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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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향 ‘숙결’ ‘충루’ ‘생결’ ‘탈락’으로 등급
<본초강목>에는 침향의 등급을 매기는 방법을 침향의 생성 원인 별로 각각 숙결, 충루, 생결, 탈락 4가지로 분류해 소상히 설명해 놓았다.
그 중 가장 좋은 품질 등급인 숙결은 자연적인 상태에서 생성된 것으로 가장 향이 좋고 약성도 뛰어나다. 숙결로 생성된 침향은 자연 상태에서 오랜 세월에 걸쳐 숙성이 완료된 향으로 최고의 등급으로 분류된다.
그 다음은 충루 등급. 충루는 자연적인 풍수해나 흰개미의 공격, 해충들의 공격으로 인해 몸통부분에 상처를 입어 생긴 수지가 굳어져서 만들어진 침향이다. 충루 등급은 해충 등에 의해 심재 부분에 구멍이 생겨난 것을 수지가 그 상처 부분을 감싸며 생성된다. 그래서 보통 침향의 모양이 보다 얇게 형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그 다음 생결은 침향 나무에 드릴 등으로 인공적으로 구멍을 뚫어서 수지생성을 유도해 침향의 수지를 얻는 방법으로 인공재배로 생산되는 침향은 이 방법에 의존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탈락은 말라 죽은 나무에서 수지가 나와 굳어진 것이다. 그러나 이 부분은 필자가 확인한 결과 고서에 적힌 내용과는 좀 다르다. 실제 침향은 침향나무가 생존해 있을 때 생성되고 침향나무가 죽게 되면 침향수지 생성이 중단된다. 그래서 탈락이라는 분류는 맞지 않다는 것이다.
능인향당 연구진의 연구 결과 침향나무가 죽으면서 제대로 생성되지 않은 침향의 수지는 숙성은커녕 그 때부터 나무 및 침향수지가 미생물에 의해 분해돼 향은 점점 퇴화된다. 그런데 침향수지 보다는 나무의 분해속도가 빠르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침향수지의 농도가 점점 짙어져 보일 수 있는 것을 마치 죽은 상태에서도 침향수지가 생성되는 것처럼 착각을 하고 그렇게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다.
능인향당 연구실에서도 이점을 확인 한 바가 있다. 수지 생성이 완성되기 전에 죽은 침향나무 수지로 선향을 만들어 본 결과, 충분히 수지가 나와서 조건을 다 갖춘 침향으로 제조한 침향 선향은 시간이 감에 따라 더욱더 숙성돼 향이 좋아지고 그윽해지는 반면, 이런 탈락 침향의 수지로 만든 선향은 더 이상의 향의 숙성이 없었다. 그래서 향이 퇴화되기도 하고 오히려 덜 삭은 목질부분에 의하여 좋지 않은 향이 나기도 한다는 것을 확인한 바가 있다.
결론은 죽은 상태에서 수지 생성이 완성되기 전의 침향은, 숙성이라는 과정을 거치기 전에 오히려 자연 분해되는 과정이 우선이고 결국 그것은 가장 중요한 향과 약성의 조화가 깨진 본래의 침향과는 거리가 먼 그냥 덩어리라는 이야기이다.
창피한 이야기지만 처음에 침향 선향의 생산을 시작했을 때 각 침향을 등급별로 생산했는데 그 중 탈락등급의 침향은 시간이 갈수록 향이 퇴화됨을 확인했다. 그냥 내놓는다 해도 뭐라 할 이는 없지만 스스로 약속한 바 진실한 공양용 향을 만드는 것이기에 용납지 않았다. (02)3663-6777 (계속)
2008-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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