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0 (음)
> 종합 > 기사보기
어떠한 일이 있어도 바깥으로는 절대 믿지 마세요!
(지난 호에 이어서)
요새 그런 것 잘 보시죠? 그런 것도 다 마음, 마음, 마음입니다. 여러분의 마음이 다스릴 수 있다면 내면세계 그 의식들의 마음들도 전부 한마음으로 지배인을 따라 줍니다. 여러분은 실험을 안 해 보셨으니까 모르지만 저는 어려서부터 실험해 보았기 때문에 잘 압니다. 부처님의 뜻이 어떤 것인지 부처님의 골수가 어떤 것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역대의 조사들, 천백억화신들, 일체제불이 여러분이 원하는 대로 응해 주시면서 한 찰나에 드시고 한 찰나에 나신다는 그 사실을 여러분은 모르실 겁니다. 그러니 오늘부터라도 알도록 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내 집에 전화를 놔야 전화를 받기도 하고 전화를 하기도 하지, 내 집에 전화를 놓지 않았는데 어떻게 전화를 받고 전화를 하겠습니까? 여러분, 여러분 마음속에 그 보배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 보배에 의해서 내가 수억겁을 거쳐 온 사실을 알게 될 것이며 미래가, 바로 정신세계가 내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여러분이 아실 겁니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차 지나간 뒤에 차를 쫓아가려고 애를 쓰는 그런 어리석은 사람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만들어서 타고 다닐 겁니다. 자가용이 있는 사람은 편하지만 버스 타는 사람은 차를 놓치기도 하고 타기도 하고, 이렇게 애를 쓰다 보면 얼마나 고통스러울 것인지 고거 하나로만 비유해 봐도 여러분이 아실 수 있지 않겠습니까?
나는 이날까지 추운 거를 춥다고 해 본 일도 없고 더운 거를 덥다고 해 본 일도 없습니다. 사계절도 사계절 나름입니다. 여름이라고 고정되게 항상 장마가 들어서 사람을 해치고 가는 것만도 아니고, 그런 장마도 없습니다. 괜찮았다가도 그렇게 될 수도 있고 그렇게 되었다가도 그렇게 안될 수도 있습니다. 또는 여름이 아주 무덥기도 하고 덜 덥기도 하고, 겨울이 덜 추울 수도 있고 더 추울 수도 있고, 고정되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모두가 고정되지 않습니다. 북극 남극이 여러분의 입과 직장과 똑같다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항상 여러분이 잡수시죠? 잡숫고 그 잡수신 게 그냥 있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여러분은 잡숫고도 그거를 붙들어 놓고는 그냥 애를 쓰고 있는 때가 많아요. 그냥 놔뒀으면 소화가 돼서 그냥 나갈 텐데 말입니다. 그래서 돈 벌기보다 돈 쓰기가 더 어렵고, 어떠한 것이 사는 건지 그 맛을 모른다면 살기가 극히 어렵다는 얘깁니다. 부처님께서 “내 형상을 해 놓고 빌고 거기다가 갖다 놓고 시주를 하고 그러는 것이 공덕이 크게 될 것이니라.” 하셨습니까? “너희들의 마음을 깨쳐서, 너희들의 물리가 터져서 슬기롭고 지혜롭게 살아나가라. 유의 세계 무의 세계가, 정신세계와 물질세계가 바로 너희들 마음속에 들어 있느니라. 너희들은 마음, 마음, 마음을 깨달아야 한다.” 하고 가르치셨죠. 마음병을 고쳐 주시려고 49년을 설하셨고, 마음병을 고쳐 주려고 한 사람이 있어도, 거지가 앉아 있어도 설하셨습니다. 이 허공에 사람만 생명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저런 나무 한 그루, 이파리 하나가 다 생명입니다.
