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1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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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어두운 마음에 뜨는 달
밤이 되어 어두우면 불을 켜면 된다. 그러나 마음이 어두우면 마음으로 불을 밝히는 방법밖에 없다. 재소자의 어두웠던 마음에 부처님법의 서광이 비치는 것처럼 감사한 때도 드물다. 한 불자의 마음에 밝은 자성의 빛이 충만하길 발원하며 그의 다짐을 나누어 본다.

부처님마음처럼
안녕하세요?
법사님께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어려움이나 고통을 내 일처럼 신경을 쓴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터인데…. 지난번에 제가 말씀드렸던 사소한 이야기를 놓치지 않으시고 제가 걱정되시어 물어보아 주시니 정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법사님, 저는 사실 지난 모임 때 마음이나 상하지는 않으셨나 해서 염려도 되고 한편으론 죄송한 마음도 들었어요. 그런데, 어찌 보면 모두가 나름대로의 고민과 고통을 지니고 살아가듯, 각기 다른 삶의 과정을 살아왔던 사람들끼리 이 안에서 만나 큰 무리 없이 이만큼 이해들을 하고 산다는 자체가 대단한 것 같기도 하고요.
사실 이번에도 이런저런 일로 마음고생을 좀 했거든요. 이곳에서의 문제는 그런대로 잘 해결이 되었지만, 밖의 일이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 같아 속상하기도 합니다. 이런 저의 마음을 쉽사리 드러낼 수도 없고 가족들마저도 요즘 들어 더 멀어지는 것 같아 심적으로 더 힘들어지는 듯 합니다.
법사님, 저는 말이죠, 어릴 적 너무도 외롭게 자랐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유난히도 잔정이 많고, 사람을 잘 믿곤 하였습니다.
예전에 저에게 사촌 누나가 한 분 계셨는데 만난 지가 워낙 오래되어 정확한 것은 모르겠으나 소식을 친척을 통해 듣곤 하였습니다. 왜 이 말씀을 드리느냐면요, 제가 부모님에게서보다는 누나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았거든요. 제가 중학교 때 누나가 다니는 대학교의 기숙사랑, 각종 행사 때마다 저를 꼭 데리고 다닐 만큼 저를 참 귀여워해주었거든요.
그런데 한동안 까맣게 잊고 있던 누나를 생각나게 만드신 분이 바로 법사님이십니다. 저는 그래서 법사님께 더 깊은 고마움을 갖고 있습니다. 법사님을 뵐 때마다 이처럼 아름다운 좋은 추억을 떠올리곤 하였는데 또 다른 곳으로 가야하니 이런 현실이 너무도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하지만 어디 어느 곳에 있든 부처님의 뜻과 마음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늘 지금 이런 마음과 같이 생활을 할 것입니다.

달 같은 불심을 발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평범한’ 사람 같이만 살 것입니다.
법사님 말씀처럼 세상에는 저보다 더 불행하고 어려운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도 있지 않습니까. 위를 보며 살면 올라도 끝이 없듯이, 겸손하고, 욕심 부리지 않으며 아래를 보며 살도록 하겠습니다. 작은 것에 만족하며 성실하게 살다 보면 큰 열매를 맺을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저 이번에 한자 급수시험 0급 우수상으로 합격했습니다. 물론 커닝은 안 했습니다. 커닝할 바에는 아예 시작조차 하지 않는 것이 저의 성격입니다.
모든 번뇌는 마음에서부터 비롯되듯, 잘 참고 이겨내려 하는 불심이 아주 조금이라도 있기에 이만큼 견뎌내고 있습니다. 경전을 독송하고 기도를 하면 정말 기분이 좋고 가슴 속에 쌓였던 힘든 일과 어려움이 한꺼번에 씻겨 내려가는 것 마냥, 큰 힘이 되고 위안이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창 밖에는 너무도 밝고 커다란 둥근 달이 떠 있습니다. 어제도 뜨고, 오늘도 뜨고, 내일도, 모레도, 계속해서 떴으면 좋겠습니다. 어두운 세상 환히 비추어 주는 저 달처럼 살 수만 있다면, 아니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정말 달처럼 밝게 살고 싶군요. 부처님께서 도와주시겠죠?
지금 시간 새벽 한 시가 조금 넘어가고 있는데, 조금도 졸립지가 않는 것이 부처님의 힘이 이토록 저를 강하게 만드신답니다. 아시겠죠, 얼마나 큰 힘인지.
사경은 우편으로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중략-

-그의 마음에 빛을 주신 부처님께 한없이 감사드립니다. 그의 모든 업장이 소멸되고 내면의 부처님 마음을 찾아 공심으로 정진하게 되기를 간절히 발원 올립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황수경(동국대 선학과 강사)
2008-07-15 오후 5:3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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