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70. 9.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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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물
천은사 팔상전을 등에 얹고 있는 축대
돌 틈 사이에 뱀이 허물을 남겼다

자신의 허물을 벗고 달아난 뱀

뱀은 돌 틈을 지나기가 고통스러웠는지
허물이 되어서도 입을 쩍 벌리고 있다

뱀에 물려 단청으로 독이 오른 팔상전
가을 산이 피를 뚝뚝 흘린다

나는 고통이 두렵고 독이 없어
평생 허물을 입고 산다.

-공광규 시집 <말똥 한 덩이>에서.
2009-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