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롱베이로 숨어든 티엔 여신은 자기를 잡으러 오는 적들을 피하기 위해 침향 나무로 위장해 위기를 모면하고는 했지만 결국 나무로 변한 여신을 뿌리째 뽑아오라는 명령을 받은 군사들을 더 이상 따돌릴 수 없게 된다. 여신은 하롱베이를 떠나 중부 서쪽의 밀림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훗날 티엔 여신은 칸 호아나 광동지방 등지에서 어려운 사람들이나 위급한 일을 당한 이들에게 구원을 주는 신화적인 존재로 남았다고 한다. 티엔 여신이 나타나면 그 주위가 온통 침향의 향기로 가득했다는 전설이 있고 그래서 침향은 오늘날에도 향수에서의 신화적인 가치로 남아있는 것이다.
한편 하롱베이로 티엔 여신을 잡으러 갔던 이웃나라 남중국 왕의 군사들은 티엔 여신을 발견하지 못하자 티엔 여신이 변신했던 나무와 비슷한 나무를 대신 뽑아서 들고 가는데, 그 나무가 현재까지도 중국 서남부 지방에서 난다는 침향 대용으로 많이 쓰이는 소위 중국 침향인 백목향(아퀼라리아 시넨시스 Aquilaria sinensis)이라는 것이다.
백목향은 중국의 해남도, 관동, 광서, 복건성, 홍콩, 대만 등지에서 많이 생산되는데 중국에서는 이 백목향을 침향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찾는 진정한 의미의 침향과는 다르다. 또한 많은 이들이 중국여행을 하면서 침향염주라고 구해오는 태반의 소재가 바로 이 백목향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백목향은 향이 별로 없는 관계로 진품 침향의 수지를 조금 섞어서 침향처럼 보이게 하는데, 침향은 그 특성상 침향에서 나온 순수 수지가 아니면 침투를 하지 않는 성질이 있다.
따라서 이 백목향에도 순수 침향수지는 침투를 하지 않기에 백목향나무에 인공적인 기름과 침향 수지를 95대5의 비율로 섞어서 강제 주입 하거나 겉에 코팅만 하는 방법으로 염주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유통되는 많은 염주들이 인공 수지를 화학처리에 의해 강제주입하는 방법을 사용함으로 인해 피부 트러블이나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백목향도 한약재의 일종으로 약재로 사용하는 것인데 굳이 무리수를 두어가면서까지 인공적인 염주를 만들고자 하는 것은 물론 그만큼 진품 침향의 가치가 크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은 아닐는지.
뒤에 침향의 진품과 가품을 구별하는 방법을 따로 정리하겠지만, 아무튼 티엔 여신에게 고사를 지낸 심마니들은 보통 한두 달의 여정으로 길을 떠나 밀림으로 들어가게 된다. 깊은 밀림에 도착한 그들은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그곳을 중심으로 2~3일 걸리는 거리 단위로 주위를 집중적으로 수색을 한다. 주로 찾아보게 되는 곳이 늪지와 벼랑이나 숲이 빽빽한 곳 등인데 그 중 아주 위험한 경우는 늪지 근처를 답사할 때라고 한다. 늪은 죽은 늪과 살아있는 늪이 있는데 죽은 늪에서 가남이나 침향이 발견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베트남의 심마니들은 주로 4인이 움직이는데 죽은 늪이라고 여겼던 곳이 갑자기 움직여지면 4인조라 해도 그곳을 벗어나기가 매우 힘들다는 것이다. (02)3663-67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