그런데 중생 아닌 것이 어디 있겠으며 부처 아닌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중생 속에서 부처가 나왔고 부처 속에서 중생이 나왔겠죠. 여러분, 바깥에서 기복으로만 나가는 것을 지금 불교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위패를 모셔 놓고 빌고 있습니다. 자식이든지 형제든지 부모든지 다, 죽으면 위패에다가 붙여서 그냥 꽉꽉 묶어 놓죠? 그런 것부터 좀 개선하면 어떻겠습니까?
지금 세상에, 이렇게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 아니 잡숫는 것도 그냥 있지 않은 세상에, 가르치는 사람도 그렇고 배우는 사람도 그렇고 좀 깨고 깨어야 됩니다. 옛날에도 그랬지만요. 지금 말하고 금방 돌아가고 금방 돌아가고, 걸어왔는데 발자취가 하나도 없고, 가도 간 것이 없고…, 또 부산에서 서울로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렇게들 왔다 갔다 하다 보면 시발과 종점이 어디 따로 있겠습니까? 이게 즉, 끝간 데 없는 한마음으로서 불바퀴 돌아가듯 한다 이겁니다. 그러니 추저분하게 생각해서 음식물이나 놓고 빌고 절하는 것이 불교가 아닙니다. 우리의 마음을 깨치고 마음이 폭넓고 지혜로우며 물리가 터지게끔 자기가 채찍질을 하면서 이렇게 나아갈 수 있다면 바로, 앉는 것도 선이요 서는 것도 선이요 눕는 것도 선이요 먹는 것도 참선이요, 참선 아닌 것이 없습니다.
그러니 여러분, 우리 요다음에 만날 때는 서로 질문과 토론을 할 수 있는 그런 계기를 만들어 봅시다. 인연에 따라서 또 만날는지 모르니까요. 인연이라는 것이 그렇게 수가 없으니 인연이라는 말은 해서 뭘 합니까? ‘한마음’ 그러면 됐지요. 하하하…, 안 그렇습니까? (대중 박수) 아니, 세상에 인연이라는 말을 어떻게 감히 할 수 있습니까? 만나면 인연이요 말하면 인연이요, 그저 아버지 만나면 자식이 되고 또 자식 만나면 아버지가 되고, 부인 만나면 남편이 되고 온통 그렇게 바뀌어지는데 어떤 사람 만났을 때 내가 나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부처님이지요. 이름이 없는 게 부처예요. 부처님이라고 하는 거는 부처가 아니고 부처님이 아닌 것이 부처님입니다. 어떤 거 할 때 내가 했다고 할 수 없는 게 부처님이라는 뜻으로 여러분한테 설해 주신 겁니다.
그러니 부처님께서 “야! 죽는 것이 사는 거냐, 사는 것이 사는 거냐?” 하고 물으셨대요. 여러분한테 그렇게 물으셨다면 어떻게 대답하실 겁니까, 네? 대답 안 하시렵니까? 지금 우리가 한 발 한 발 걷고 있는 게 몸뚱이로 봐서는 죽으러 가는 길이지요. 마음은 영원한 거지만, 영원한 그 주장자가 없으면 도로 환생을 할 수도 없지요. 이끌어 갈 수도 없고요. 그런데 그렇게 한 발 한 발 지금 죽으러 가는데 말입니다, 죽어야 또 새로 탄생을 하죠. 그죠? 이치를 보면. 그런데 살아 있으면서 죽으시라 이겁니다. 허허허…. 몸뚱이를 살려 두고 마음이 죽으라 이거예요. 마음이 죽어서 죽은 세상에 가면 전체를 알게 돼요. 그러면 보이지 않는 데서 눈 뜨고 보는 것보다도 더 세밀하게 볼 수 있는 겁니다. 요만한 구멍을 조그맣게 뚫어 놓고 안에서 보면 바깥이 내다보이는데 바깥에서 그 안을 들여다보려면 하나도 안 보입니다.
