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연향은 향유고래 수컷으로부터 얻어지며 앰버그리스라고도 한다. 향유고래는 오징어 등을 주식으로 한다. 번식기에 투쟁·번식을 하는 수컷은 위장의 소화기능이 약해져 먹은 것을 채 소화되지 않은 채로 토해낸다. 이 토사물이 오랜 세월 바닷물에 씻기고 햇볕에 마른 채로 떠다니다 해안에 안착된 것에서 향료성분을 정제·추출해 향수를 만든 것이 용연향이다.
용연향은 그 자체로는 향이 너무 강해 고약할수도 있지만 수백배로 희석해 향료로 사용한다. 특히 다른 향의 향기를 오래 보존시키는 효능이 뛰어나 향수 산업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향이다. 용연향이라는 이름은 용이 흘린 침에서 기인한다.
세계 3대 향에는 지금까지 알아본 사향, 용연향도 있지만 불가에서는 5단(五檀) 향을 단연 으뜸으로 친다. 불가의 5단향은 침향, 백단, 전단, 자단, 천단이다. 동물성 향인 사향이나 용연향이 빠지는 건 당연할지도 모르나 침향은 불가의 5단 향목에서도 최고로 여겨진다.
개신교 신자들은 하나님이 처음 심은 나무가 침향목이라 믿는다. 중동에서는 침향을 예로부터 가장 성스러운 예물로 간주하고 각종 질병에 침향을 이용 중이다. <동의보감>이나 <본초강목>, 중국의 <중약대사전>을 비롯해 전세계의 약전(藥典)에는 반드시라 할 만큼 침향은 가장 귀한 약재로 언급이 되고 있다.
침향은 침향나무 수지가 여러 요인에 의해 흘러나와 오랜 시간을 두고 굳어지고 숙성돼 만들어지는 결정체다. 학명은 A.A.R이라 한다. 이는 아퀼라리아 아갈로차 로브(Aquilaria Agallocha Roxb)의 약자이다. 베트남에서는 짬~흥이라고 불린다. 베트남에서의 공식 학명은 아갈로차 크라싸나(Aquilaria Agallocha Pierre)이다. 침향은 영어로 아가우드(Agarwood)라 통칭되지만, 아가우드는 아퀼라리아(Aquilaria) 속에 속하는 모든 식물을 의미하기도 한다. 침향은 Aloes(침향)로도 불리며 알로에(Aloe)와는 다르다. 한국의 일부 성서학자들이 성서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하나님이 심었다는 나무 Aloes(침향)를 Aloe(알로에)로 잘못 알고 있음은 인식부족에서 온 오류로 보여진다.
침향의 이름이 많은 이유는 침향이 세계 곳곳에서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희귀성으로 인해 진품 아닌 가짜가 판을 치고 이제는 양두구육(羊頭狗肉 양의 머리를 걸어 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뜻)의 세태가 빚어져 용어와 학명을 살펴봤다.
불가에서도 침향은 중요하게 여겨졌다. <법화경> ‘분별공덕품’에 침향은 전단과 함께 하늘의 꽃비로 묘사됐고 ‘법사공덕품’에는 “<법화경>을 몸에 지니는 자는 지상에 있으면서도 천상에 있는 모든 향기를 맡는다”며, 하늘나라 최고의 향으로 침향을 언급했다.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 여러 나라에서는 예로부터 최고의 공양인 불상의 복장물에 침향을 비롯한 다섯 가지의 향목을 안치했고, 더욱이 왕이나 고승 다비에 반드시 5단향을 사용해 다비를 행했다고 알려진다. (02)3663-6777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