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상을 조성하는 등급 또한 7~10등급의 침향을 주로 이용하는데 여기에는 반드시 ‘숙결’ 등급으로 조성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 이유는 자연 상태에서 아무런 제약 없이 생성된 침향이라야 온전한 불상을 조성할 수 있고 신령한 기운을 낼 수 있다고 믿는 까닭이다. 또한 이러한 ‘숙결’ 등급은 침향 염주로 가공했을 때, 특히 108염주의 경우 약성등급에 준하는 기운을 염주에서 느낄 수 있으며, 아로마테라피의 심신안정 효과도 겸해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 외 16등급까지의 공예품 등급 침향은 조각품이나 장신구, 또는 각종 호신구로 가공해 몸에 지님으로써 침향이 지닌 부작(符作)으로의 효과도 겸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김호철 교수(경희대 한의학)는 연구를 통해 ‘침향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진정 작용과 수면을 촉진 시키는 작용이 뛰어나고, 스트레스 파를 알파 파로 전환시키는 기능이 뛰어나 특히 수험생들에게 좋으며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소화를 촉진하는 기능이 있다’고 전한다.
또한 침향의 기(氣)가 인체에 적용되는 예는 <본초강목>에서 장원소의 학설을 인용해 ‘침향은 인체에 작용함에 그 기운이 음(陰)과 양(陽)을 함께 보하는 기운을 가지고 있다’고 했고, <본초품휘정요>에서는 ‘침향은 기(氣)가 후(厚)하며 양(陽)에 속한다’고 하여 인체에 유익함을 설파하였다. 이렇게 본다면 침향은 상징적인 면과 기능적이고 실용적인 면을 고루 갖춘 소재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침향은 등급체계와 관계없이 가장 중요한 기능이 있으니 바로 불가의 공양과 관계된 가장 중요한 신물이라는 점이다.
육법공양 중에 으뜸인 향공양은 그 내면적인 의미에 해탈, 희생, 화합의 뜻이 담겨 있다. 이는 <금강경> 속에 나오는 응무소주이생기심(應無所住而生起心)의 ‘무주상보시’와 연관이 깊다.
‘무주상보시’란 내가 누구에게 무엇을 줄 때 아무런 바람(대가) 없이 베푸는 보시야 말로 참 공덕이라는 뜻이다. 이를 삼륜공적(三輪空寂) 또는 삼륜청정(三輪淸淨)이라 한다. 여기서 삼륜이란 주는 자와 받는 자 그리고 주고받는 물건 또는 행위를 말한다. 아무런 바람 없이 베푸는 마음. 침향은 이러한 이타(利他)의 정신에 부합된 불가의 상징적 신물(神物)이기에 오랜 세월 스님들께 올리는 최고의 공양물로 여겨져 왔던 것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