그러니 이 심안의 도리가 여러분에게 얼마나 보배고 얼마나 귀중한 공부인데 그렇게 흐지부지하게 생각하곤 바깥으로만 살려 달라고 합니까? 글쎄, 얼마나 모자랍니까? 내가 내 생각을 해도 그래요. 여러분이 나 아님이 없습니다. 나도 모자라는 사람이니까요. 하하하…. 생각을 해 보세요. 금방 했다가 금방 그냥 없어지고 없어지고 하는데, 자꾸 쳇바퀴 돌아가듯 하는데 거기에 왜 걸립니까? 골이 비었습니까, 걸리게? (대중 웃음)
또 여러분이 살다가 돌아가실 때 말입니다, 집이 여러분을 따라갑디까, 금은보화가 따라갑디까? 몸뚱이가 따라갑디까, 형제나 자식, 부인, 아니면 남편이 따라갑디까? 모두 화장터까지밖엔 안 가 줘요. 그리고 보물은 방에서 내다보지도 않아요. 또 집은 대문 밖에만 나섰다 하면 내다보지 않는다고요. 우리 삶 속에서 이러한 사실을 스스로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거기로부터 나오고, 거기서 알고 있는 무상한 그 세상이 그렇게 돼 있는 거니 그걸 좇아서 우리가 좀더 연구하고 실천에 옮길 수 있어야 그것이 바로 문화 문명을 꽃 피우게 하는 것이요, 세계를 조화롭게 해서 평화로움을 가져오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전에도 내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죠. ‘구이팔아, 너는 알겠지. 너는 알겠지.’ 그러고 뭐라고 뭐라고 그랬습니다. 하하하…. 그랬는데 오늘 이렇게 마산에 처음 와서 여러분을 만나 뵙고 보니까…. 뭐, 저는 외국을 가도 그렇지만 항상 둘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핵심을 이렇게 일러 주고 또 배우고 이럽니다. 그러다 보니까 외국 사람들도요, 자기 핵심을 불어넣어 줘서 이걸 알게 하니까 “내 마음 깊은 속에 생산처가 있군요.” 하고 깨닫는 거예요. 그래 가지고 공부를 하기 시작하는데 여간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공부한 사람들한테 우리가 배워야 하겠습니까, 우리가 먼저 해서 그쪽에 줘야 옳겠습니까? 어떻습니까? 줘야겠지요? 우리가 동양의 조그마한 계란 노른자위로서 핵심적인 문제를, 정신적인 미래에 어떠한 것을 가져올 그 보물 자체를 ‘바로 이런 것이 보물이다’ 하고 줘야 할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남한테 얻어만 먹고 살고 남의 뒤만 따라가고 이렇게 해서 되는 일이 아닙니다.
여러분, 질문 있으시면 질문하시겠습니까? 나는 지금 급하니까 건둥건둥해 나갔습니다. 그러니까 건둥건둥한 데에서 단 하나 둘이라도 자기 것으로 하세요. 건둥건둥했지만 아주 우리에게 밀접한 인간 마음의 도리가 있습니다. 자식이 나가서 안 들어온다, 자식이 나가서 나쁜 일을 한다, 자식들을 잃어버렸다 등 모두, 이것은 일체 만법에도 해당됩니다. 그런 것들을 말로만 “너는 왜 나가서 자고 안 들어왔니? 왜 공부를 안 하느냐? 너는 빌어먹기밖에 더하겠느냐. 배울 시기에 못 배웠으니 너는 만날 노동이나 해야지.” 이러고 그냥 야단법석들을 하는데 나는 말로 해서 된다고는 생각 안 합니다. 여러분, 이심전심이라는 도리를 아십니까? 이열치열이라는 말도 아시죠?
그리고 전구는 저렇게 많지만 스위치는 어디 한 군데에 있을 겁니다. 여기 안에 들어오면 스위치가 두 개 켤 거, 세 개 켤 거 아주 이렇게 다양하게 되어 있지만 여기 전체의 스위치는 따로 하나가 있을 겁니다. 그러면 여러분이 아들이다 뭐다, 이 전구다 저 전구다 따로따로 생각할 게 하나도 없이 ‘내 한마음 주인공만이, 저 마음의 주인공과 둘이 아닌 까닭에 이끌어 주고 또 집에 들어오게 하겠지. 당신밖엔 없어. 당신밖에 믿을 게 없어. 내가 누굴 믿어? 허공을 믿어, 이름을 믿어?’ 하고 진실히 믿으세요. 그러면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먹고 싸고 자고 아프고 죽고 하는 그 다섯 가지는 누가 대신 못해 준다 말입니다.
