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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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고루 적당량 먹고 운동하라
- 조선시대 왕들의 수명과 건강법 -
조선 왕조가 500년간 지속 가능했던 비결은 주치의를 통한 수명연장의 비법에 있다. <삼국지>의 ‘화타’처럼 중생의 마음을 다스리는 영혼의 의사인 붓다에게도 주치의가 있었을까?
<해의보살소문경(海意菩薩所聞經)> (유정(惟政) 譯)에 의하면 석가모니 붓다의 주치의로 ‘기바(耆婆)’가 있었다. 기바는 의학 공부를 모두 마치고 스승으로부터 한 가지 분부를 받는다. 그것은 천지에 널려 있는 온갖 초목들 속에서 약이 되지 않는 것을 찾는 일이다. 기바는 그동안 자신이 공부한 모든 실력을 다 동원해서 산천초목을 두루 살펴 자신의 눈에 비친 자연 그대로가 모두 약으로 쓰일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붓다는 사리자(舍利子)에게 “명의 기바는 대지를 두루 관찰하면서 세상의 온갖 초목 가운데 약 아닌 것이 없음을 깨달았다. 불교를 공부하는 사람도 기바와 같다. 온갖 사물을 바라보면 불교 아님이 없음을 알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이날 강연을 맡은 정지천(동국대 한의대) 교수는 국내 대기업의 건강강연 뿐만 아니라 불교방송 뉴스 파노라마 ‘정지천 교수의 건강보감’ 등에 출연하여 건강비법을 전도하고 있다. “약과 음식은 그 뿌리가 같다”고 강조하며 ‘약이 되지 않는 풀은 세상에 없다’는 기바의 깨달음을 조선왕조 왕실의 건강비법을 통해 전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최고 지도자의 건강은 국가의 운명에 엄청난 영향을 주기에 당대 최고의 명의들이 최상의 음식과 약으로 건강을 수호하였습니다. 불로장수를 위한 노력도 대단했습니다. 조선의 왕들은 내의원(內醫院)의 어의(御醫)들을 주치의로 두었습니다. 이들은 왕이 배설한 대소변의 형태와 색깔을 보고 냄새를 맡고 심지어는 맛을 보기도 하여 왕의 건강을 파악하고 식단을 결정했습니다. 질병이 생기면 시약청(侍藥廳)을 설치하고 어의들의 진찰을 종합하여 지어 올린 약을 복용하는 등 건강관리에 만전을 기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조선시대 왕들은 일반 평민과 비교해서 장수 했을까?
왕들 중에 60세를 넘긴 경우는 고작 6명뿐이었고, 평균 수명은 47세에 불과했습니다. 물론 조선시대의 평균수명이 40세가 되지 못하고 왕들 중에 독살 의혹이 있는 경우가 8명이나 되는 것을 감안하면 그렇게 낮다고만 할 수 없을 것입니다. 17세에 죽임을 당한 단종, 왕에서 쫓겨 난지 두 달 만에 죽은 연산군, 독살 의혹이 있는 고종ㆍ순종ㆍ효종ㆍ현종ㆍ경종ㆍ정조ㆍ인종ㆍ선조 등 8명을 제외하면 평균수명이 50세는 될 것입니다.
왕들 중에 60세를 넘긴 경우가 6명밖에 없듯이 최상의 건강관리를 받은 왕들이 모두 장수하지 못한 원인은 무엇일까요. 추정해 보면 막중한 국정 중요 사항을 결정해야 하고 신하들의 왕권에 대한 도전과 역모에 늘 노심초사해야 했습니다. 왕비와 후궁 및 왕자들의 문제로 시달리는 등 스트레스가 엄청 났습니다. 운동 부족이 주된 원인으로 여겨집니다. 선천적으로 허약한 체질을 타고난 것과 성생활 및 음주과다 등도 작용했습니다.
역대 왕을 괴롭힌 최고의 질병은?
