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삶을 위한 바른 ‘한생각’과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병원 상담 환자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홧병을 예로 알아본다.
# 홧병이란?
홧병은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 민간에서 사용되어오던 질병 개념 중의 하나로 울화병(鬱火病)으로 인식되던 질환이다. 특히 억울한 감정, 속상함 등을 풀지 못하고 장기간 누적시켜 발생하는데, 우리와 같은 문화권에 속하는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홧병이라는 용어는 찾아볼 수 없다. 특이하게 우리나라 여성에게 많이 발병되며, 참는 것을 미덕으로 알고 생활하던 한국의 어머니 세대에 많이 발생하는 병이다. DSM-Ⅳ에서는 홧병을 문화관련증후군의 하나로 언급하고, 한국 민속증후군으로서 ‘분노 증후군(anger syndrome)’로 번역한다.
# 화가 나는 이유
보통 화는 자신의 관점에서 본 것에 어긋나거나, 무시당했다는 생각이 들 때 순간적으로 일어난다. 또는 어떤 대상과 비교해 거기서 오는 상실감 내지는 자신이 원하는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등 원인이 다양하다. 그러나 근본적인 감정의 원천은 ‘내가 이렇게 했으니 상대도 이렇게 하겠지’하고 기대나 집착하는 마음, 나의 관점에서만 생각하는 어리석은 마음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홧병의 증상은 주로, 피로, 불안, 임박한 죽음에 대한 두려움, 우울함, 소화불량, 식욕부진, 호흡곤란, 빈맥, 전신동통, 상복부의 덩어리감 등이다.
예를 들어 “울화가 치밀어서 못 살겠다”면서 주먹으로 가슴을 치거나, 한숨을 쉬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되는데, ‘울화’란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정신적 충격이나 한 맺힌 설움, 억울한 사연, 응어리진 일 등 억울한 감정을 제대로 발산하지 못하고 억지로 참는 가운데 생기는 화를 말한다.
# 화는 무조건 참아야 한다?
‘마음다스리기’에 대해 가장 착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화는 무조건 참아야 한다는 오해다. ‘화’라는 불덩어리는 무작정 참는다고 해서 제거되지 않는다. 무턱대고 참는 것이 아니라 적절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산하고 그 에너지를 표현해야 ‘화’가 병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 화의 적절한 표현 “I message”
대부분 관계에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고 불화와 싸움으로 이어지면 상대방을 질책하는 대화가 오가기 쉽다. “너 때문에 이렇게 됐잖아” “왜 그렇게 밖에 못한거야?” “어떻게 니가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등 이런 식으로 오가는 대화는 화가 제대로 발산되지도 않고 상대와 감정의 골만 더욱 깊어진다. 화가 제거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쌓이고 서로 분노하고 원망하게 된다. 이럴 때는 조금만 표현을 바꾸어 상대방을 비난하는 것은 자제하고 나의 감정에 대해 솔직하고 객관적으로 표현하는 연습을 해본다.
예를 들면 “당신이 조금만 더 신경 써서 행동했다면 내가 좋았을 것 같다” “니가 아무 연락도 없이 약속을 펑크 내니 내가 많이 속상하구나” “나는 이렇게 하는 것 보다는 어떻게 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아” 이런 식이다. 사실 아주 조그마한 기술이지만 그 효과와 돌아오는 결과는 놀라울 정도로 크게 차이가 난다. 그리고 화를 내는 본인이나 상대나 적절한 자신의 감정 표현과 입장 표명을 했기에 화는 쌓이지 않고, 오히려 서로 이해하는 폭이 늘어나고 관계 개선이 긍정적으로 일어난다.
내원하는 환자들에게 이 작은 기술을 알려주면 처음에는 “이게 과연 그렇게 효과가 있을까”하다가 결과를 물으면 본인들도 다들 신기해 하며 기뻐한다. 내 표현이 달라지니 내 남편이 내 말을 들어주고, 따뜻한 위로가 나오고, 시누이와 소통이 되고, 시어머니를 이해하게 되고, 상사의 표현이 달라지게 되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됐다고들 말한다. (02)576-7575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