그러니 여러분 마음속 주인공에 맡겨 놓으시라는 겁니다. ‘한마음’ 이렇게 묶는 것은…, 아, 여러분이 살면서 겪어 보시죠. 여러분이 여기에 교자상 하나를 차려 놓고요, 몇 분만 청해서 식사를 대접했는데 아, 초대받지 못한 분이 노하셨단 말입니다. 노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딴 데서도 또 ‘요놈, 두고 보자’ 이러거든요, 허허허…. 그러지도 않으면서 내용적으로는 그렇게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냥 한 그릇 놓고 전부 청하자. 그러면 뭐, 날 나쁘다 좋다, 덜 먹었다 더 먹었다 할 것이 없지 않느냐.’ 이거와 똑같은 얘기입니다. 그래서 ‘한마음’ 하면 그뿐인 것을…. ‘한마음’ 해 놓고 ‘주인공’ 하면 한마음이 모여서 기둥이 돼 가지고 하늘을 꿰고 땅을 디뎠는데 뭐가 탈이 납니까? 안 그렇습니까? 뭐가 탈이 납니까? 이사를 잘못해서 탈이 나고 뭐가 잘못해서 탈이 나고 조상이 잘못해서 뭐가 어떻고, 뭐가 탈이 납니까?
여러분이 지금 내가 얘기하는 그 도리를 실천해 보세요. 그래서 아들이 안 들어온다 누가 안 들어온다 이러는 것도 말로 하지 말고 ‘내 한마음 주인공만이 저 애를 이끌어 줄 수 있다.’ 하고, 남편도 안되걸랑. ‘한마음 주인공만이 우리 남편을 이끌어 주겠지.’ 하는 그 마음으로 믿고 놓으세요. 그렇게 안으로 찾는 거는 공덕이 되지만 바깥으로 아무리 돈을 놓고 기도를 해 보고 해 보세요, 공덕이 되나. 달마 대사가 양 무제더러 말했던 것과 같이 말입니다. 기도로는 아마 실천에 옮겨지지 않을 겁니다. 거짓말인가 해 보세요, 모두. 한번 해 보시라고요.
만약에 돈을 벌기 위해서 이런다면 내가 머릴 왜 깎아요? 네? 내가 골이 비었습니까? 이 모습을 가지고 얼마 살지도 못할 거를 아, 지금 진실한 말만 해도 다 못할 텐데, 아니 왜 가짜 짓을 합니까? 그게 얼마나 골이 빈 짓입니까. 그리고 괴롭고요. 돈 벌려니 괴롭고, 돈 봉창에 넣으려니 괴롭고, 넣으면 넣은 대로 괴롭고. 아이구, 이거 얼마나 골 빈 짓 하는 건 줄 아십니까?
참, 여러분한테 ‘주인공에 모든 것을 다 맡겨 놓고 살아라. 거기밖에는 해결할 수 없다. 거기밖에 감사한 데가 없다.’ 이러는 것은 ‘재산을 버려라. 너는 이렇게 해라.’ 이러는 게 아닙니다. 돈 벌기보다 쓰기가 더 어렵다는 것을 여러분은 아셔야 합니다. 누가 돈을 다 버리라고 했나요? 올바로 쓰는 것이 벌기보다도 더 어렵다는 그 사실만 알면 되고, 우리가 죽을 때 같이 가주지 않는다는 것만 알면 됩니다. 그러면 쓸 데다 쓰고 적절히 산다 이겁니다. 손을 펴고 오므릴 줄 모르면 반병신이죠? 또 주먹을 쥐었다가 펼 줄을 모르면 또 반병신입니다. 폈다 쥐었다 폈다 쥐었다 이래야 이게 정상이죠.
