 결혼 후엔 대부분 쭉 살게 됩니다. 하지만 살다보면 실제 가치와 자신의 기대가치가 차이가 나는 시점이 오기 마련입니다. 다시 현실 인식이 되는 것입니다. 그때는 다시 물릴 수 없습니다. 그러다 보면 싸웁니다. 참고 싸우고 하는 것입니다.
⑥ 계속 가면 무관심이 됩니다. ‘저까짓 주식 쳐다보기도 싫어’ ‘우승택 전화 오는 것도 싫어’ ‘남편 너 멋대로 해.’ 이 상태입니다. 여기서 이런 상태는 그나마 나중에 좋은 일이 다시 생깁니다.
⑦ 하지만 구청 가서 이혼 도장 찍으면 거기서 끝입니다. 주식도 마찬가지죠. ‘주식 때문에 되는 일도 안 돼’ 하며, 주식과 펀드를 다 팔아버리는 것이 구청 가서 이혼 도장 찍는 것입니다.
이것은 결혼생활과 시장이 뭔지 잘 모르는 일입니다. 시장은 내려갈 것 같지만 끝없이 내려가지 않고, 올라갈 것 같지만 끝없이 올라가지 않습니다.
지금 자기가 가정에서 느끼는 감정이랑 자신이 투자한 펀드나 주식에 느끼는 감정이랑 비교해 보십시오. 업(業)이 같기 때문에 절묘하게 비슷합니다. 저 인간과 미워도 그냥 사는 스타일이다 싶으면 주식 또한 길게 투자하고 설령 손해를 보더라도 묻으면서 가지고 가십시오. 완전히 깨달아 경제의 흐름과 돈의 흐름을 읽지 못하면, 자신 업에 순응해 장기투자하는 것이 옳습니다.
감정과 생각의 변화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정답을 드릴 수는 없습니다. 주식시장도 사람이 하는 것이고, 결혼도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옵니다.
#24절기와 경제흐름 ‘비슷’
저는 작년에 불교TV 나가서 종합주가지수 1600대에 사라고 추천했습니다. 솔직히 저도 미치겠습니다. 증권회사에 와서 일하면서 느낀 점은 ‘돈’이 그냥 ‘돈’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한 사람의 과거 인생을 숫자로 표현한 것이 바로 ‘돈’입니다. 제가 어떤 사람의 ‘돈’을 날려먹으면 그 사람의 과거인생 몇 년 간을 공염불로 만든 것입니다. 그 업이 엄청난 것입니다.
‘돈’도 망념이 있어, ‘돈’을 컨트롤 하는 것도 오온을 다스리는 것처럼 공부입니다. 돈이 과거인생을 수치화 한 것이라면, 주식시장에서 오가는 ‘돈’은 그 자체로 바로 나 자신입니다. 나의 욕망과 두려움이 숫자로 표현된 것입니다.
얼마 전에 우수가 지났습니다. 그 다음은 경칩입니다. 이것은 음력일까요, 양력일까요. 보통 생각하면 음력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양력입니다. 옛 사람들은 농사는 일조량을 책임지는 태양과 관련 깊다는 것을 안 것입니다. 반대로 바다는 해수면, 조류와 관련이 깊어 음력을 씁니다. 대한민국을 비롯한 영국 해군 등이 잠수함 등에서 음력 달력을 사용합니다.
그렇다면 24절기를 양력으로 쓴 역사는 어떻게 될까요. 삼국시대일까요. 고려시대일까요. 놀랍게도 무려 5000년이나 됐습니다.
옛 사람들의 모두가 양력을 안 것은 아닙니다. 일부 상위계급만 알고 있었습니다. 현재 음력을 아는 사람들이 양력을 쓰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정보로 도인대접을 받는 것처럼, 그 당시 양력 정보를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이 맘 때면 씨를 뿌려라’ ‘논에 가서 물 터라’하며 농경 경제를 비롯한 사회를 쥐었다 폈다 했습니다. 이유는 단순하죠. 농사와 제일 관련 깊은 것이 태양이란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주식을 24절기로 보면 1300대로 떨어졌을 때는 대설, 현재는 바닥을 친 동지를 지난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동지는 절기에서 음에서 양으로 바뀌는 시간으로, 주식에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계속해서 줄어든 거래량과 떨어지는 주가도 동지에서는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납니다. 위에서처럼 이혼하고 싶은 사람들이 도장을 다 찍고 나오는 시점이죠. 동지는 이혼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결혼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시점인 것입니다.
그 다음부터는 입춘까지 저점에서 등락을 거듭합니다. 여기가 매우 위험합니다. 인위적인 등락이기 때문이죠. 이러한 등락은 5%의 더 많은 정보를 가진 Smart Money가 그 하위 정보세력의 자본을 뺏는 시기입니다. 절대로 자연적으로, 경제가 나빠서 내리는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등락을 거듭하다가 입춘을 맞이합니다. 이론적으로 보면 내년 2월쯤입니다. 올해는 많은 사람의 소박한 희망이 절망으로 바뀔 것입니다. 거래량이 적은 틈을 타 작전을 비롯한 사기도 많을 것입니다. 올해 사람들의 마음이 급해진 것을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입춘은 가진 자에게는 ‘봄의 시작’이지만 없는 자에게는 ‘보릿고개’를 의미합니다. 입춘 때에는 주가가 칼날처럼 다시 한 번 요동칩니다. 마지막 남은 자본을 털게 만드는 것이죠.
이 세상은 생각보다 자비로운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죠. 하위 정보세력의 자본을 뺏는 이유는 입춘이 와 다시 폭등할 때 하위 정보세력이 자본을 가지고 있으면, 등락만이 지속되고 급등이 힘들기 때문입니다.
주식시장도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자연을 알면 지금의 나의 불안감과 기분 나쁨이 전혀 나의 근거 없는 망상에서 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결혼의 감정처럼 처음 연애해서 애를 낳고 이혼하고 싶어지고 다시 살고하는 것이 2~3년 마다 사이클로 도는 것입니다. 돈으로 따지면 복리로 벌다가 복리로 잃는 것이 반복되는 것이죠.
인간의 쏠림 현상에 휩쓸리지 않고 한번만이라도 지혜로 제대로 들여다 볼 수 있다면 다른 이들이 복리로 잃을 때, 복리로 벌 수 있습니다.
제대로 기다리고, 제대로 준비하면 봄은 확실하게 옵니다. 운이 좋다면 올해 10월 아니면 내년 2월에 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은 지겹고도 초조한 구간입니다. IMF때나 전쟁 때나 다른 사람이 먹고살기 바빠 투자를 못할 때 투자하는 사람들이 기회를 잡습니다.
세상은 솔직합니다. 신세계백화점 주식이 3만 원대에서 60~70만 원대가 됐던 이유는 한국에서 월마트 같은 곳이 망했기 때문이죠. 4명이 나눠먹던 것을 혼자 먹게 됐기 때문이죠. 롯데제과 주가 폭등 또한 해태와 크라운제과가 망했기 때문이죠.
원리를 알면 사람들의 쏠림현상에 남들과 다르게 처신할 수 있습니다. 지금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한꺼번에 주식을 사지 않더라도, 올해는 속임수가 너무나 많기 때문에 올라가 봐야 못 올라갑니다. 월 1만원, 10만원 소액이라도 감을 잡는 ‘거꾸로 투자방법’으로 마음을 들여다보는 기회를 가지시길 바랍니다. 정리=노덕현 기자 dhavala@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