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3.26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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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마음-부처와 중생의 차이
“긍정을 마음에 입력하자”

새해의 새로운 결심과 계획들을 세우고 준비하는 때이다. 작심삼일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계획의 실천을 방해하는 부정적인 마음이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봐야할 것이다. 자신도 모르게 어두운 그림자처럼 자리 잡고 있는, 바꾸어야 할 마음의 입력은 어떤 것인지 찾아보면서 대학생들이 새해에 믿고 실천하려는 마음의 입력 변화들을 소개한다.

세상 모든 이에게는 배울 점이 있다
내가 잘난 척을 하고 타인을 무시한다면 정말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나는 솔직히 길거리의 노숙자의 삶을 비웃고, 지하철에서 노상들의 모습을 무시했었다. 그래서 도와주려는 마음을 절대 가지지 못했었다. 그런데 보시의 중요성을 알게 되면서 조금씩 마음이 달라졌다. 얼마 전 그 날도 학교 가는 지하철 안에서 한 쪽 팔이 없으신 한 중년 아주머니가 껌을 팔고 계셨다. 평소에는 그런 모습을 보면 그냥 외면했는데, 왠지 그 날은 작은 도움이라도 드리고 싶어졌다. 그래서 천 원짜리를 한 장 드리고 껌을 주시기에 받지 않으려 했었다. 하지만 아주머니는 자존심이 상하셨는지 내 손에 껌을 꽉 움켜쥐어주셨다. 그리고는 미소를 지으며 유유히 떠나셨다. 순간 나의 어리석은 행동에 너무 부끄러웠고 그 분에게 죄송했다. 그 아주머니가 껌을 안 받으면 좋아하실 것이라고 내 위주로 생각했던 것이다. 평소에 무엇이든 작은 거라도 공짜로 받기를 좋아하는 나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 부처님 말씀을 배우고 보니 이유 없이 공짜로 받는 것은 나중에 언젠가라도 다 갚아야 한다고 했다. 공짜 좋아하던 나보다 그 아주머니가 오히려 그 점에서 철저하신 것이다. 약자라고 생각했던 아주머니에게서 배울 점을 보았다. 이제 누구라도 무시해선 안 되겠다고 생각한다. 모두 배울 점이 있는 것이다.

나는 가진 것이 많고 환경도 좋다
나는 고등학교 때까지 강원도 지방에서 살았다. 재수를 하게 되면서 서울의 이모댁에서 생활하게 됐다. 대학입학 후 지금까지 5년째 서울에서 살고 있다. 이모님 가족이 잘해 주시지만 아무래도 우리 가족만큼 편하지는 못한 게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가족들의 사랑이 그립고 외로워질 때는, “왜 우리 부모님은 서울에서 살지 못하시나?”하고 투정 같은 마음이 들곤 했다. 만약 부모님이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셨다면, 아니면 형편이 넉넉해 나 혼자 사는 방이라도 있었으면 조금 더 편하게 지내지 않을까 하며 서운한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이제 정신 차리게 됐다. 얼마나 더 힘든 친구들이 많은데, 또 아예 대학조차 다닐 수 없는 사람들도 많은데 내 생각만 했었다. 사람이 욕심을 부리면 끝이 없다는 것도 알게 됐다. 나에게는 나를 사랑해 주시는 친척들과 항상 묵묵히 뒷바라지를 해 주시는 존경하는 부모님이 계시다. 무얼 더 바라야 하나. 마음을 바꾸어보니 나는 정말 가진 것이 많고 내 환경도 누구 못지않게 좋다. 이제 이 환경에 정말 감사하게 됐다. 누구도 부럽지 않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할 것이다
좋은점 뿐 아니라 단점도 있는 것이 당연하고 그것이 진정한 내 모습이다. 굳이 좋게만 보이려고 불안하게 애쓸 필요가 없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받아들일 수 있다. 이제 남들의 의견을 듣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그 의견들을 받아들여서 나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로 만들 것이다. 두려움을 발전의 계기로 바꾸는 것, 소심했던 나에게는 정말 혁명이다. 새해엔 나 자신에게 내면의 혁명을 일으키고 싶다.
우리 모두는 본래 부처님이며 불성을 가지고 있다. 부처와 중생의 차이는 무엇인가? ‘자기 마음을 마음대로 하는 것이 부처이고, 마음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중생이다’라는 법어가 있다. 지금 내 마음 속에는 내가 원하는 마음의 입력이 들어있는가?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바꿀 수 있는가? 수행정진이란 바로 자신의 마음을 변화할 수 있는 내면의 무한한 힘을 믿고 찾고 실천하는 것이다. 황수경(동국대 선학과 강사)

본 란 100회를 함께 회향하시는 소감을 환영합니다. seon@hope.korea.com(황수경), 서울 마포우체국사서함 111호 (우121-041)
2009-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