그러니까 정상적인 삶을, 그대로 삶의 보람을 느끼면서 살 줄 알아야 사람이다, 만물의 영장이다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불자고요. 불자! 뭐 부처님이 따로 있어서 불자가 아니라 여러분이 바로 영원한 불(佛)이니까, 바로 여러분 몸은 ‘자(子)’니까 불자지요, 불자. 그대로 불자네요. 그러니까 부처님의 자식이죠. (대중 박수) 손바닥 치려고 하지 말고요, (가슴을 짚으시며) 마음, 이거를 아주 귀중하게 생각하세요. 손바닥 치면 나는 좋아요. (대중 박수)
두서없는 말씀을 여러분한테 드렸지만 여러분은 앞으로 지금 이 자리에서 하듯이 ‘내 한마음 주인공만이….’ 그게 본래자성불이라는 겁니다. ‘내 한마음의 주인공만이 나를 이끌어 갈 수 있고 화목하게 해 줄 수 있고, 내 가정을 이끌어 갈 수가 있고 병고도 바로 거기서 나온 거니까 낫게 할 수 있고 그런 것이지.’ 그렇게 하고서 감사한 것도 거기요 모두 거기니까 거기에 감사하고 가시다 보면 바로 감사하다고 할 놈도 없고 감사를 받을 놈도 없고, 이렇게 될 때에 비로소 완성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여러분, 내가 두서없이 말한다고 무시하지 마세요. 저도 생각이 있습니다. 하하하…. 아무리 못났다 하더라도 생각은 있겠죠.
발이 많이 달린 돈벌레가 지나가다가 사람들이 “저렇게 다리가 많은데 걸림 없이 간다.” 하는 소리를 들었거든요. 아, 가만히 생각하니까 자기도 다리가 많은데 이날까지 걸림 없이 다녔거든요. 하하하…. 그런데 그 돈벌레가 ‘다리가 이렇게 많으니까 걸리겠구나.’ 하고 생각하는 순간 한 발짝도 떼어 놓지 못하게끔 된 거예요. 그런 것을 다시 ‘이거는 모두가 한 다리구나.’ 하고 생각하니까 그냥 거침없이 가더랍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여러분도 요것조것 따지지 마시고 그냥 편안하게 ‘한마음’, 누구를 막론하고 그냥 ‘한마음 주인공’ 이러면 됩니다. 그럭하다 보면 부처님께서 49년 설하신 그 골수의 뜻을 아실 겁니다, 아마.
그러니 여러분이 경을 말입니다, 뭐 법화경이니 화엄경이니 능엄경이니 금강경이니 반야경이니, 경도 얼마나 많습니까? 그거를 내가 평생을, 늙어 죽을 때까지뿐만 아니라 또 태어나서 또 읽고 또 태어나서 또 읽어도 끝이 없어요. 경구를 가지고는 생사를 뛰어넘을 수가 없어요. 이렇게 아주 간략하게 말씀드리죠. 사명 대사가 새를 잡아 가지고 올라가서, 여러분은 다 아시죠? “내가 이걸 놔 주겠습니까, 안 놔 주겠습니까?” 하니까 아무 소리 없이 서산 대사가 문지방을 척 양쪽을 딛고 서서 “내가 나가겠느냐, 들어가겠느냐?” 하시더라는 거예요. 여러분, 요게 중요한 겁니다. 한 다리는 바깥으로 딛고 한 다리는 안으로 디뎠는데 ‘안과 밖이 둘이 아니어서’ 하는 거는 마음은 내 마음대로 이리로도 갈 수 있고 용도에 따라서 저리로도 갈 수 있습니다. 이건 자유스런 마음입니다.
