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개방형 이사 선임을 놓고 조계종이 갈등을 보였다. 종회의장과 종회의 한 종책모임이 의견을 달리하는 성명서를 내며 서로의 입장을 주장했다. 종회의장은 종단의 기구에서 추천한 인사의 범위에서 선임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종책모임은 그와 다른 입장을 보였다. 밖에서 보기엔 일종의 지분다툼이었는데 16일 열린 이사회는 새 이사진을 선임했다. 원만한 합의를 통한 결과였다는 후문이다. 이번 이사 선임이 학교의 대외적인 신뢰도를 역전 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올 한 해 동국대는 개교 이래 가장 큰 상처를 입었다. 이제 웬만한 사람이면 동국대 하면 ‘신정아’ ‘학력위조’ ‘영배 스님’ ‘장윤 스님’ 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지경이다. 목탁대학(불교대학)이라던가 양주동 서정주 경찰행정학과 등을 떠올리던 시절은 이제 역사의 뒤안길에 가려져 있는 것이다.
이번 이사 선임이 이러한 개탄스런 현실을 극복할 계기가 될 것인지는 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신정아 사건’이 동국대 이사회에서 발생한 점을 미루어 본다면 이사회가 앞으로 가야할 방향은 뚜렷하다. 구태를 벗고 새로운 학교 만들기에 전력하는 것이다.
우리는 여러 차례 동국대의 오늘을 개탄하고 염려하는 마음으로 확실한 책임과 새로운 다짐을 통한 빠른 치유를 당부 했었다. 종단이나 중앙종회 그리고 동국대 이사회는 눈을 세간으로 돌려야 할 때다. 중앙종회의 종책모임을 해체하더라도 화합과 상생의 구조를 확립하지 않으면 재가불자들의 존경과 신망을 더 이상 받을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