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건강?행복 자비보시로 승화하면 ‘참 웰빙’
# 내겐 웰빙도 스트레스!
친구 A양, 유행을 앞서가는 그녀는 항상 분주하다. 퇴근 후는 요가와 필라테 운동을 하고, 친구들과의 만남은 약간 더 비싸도 유기농 음식을 내는 오가닉 레스토랑에서 우아하게 이뤄져야 한다. 길거리에서 친구들끼리 떡볶이 등을 사먹는 일은 있을 수 없다.
그녀는 웰빙(well-being)족에서부터 슬로비(slobbie)족 로하스(lohas)족까지 본인을 지칭하는 족(族)도 시도 때도 없이 바꾼다. 그러다보니 월말이 되면 웰빙을 누린 대가를 고액의 카드 결제금액으로 톡톡히 치루기 일쑤다.
반면 잡지사 기자로 일하는 B양, 직업 특성상 자주 밤을 샌다. 담배에 야식에 웰빙과 거리가 먼 행동은 골라 다 한다. 보다 못한 주변 사람들이 잔소리를 늘어놓지만 소귀에 경 읽기다. 그녀 나름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웰빙이나 건강도 좋지만 밤새 일 한 후 빨아들이는 담배 한 모금이 정신적인 위안을 해주는 비타민이요, 출출할 때 먹는 라면이 허전함을 채워주는 감로수다. 오히려 안하려 애쓰면 스트레스가 더 심해서 일의 능률도 안 오르고 육체적으로도 더 피곤하다고 말한다. 그녀의 말을 들으면 일리가 있기도 하다.
A양과 B양 과연 누가 더 웰빙라이프를 사는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웰빙의 의미가 존재(being)를 잘(well) 살게 하는 것, 행복함을 가리키는 말이지만 이러한 표면적인 뜻 외에 분명히 웰빙에는 보다 본질적인 핵심이 존재한다.
# 진정한 웰빙라이프는 함께 하는 건강?행복함
사실 우리가 접하고 있는 웰빙의 이미지는 고도의 상업적 전략과 상술이 어우러져 소비와 직결되도록 돼있다. 웰빙라이프는 조금 더 비싼 음식과 테라피 등에 돈을 지불하며 고상하게 사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가 최근 흔하게 자주 접하는 웰빙의 진정한 의미, 그 본질적인 핵심은 무엇일까? 사실 ‘이러이러한’ ‘어떤’ ‘어떻게’라는 정형화된 조건에 끄달리게 되면 그것은 이미 또 다른 집착이 되기 쉽다. A양과 B양과 같은 웰빙 스트레스를 겪고 진정한 웰빙적 삶에서 멀어지게 된다. 단순하고 소박한 가치의 개인적인 육체적 건강과 정신적인 만족감이 동시에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것, 더 나아가서는 너와 나 우리가 함께 나눌 수 있는 건강함과 행복함이 진정한 웰빙이다. 나 하나만의 건강과 행복이 아닌, 자비심과 사랑으로 충만한 사회적 나눔으로 승화되고 회향될 때에만 분명히 본질적인 핵심에 다가갈 수 있다.
# 인류상생의 구원책은 나눔?조화?균형?상생
인간과 자연의 상생, 물질과 정신의 균형, 심신의 조화, 건강과 도덕의 평형, 존재와 행복의 균형. 이러한 태도가 바로 이상적인 웰빙 사회 구현의 모습이다. 웰빙은 나눔과 조화, 균형, 상생이 가장 기본 전제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우리의 인식 속에 각인된 주고받는 것(give and take)이 아닌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는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의 참된 실천은 인류의 상생을 위한 구원책이라 할 수 있다. 즉 개인적으로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통한 웰빙을 이루었다면 함께 나누는 사회적인 웰빙으로 거듭나야 된다는 것이다.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웰빙의 균형과 조화가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진정한 웰빙라이프라 할 수 있다. 적어도 내게 주어진 환경에 감사하며 세상을 열심히 살아가는 와중에도 차 한 잔 즐길 수 있는 여유로움, 하늘 땅 한 번 바라 볼 수 있는 자유로움, 나의 호흡과 마음을 잠시라도 응시할 수 있는 고요함,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산 생명과 타인을 위한 봉사의 실천과 축복의 기도를 나눌 수 있는 지금 이곳을 즐길 수 있다면 그것이 우리의 삶과 직결된 웰빙의 시작이자 완결 아닐까. 육체적인 만족만을 구할 것인지, 정신적인 평안함만 추구할 것인지, 심신의 조화와 더불어 나눔과 베풂의 실천으로 함께 누리는 삶을 영위할 것인지, 어떤 선택을 할지는 각자의 마음에 달려 있다. (02)576 -7575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