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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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구연(具緣)
三者若多寒國土 及忍力未成之者 如來亦許三衣之外 畜百一等物 而要須說淨 知量知足 若過貪求積聚 則心亂妨道
여기에서는 하품인의 수행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사계절이 뚜렷하며 추운기간이 길다. 그러므로 일년 사계절이 뚜렷하지 않은 열대지방과는 살아가는 방식과 여건이 똑같을 수가 없다. 때문에 여래께서 특별히 방편문을 열어 추운 지방에서는 세 벌의 옷 이외에 축적하는 것을 허락하였는데 단 백가지 물건에 한정해서 갖도록 하였다.
백가지의 물건은 각자 다르므로 각자의 물건을 가질 때마다 물건의 유래처가 청정하다는 것을 이야기해야만 된다. 이 청정함을 이야기하는 법은 근래에는 시행하는 자가 없으나 부처님 재세시엔 모든 제자들이 소유한 물건은 반드시 청정하다는 것을 설하게 했다.
“이 물건은 삼보대중께 공양을 올리오니 자비의 마음으로 거두어 주소서.”
이와 같이 청하고 나서 발심한 마음으로 공양을 올리면 그것은 대중에게 하사를 받은 물건이지 나의 소유가 아니며 자기에게 소속된 것도 아니다. 이것을 설정(說淨)이라고 말한다. 만일 이와 같이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자기의 개인적인 소유가 되는데 그것을 청정하지 못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물건의 한정됨을 알고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설사 지극히 보잘 것 없는 물건이라도 그 물건이 나에게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반드시 양을 조절하고 만족할 줄 알아야지 지나치게 탐욕심으로 구해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고 물건을 끝없이 쌓아만 두고 희사하지 않는다면 마음이 미혹으로 혼란하여 도업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방해가 된다. 그러므로 이 문제를 삼가지 않으면 안 된다.

次食法有四種 一者若上人大士 深山絶世 草果隨時 得資身者
이상으로 의복문제는 모두 끝내고 지금부터는 음식문제에 대해 밝혀보기로 한다.
음식에는 네 가지 종류가 있다.
첫 번째는 상근인의 음식인데, 상근인은 일반세상사람과 함께 거처하기를 원하지 않고 석굴이나 물가 또는 숲속에 안주하기를 원한다. 그 때문에 깊은 산속에서 세상과 단절하고 세상음식을 먹지 않는다고 한다.
“사람이 3일 동안 음식을 먹지 않으면 배가 주리고 5일 동안 먹지 않으면 병이 들고 7일을 먹지 않으면 죽는다” 는 속담이 있다. 그러나 상근인은 초목이나 과일로 음식을 대신한다. 예를 들면 세존이 전생에 고행을 할 때 스스로 음식을 만들지 않고 하루에 삼씨 한 알 과 보리 한 알로 음식을 대신하였다 했는데 이것이 상근인의 음식이다.

二者常行頭陀受乞食法 是乞食法 能破四種邪命 依正命自活 能生聖道故 邪命自活者 一下口食 二仰口食 三維口食 四方口食 邪命之相 如舍利弗爲靑目女說
두 번째는 중근인의 음식이다. 중근인은 항상 두타행을 실천하여 걸식법으로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이는 흔히 말하는 탁발걸식에 해당된다. 왜냐하면 자비의 마음으로 걸식을 행함으로써 중생을 제도하여 그들이 복을 짓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 걸식법은 인도나 남방에서만 성행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는 기후풍토상 걸식하는 가풍이 정착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러한 환경에서는 행하기가 어렵다.
걸식을 행하면 네 종류의 삿된 생활, 즉 사종사명식(四種邪命食)을 피할 수 있다고 한다. ‘사명식’은 잘못된 생활방식을 말한다.
첫째 하구식(下口食)은 입을 아래로 낮추어 먹는 음식을 말한다. 가령 자기의 전답에 경작을 하여 개인적인 생활을 도모한다면 이것을 두고 ‘하구사명식’ 즉 입을 오로지 땅으로만 낮추어 먹는 음식이라고 한다.
둘째 앙구식(仰口食)은 하늘을 우러러 별을 관찰함으로써 천문을 살피고 어느 날 어느 시간에 큰 바람이 일어난다든가 또는 큰비가 내린다든가 하는 말을 예언하여 세상 사람들을 크게 놀라게 함으로써 이를 방편으로 하여 생활하는 방식을 말한다.
셋째 유구식(維口食)은 갖가지 방법을 이용해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재물이 있을 만한 곳은 앞뒤를 가리지 않고 찾아다니며 가는 곳마다 음식과 재물을 도모한다. 때문에 유구식이라고 말한다.
넷째 방구식(方口食)은 사방을 떠돌아다니며 길흉을 점치고 또는 의원노릇을 하거나 관상을 보면서 실제로 자기의 입을 봉양하기 위해서 하는 행위를 말한다.
출가비구는 불법을 크게 선양하여 중생을 교화하는 것으로 자기의 본분을 삼아야 한다. 이를 두고 옛날 큰스님은 “법을 크게 선양하는 것이 불법에서 해야 할 일이고 중생 제도하는 일이 그 사업이다”라고 하였는데 진정한 불자라면 네 가지 ‘사명식’은 반드시 멀리 버려야만 올바른 수행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잘못 생활하는 모습은 이 정도에 국한되지 않고 매우 광범위하여 이상에서 열거한 것처럼 네 종류도 있고 다섯 종류도 있다. 더 나아가 수많은 종류가 있을 수 있다. 그 예는 사리불존자께서 청목녀에서 설한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

三者阿蘭若處 檀越送食 四者 於僧中潔淨食 有此等食緣具足 名衣食具足 何以故 無此等緣 則心不安穩 於道有妨
이상 두 종류의 음식은 상근기ㆍ중근기의 음식이었고 여기에서 말하는 청정한 아란야처, 즉 적정처 한곳에 일정하게 안주하면서 스스로 음식을 지어먹지 않고 신도가 보내주는 음식만을 받아먹는 것을 하품인의 음식이라고 한다.
네 번째는 스님대중들이 먹는 청결한 음식이다. 이는 많은 스님들이 함께 모여 사는 총림가운데서 제법(齊法), 즉 법공양을 엄숙히 행하는 청결한 음식을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 총림선방에서 행하는 대중발우공양이 모두 여기에 해당된다.
이 한 발우의 적은 음식일지라도 시방삼보 내지는 모든 금수와 광야에 떠도는 귀신들에게까지 공양을 올린다. 그런 뒤에야 이 음식을 먹는데 이것은 이미 시방삼보와 모든 귀신들까지 공양하고 남은 음식이기 때문에 자기의 소유가 아니다. 이와 같이 한다면 음식을 앉아서 받아먹는다 해도 아상(我相)이 없게 된다. 때문에 청결한 음식이라고 하며 이것을 두고 최하 가운데 최하품의 음식이라고 한다.
총림에 안주하면서 손가락에 물 한번 묻히지 않고 어떤 일에도 마음을 쓰지 않는 상태에서 받아먹는 이러한 등등의 음식까지도 모두 구족해야만 의복과 음식이 구족하다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지관수행을 하는데 있어서 이러한 종류의 음식이 없다면 우선 마음이 안온하지 못하여 도업을 닦는데 방해가 된다. 때문에 “몸이 편안해야만 도가 일어난다”고 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음식과 의복을 만족하게 갖추는 일은 지관수행을 행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초가 된다.
■중앙승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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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05 오후 3:5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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