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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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마음 밖에 부처 없어
[원문]
佛及菩提 皆在何處 譬如有人 以手捉 虛空得否 虛空但有名 亦無相貌 取不得 是捉空不得 除此心外 覓佛終不得也 佛是自心作得 因何離此心外 覓佛 前佛後佛 只言其心 心卽是佛 佛卽是心 心外無佛 佛外無心 若言心外有佛 佛在何處.
부처와 깨달음이 모두 어디에 있느냐? 사람이 손으로 허공을 잡을 수가 있겠느냐? 허공이란 이름일 뿐이고 모양이 없는 것이니 가질 수도 없고 버릴 수도 없는 것이니라. 이렇게 허공을 잡을 수가 없듯이, 이 마음을 떠나서 부처를 찾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니라. 부처란 자기 마음으로 지어서 이루는 것인데, 어찌 마음을 떠나서 부처를 찾을 수 있겠느냐. 앞서 깨달은 부처님과 뒤에 깨달은 부처님이 그 마음만을 말씀하셨으니, 마음이 곧 부처고 부처가 곧 마음이니라. 마음 밖에는 부처가 없고 부처 밖에는 마음이 없느니라. 만약 마음 밖에 부처가 있다면 부처가 어디에 있느냐.

[해설]
불교의 궁극적인 목적은 깨달음에 있기에, 달마 스님께서는 “부처와 깨달음이 모두 어디에 있느냐?”하고 질문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허공(虛空)을 잡을 수가 없듯이 이 마음을 떠나서 부처를 찾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알다시피 허공은 모양이 없어요. 그래서 허공은 가질 수도 없고 버릴 수도 없습니다. 허공은 마음을 상징해서 이야기한 것입니다. 허공을 잡을 수가 없듯이 진여당체(眞如當體)인 하나의 마음자리를 떠나서는 부처를 찾을 수 없다는 말씀입니다.
<화엄경>에도 ‘과거 현재 미래의 부처님을 알고자 하면 마땅히 자기 성품을 관하라’고 나와 있습니다. 이 마음을 수행을 통해서 깨닫고 보면 아무 것도 걸림 없이 볼 수 있습니다. 육안으로 보면 보지 못하지만 마음으로 보면 이 벽도 아무 걸림이 없어요. 눈을 감아도 집안 구석구석 있는 것을 순간적으로 느낄 수가 있는 것은 마음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밝아지면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두 알 수가 있습니다.
자기의 마음을 깨닫고 보면 일체가 다 마음으로 돼 있음을 알게 됩니다. 모든 물질의 원자 차원에서는 일초에 99억 번 파동으로 진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마음으로 보면 벽이 없습니다. 깨닫고 보면 일체가 다 마음으로 돼 있기 때문에 그 마음을 인격적으로 부처님이라 하는 겁니다. 일체가 모두 마음으로 돼 있는 것을 아는 순간 ‘깨달았다’고 이야기하고, 그 자리를 ‘부처님’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보고 듣습니다. 인연이 다 돼 죽었다고 말하지만, 실제는 몸 안에서 마음이 빠져나오는 겁니다. 마음이 이 몸을 끌고 다니는 겁니다. 그래서 몸에서 마음이 빠져 나가면 ‘껍데기다’ 이런 얘깁니다. 죽음은 죽음이 아닙니다. 마음이 이 몸뚱어리를 끌고 다니다가 인연이 다 돼 낡고 병들면 버리는 겁니다. 그래서 태워버리고 묻어버리는 거예요. 그러니 몸뚱이에 집착할 필요가 없습니다.
마음이 있기 때문에 우리도 모두 부처가 될 씨앗을 가지고 있다고 하고, 그 마음을 깨달으면 부처가 된다고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반야심경>에서 ‘과거 현재 미래의 부처님들이 이 반야(般若)에 의지해서 최고의 깨달음을 얻는다’고 했습니다. 우주를 하나의 마음으로 보고 닦아가는 것이 부처가 될 수 있는 지름길이에요.
달마 스님께서는 ‘부처란 자기 마음으로 지어서 이루는 것’이기에 마음을 떠나서는 부처를 찾을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부처를 알고 부처를 깨닫는 것은 오직 마음으로 하는 것입니다. 마음자리에 우주와 하나라는 마음을 두고 닦아가는 것을 우리는 정진이라고 합니다. 마음을 떠나서는 부처가 될 수도 없고 깨달을 수도 없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이 마음을 찾는 것이 불교의 핵심입니다. 내 마음을 찾아가는 것이 불자의 삶이에요.
그래서 달마 스님께서는 ‘앞서 깨달은 부처님과 뒤에 깨달은 부처님이 그 마음만을 말씀하셨으니, 마음이 곧 부처고 부처가 곧 마음(心卽是佛 佛卽是心)’이라고 설하셨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마음은 ‘본래 마음’을 말합니다. 본래의 마음이 부처라는 말은, 법신불(法身佛)을 뜻합니다. 보신불(報身佛)이나 화신불(化身佛)은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서 방편으로 출현하신 분들입니다. ‘마음이 곧 부처’라 하는 말은 이 마음에 집중을 하고 정진하는 것이 참된 수행이라는 말과도 같습니다.
달마 스님의 ‘마음 밖에는 부처가 없고 부처 밖에는 마음이 없다’는 말씀은 마음에서 보면 부처 아닌 것이 없고 마음과 부처는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뜻입니다. 마음을 깨달으면 부처라 하는 것이고, 부처가 곧 마음이라는 것입니다. 우주를 그대로 하나의 마음으로 보는 순간이 바로 깨달음입니다. 그러니 마음 밖에서 무엇을 구한다면 외도(外道)입니다. 우주를 그대로 ‘하나’로 보고 정진하는 순간 우리의 마음도 맑아지는 겁니다.
달마 스님께서는 ‘만약 마음 밖에 부처가 있다면 부처가 어디에 있느냐?’고 반문하셨습니다. 본래성품 자리에서 보면 우주는 원래 하나입니다. 그러나 마음 밖에 따로 있다는 견해를 가지고 부처를 구한다면 외도이지 정도가 아닙니다. 우주를 그대로 하나로 보는 것이 ‘반야’이며 하나로 보고 행하는 이가 참사람(無位眞人)입니다.
■ 청주 혜은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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