그런데 고정되지 않았죠. ‘나가야만 한다’ 하는 것에 매어 놓지도 않았고 ‘들어가야 한다’ 하는 것에 매어 놓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펴고만 있는 것도 아니고 쥐고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내 마음대로 펴려면 펴고 쥐려면 쥐는 거죠. 그래서 고거를 알고 넘어갈 수 있다면, 편다 쥔다 이런 거는 그냥 놓고 이걸 딛고 거름 삼아, 쥔다 편다 이런 거를 그냥 거듭 놓고 그 자리를 딛고 넘어서는 거라야만이 생사를 넘어선다 이겁니다. 그러니까 꿈도 생시고 생시도 꿈이니, 그 꿈도 꿈이요 생시도 꿈이니 그걸 그냥 딛고 넘어서는 그런 자체가 돼야만이 바로 눈 뜨고 열반을 하는 거죠.
어때요? 죽고 나서는 아무것도, 부닥침도 없고 그렇기 때문에 공부를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내 한마음에서 만약에 촉각이나 미각 같은 감각, 지각, 모든 게 한데 합쳐서 움죽거린다면…. 내가 아까 얘기했죠? 원자에서 입자가 돼 가지고 분자로 해 가지고…. 예전에 박 부인은 남편을 돕기 위해서 노간주나무 이파리를 하나하나 군사로 다 만들었대요. 어때요? 모습만 보고 얘기하지 마시고 지금은 그걸 믿으셔야 됩니다. 인공위성을 띄워 놓고 전파를 통해서 우리가 세계를 두루 한다는 그 점 말입니다. 그 점을 보면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습니까. 그거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말입니다. 인공위성을 띄워 놓고도 그 비밀 번호 하나 잊어버리면, 딴 놈이 탁 채어 가면 그뿐이에요. 그러니까 여러분은 마음 보배가 능히 이 세상을 다 쥐고도 남는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그래서 옛날에 그랬죠. 만공봉의 연꽃은 부처님의 설이지만, 깊은 물의 용무는 그저 한바다를 들이키고 토하고 들이키고 토하고, 내고 들이는 데에 그것이 바로 문수, 법신이라는 얘기죠. 그게 뭐냐 하면 부처님의 마음이라는 소립니다. 부처님이 따로 있어서 그런 게 아니고 부처님의 마음이 마음을 일으키니까 법이 되고, 마음을 내면 몸은 움죽거리는 거니까 화신이죠. 자꾸 변동해 가면서 움죽거리니까요.
그래서 변동해 가면서 움죽거리면서 모두 너 나 할 것 없이 서로를 위해서 일을 하니까 그것이 보현 아닙니까? 왜 따로따로 보십니까? 지신도 나요 용신도 나요, 때에 따라서 용도에 따라서 내 앞에 닥치는 대로 바로 나 아닌 게 없습니다. 신중도 나요 약사도 나요 부처도 나요, 모두 나 아님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 부처라고 한 거죠. 나 아님이 하나도 없어서 나도 없고 다 없는 거죠. ‘무(無)’ 했단 말입니다. 그리고 공했다고 색과 공은 둘이 아니니라 했던 겁니다. “색이 즉 공이요, 공이 즉 색이니라.” 했던 거죠. 그러니 우리가 불교를 진짜로 알아야 합니다. 불교를 뭐 딴 사람이 가지고 있나요? 여러분이 다들 가지고 있죠. 나도 그렇고요. 영원한 생명의 근본이 바로 불이요 지금 말을 하고 있는 게 교입니다. 지금만 말합니까? 금방 여러분이 집에 돌아가서 “아, 나 배고파. 더워. 뭐 시원한 것 좀 줘!” 하고 서로 말하는 게 교(敎)죠. 그리고 화목을 가져오는 거죠.
