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침향의 생성원리와 등급체계 그 효용에 대하여 이야기하였고 이제는 침향의 채취방법과 그 진품을 가리는 법 그리고 침향의 효능에 대해 말하겠다. 이 부분은 침향의 또 다른 부분인 가남향(伽南香)을 배제하고는 논의될 수 없기에 먼저 가남향에 대하여 논하고자 한다.
가남향은 침향과 같은 학명(Aquilaria Agallocha Roxb)을 사용한다. 같은 나무에서 생산되는데도 불구하고, 가남향은 침향과 또 다른 등급체계를 지니고 있으며 침향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대접받고 있다.
그 이유를 쉽게 설명하자면 우리의 인삼과 산삼의 경우로 비교할 수가 있다. 인삼과 산삼의 학명이 같듯이 침향과 가남의 학명은 ‘AAR’로서 같다. 그러나 침향과 가남향이 생산되는 나무는 같으면서도 분명히 다른 나무이다. 혹자는 침향 중에서 최상등품이 가남이라고 설명하기도 하지만 이것은 약간 설명이 부족한 것이라 생각된다. 왜냐하면 이 말은 ‘인삼 중에서 최고는 산삼이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인삼은 인삼으로, 또한 산삼은 산삼으로서의 선별기준이 있다. 결국 침향은 침향의 등급을 가지게 되고, 가남은 가남의 등급을 가진다는 것이다.
또한 가남향에 대해 ‘침향의 뿌리부분에서 생성된 것’이라는 주장이 정설처럼 굳어져 왔지만, 이 부분은 침향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에서 오는 오해라고 생각된다. 필자가 그간 침향의 산지인 베트남에서 직접 가남과 침향을 캐는 심마니들을 만나보고 또 실물을 확인하면서, 또한 능인향당 자체적인 분석과 실험내용 보고의 정황을 종합해 보건대, 침향과 가남은 여러 면에서 각자의 특이한 성품을 지니고 있어 침향의 뿌리에서 가남이 생성된다는 것은 수긍하기가 어렵다.
예를 들자면 같은 100년 정도 된 자연산 침향나무의 둘레가 3m 정도라면 가남나무는 30cm도 안 된다는 점이다. 이렇게 가남나무의 생장이 극히 더딘 이유는 우선 가남은 식물이 살기에는 그 생존 환경이 극히 열악한 곳에서 자란다는 점이 침향과는 다르다.
이것은 베트남의 특이한 자연환경이 그 원인인데 독샘과 독무 그리고 늪지 등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가 있다. <삼국지>의 제갈공명이 칠종칠금(七縱七擒)으로 유명한 남만 정벌을 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통해서도 알 수 있지만, 가남나무가 자라는 독샘이나 늪은 온갖 독충이나 짐승들의 시체가 썩으면서 발효된 곳이다. 날마다 같은 시간이 되면 독무가 피어오르는 곳으로 인간은 물론 짐승조차 피하는 그 곳에 어쩌다가 침향의 씨가 떨어져서 자라는 경우이다. (02)3663-67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