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 식생활이 결정… 사찰음식 주목받아
# 음식과 병의 인과(因果) 관계
심신의 모든 병은 식생활이 원인인 경우가 절반을 넘는다.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 건강이며, 무엇을 어떻게 언제 먹느냐는 그 사람의 성품·생활을 좌우하기도 한다. 식생활은 개인적 인성을 결정해 그 사람의 명(命)을 바꾸고 더 나아가 민족성을 결정한다. 민족의 앞날까지 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음식이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사람들은 심신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사찰음식에 많은 관심을 갖고 절제를 통한 소식과 때 아닌 때에 먹지 말라(不非時食)는 원칙을 지키려 한다. 사찰음식은 육신 지탱과 더불어 정신을 맑히는 작용을 겸하는 선식(禪食)이다. 각종 패스트푸드와 오염된 음식에서 돌출된 색다른 질병의 병폐를 전환하기 위한 하나의 기점이기도 하다.
음식은 물질적인 영양소만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다. 패스트푸드로 급하게 대충 만들어진 음식으로 길들여진 아이들의 성격이 조급하고 참을성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음식은 물질공급을 넘어 정성과 사랑의 에너지가 서로 교감되는 매개체이다. 이런 가운데 사찰음식과 슬로우푸드(sow food)가 주목받고 있다.
# 약석(藥石)과 약식(藥食)
수행자들은 음식물을 ‘음식’이 아닌 하나의 ‘약’으로 여겼다. 부처님 재세 시 하루에 한 끼만 먹는 일종식의 원칙을 따르던 북방의 수행자는 따뜻하게 데운 돌을 배에 올려놓고는 허기를 달랬다. 그 돌을 허기와 한기를 치유하는 돌로 ‘약석(藥石)’이라고 불린다.
얼마 전 다녀온 해인사 식당 입구에 ‘약석’이라고 붙은 문구를 봤다. 음식을 탐하지 말고 ‘내 몸을 보하는 감사한 약’이라는 생각으로 대하라는 대중에게 보내는 메시지일 것이다.
# 제대로 먹으면 삶이 건강하고 행복하다
필자는 타임(TIME)지가 ‘마술 손’이라고 극찬한 굿하트 박사가 60년간의 임상경험을 토대로 제시한 식이요법을 기본으로 음식물을 섭취한다.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정제된 밀가루 음식과 탄수화물(빵, 파스타, 떡볶이 등)의 섭취를 줄인다. 탄수화물이 남아 있는 한 지방은 연소되지 않기 때문이다. 흰쌀보다는 잡곡밥을 먹는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적당량 먹으며 음료는 물을 주로 마신다. 인공 감미 쥬스나 탄산음료 등은 다량의 설탕이 들어 있으므로 피한다. 설탕의 과다한 섭취는 슈가블루스(sugar blues:설탕을 과다 섭취해 발생하는 우울증 등 정신의 복합적 질환)라는 말을 만들 정도로 우리 정서와 건강에 치명적이다.
양질의 기름 섭취도 중요하다. 수업시간에도 학생들은 이 부분에서 꼭 의아해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무조건적으로 기름의 섭취를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몸의 기름, 즉 축적된 지방을 태우는 것은 기름이다. 일반적으로 고단백, 고지방의 음식을 많이 섭취할 경우 고지혈이나 고혈압 등의 질병에 많이 노출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임상적으로 고탄수화물, 저지방, 저단백 음식 위주의 식단을 많이 할 경우 고혈압 등의 질병이 더 많이 발병한다.
질병뿐만 아니라 건강한 수명을 위해서는 신선하고 이로운 지방의 섭취가 필수적이다. 신선하고 이로운 지방은 오메가라는 비타민이 대표적이다. 그 외 생선과 양질의 올리브유, 호두, 참기름, 달맞이 종자유 등이 있다. 에스키모들의 혈관이 깨끗하고 그들이 장수하는 원인은 생선을 주로 먹기 때문이다. 생선에는 오메가가 다량 함유돼 있다.
간략히 이쯤을 기본원칙으로 두고 식생활을 하고 있다.
우리가 어떤 음식을 먹느냐 마느냐의 문제 보다 더 중요한 점은 음식물이 생명의 기본인 우리 몸을 만드는 토대다. 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먹거리 섭취는 너와 나를 위하는 길이요, 앞으로 인류를 살리는 길이자 생명의 기본을 실천하는 길이다. (02)576 -7575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