여러분은 자손들이 어릴 때부터 사랑을 길러 주세요. 어디 나가실 때는 냉장고 문에다가 편지를 붙여 놓고 가 보세요. 종이에다 뽀뽀를 해 가지고 “아무개야, 널 사랑해. 엄마가 금방 갔다 올 테니까 여기 넣은 거 꺼내 먹고 너 요렇게 요렇게 있어.” 그러면 그 글을 읽고는 “호호호, 엄마도!” 그러고선 이탈되지도 않고 엄마가 올 때까지 아주 착실하고 즐겁게 기다릴 겁니다. 여러분, 조금만 마음을 쓰신다면 남편이든 아내든 자식이든 할 것 없이 그렇게 해서 이탈하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핵심을 불어넣어 주지도 않고, 뿌리를 싱싱하게 해 주지도 않으면서 만날 잎만 붙들고 가지만 붙들고 흔들어 봤자 낙엽만 지죠. 그냥 화가 난다고 가지를 꺾어 버리고 이파리를 떼면서 온통 야단을 하니까 그 자식은 그렇게밖엔 될 수 없죠. 장관을 해먹으려도 부모들 때문에 못해먹게 되는 수도 많죠.
그러니까 여러분, 좀 더 진실히 생각하시고 부드럽게 말해 주세요. 여자가 나가서 난동을 부리고 들어왔다 하더라도, 또 남자가 난동을 부리고 들어왔다 하더라도 “여보, 좀 피곤하셨겠소. 그러니까 이거나 잡숴 보쇼.” 그러고선 평소처럼 웃으면서…. 아니, 꽃이 많은데 말이요, 나비가 한두 군데 뭐, 이쪽저쪽에 가서 앉는데, 그것도 꿀 때문에 그러는 거지 꿀이 아니라면 그럴 리가 없지요, 네. (대중 웃음)
여러분이 그렇게 생각해 보십시오. 다 내버리고, 다 홀딱 내버리고 몸까지도 내버리고 갑니다. 더우면 시원한 것, 추우면 뜨뜻한 것 입혀 가면서 씻어 주면서 발라 주면서 온통 쓰다듬고 했는데도 몸이 자기 쫓아가던가요? 안 쫓아가죠. 그러니까 이판사판입니다. 어차피 다 벗고 갈 몸뚱이, 한 발 한 발 디딜 몸입니다. 그러니 마음공부나 잘하세요. 하하하….
요다음에 또 그렇게 태어나 가지고는 깡통끼리, 또 자식과 부모 깡통끼리 만나서 그냥 만나기만 하면 부딪치지…. 아, 소리가 얼마나 나요, 깡통이? 넝마는 넝마대로 만나고 금은 금대로 만난단 말입니다. 이것이 우연의 일치가 아닙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요. 그러니까 만날 끼리끼리 만나죠. 그러니까 누구 탓 할 거 하나도 없습니다. 은은 은대로 만나고 금은 금대로 만나고 넝마는 넝마대로 만나는데 누구 탓을 합니까? 그러니까 차라리 이판사판이에요. 어차피 그럴 일이라면 부드럽게 얘기해 주고 그러세요. 그까짓 거 얼마나 살다가 갈 거라고 그렇게 애탄지탄 덜그렁대며 살아요? 진짜 사랑을 한다면 탁 놔 주는 그 사랑이 멋진 사랑이죠! (대중 박수)
아이구, 한 시간이 넘었네요? (대중 웃음) 이 더운데, 오늘 이렇게 여러분하고 함께 했습니다. 여러분이 이렇게 앉아 계시니 나도 여러분과 같이 하기 위해서 선풍기도 이쪽에 놓지 말라고 했습니다. 왜 나만 시원해야 합니까? 나는 그래도 떨어져 있어서 좀 나은데 여러분은 같이 그렇게 끼어 앉아 있으니까 내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오늘부터 어떠한 일이 있어도 바깥으로는 절대 믿질 마세요. 여러분이 이 공부를 하면 위로는 조상의 묵은 빚을 갚을 것이고 아래로는 햇빛을 줄 수도 있어요! 그런데 여러분이 만약에 바깥에서 그렇게 극매고 그런다면 여러분의 묵은 빚도 갚을 수 없고 햇빛도 줄 수 없습니다. 이거를 명심하십시오, 아주! 오늘부터 그렇게 한다는 거를요. 감사합니다. (대중 박수)
2008-06-23 오후 1:58:18
 
 
   
   
2024. 5.17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원통스님관세음보살보문품16하
 
   
 
오감으로 체험하는 꽃 작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