왕들을 괴롭힌 최고의 질병은 등창입니다. 등창은 이름 그대로 등과 뒷목덜미 부분에 잘 생기고 엉덩이, 허리, 얼굴 등에도 생깁니다. 일종의 종기로서 고름이 피부에 국소적으로 생긴 뾰루지, 즉 부스럼입니다. 서양 의학적으로 보면 원인균인 ‘포도상구균’이 피하조직에 들어가, 균이 점점 퍼지며 합병증인 패혈증을 유발하게 됩니다. 패혈증이 전신에 퍼지게 되면 뇌막염 등 장기에 염증이 생겨 사망하게 됩니다.
옛날 사람들은 목욕을 별로 하지 않았고 위생 수준이 열악했습니다. 영양 섭취도 고르지 못해 종기가 아주 흔했고 낫기도 어려웠습니다. 그 당시에 위생상태가 최고로 좋은 왕의 경우도 종기로 고생하거나 사망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세종ㆍ문종ㆍ성종ㆍ효종ㆍ현종ㆍ정조 등은 종기가 사망의 치명적 원인 이었습니다. 종기의 주된 원인은 막중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운동부족 때문이었습니다.
왕들은 건강을 위해 어떤 음식을 먹었나?
왕을 위한 최고의 건강식은 ‘검은 색 음식’이었습니다. 검은콩ㆍ검은깨ㆍ오골계ㆍ흑염소ㆍ토종 검은 소 등입니다. 검은 색은 오장(五臟) 가운데 신장(腎臟)에 주로 작용합니다. 한의학에서 신장은 콩팥뿐만 아니라 비뇨생식기 전부와 성호르몬을 비롯한 내분비 호르몬을 총괄하는 개념입니다. 신장이 허약하면 기력과 정력이 감퇴되고 각종 성인병이 유발되면서 노화가 빨리 진행됩니다. 이런 이유로 검은색의 음식과 약은 조선왕실에서 최고의 보약으로 여겨졌습니다.
건강 요리에는 필수적으로 표고버섯을 넣었는데, 성생활에서 심장에 무리가 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고 합니다. 뿐만아니라 스트레스로 인한 심화(心火)를 풀어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또한 왕들은 양기를 성하게 하기 위해 식수로 새벽 5시경에 솟아나는 샘물을 마셨습니다. 경락을 잘 소통시켜주는 100번 끓여 만든 백비탕, 해독력이 뛰어난 지장수와 납설수로 만든 환약 등도 먹었습니다.
왕들은 어떤 술을 얼마나 마셨을까?
술은 ‘백약백독(百藥百毒)’으로 불립니다. 어떻게 마시고 얼마나 마시느냐에 따라 약도 되고 독도 됩니다. 역대 왕들 중에는 애주가가 많았습니다. 성종ㆍ연산군 등은 대단한 애주가였습니다. 반면 세조와 영조는 건강을 해치고 각종 질병에 걸리는 원인이 된다는 이유로 금주령을 내렸습니다.
왕이나 황제가 마셨던 술은 한약재로 담근 약주였습니다. 향온주와 백일주가 대표적입니다. 향온주는 기력을 회복시켜주는 효능이 있습니다. 인현왕후가 장희빈 때문에 폐서인되어 사가에 있을시 중병이 들었는데 향온주로 기력을 회복하게 됐다고 전해집니다. 백일주는 왕실에서 합환주로 쓰였는데 인조 임금이 반정공신인 이귀에게 제조법을 하사하여 민간에도 전해지게 되었습니다.
조선시대 가장 장수했던 왕은 누구였으며, 그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영조 임금은 83세에 돌아가셨으니 지금으로부터 200~300년 전인 그 당시로서는 엄청난 장수입니다. 요즘으로 치면 100세에 해당하는 나이입니다. 영조 임금은 이복형이었던 경종 임금을 독살 했다는 의혹과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둬 죽였다는 죄책감에 시달렸고, 무수리 출신인 어머니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하게 오래 살았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유전적 요인입니다. 어머니 숙빈 최 씨가 건강하셨고, 부친 숙종 임금도 60세까지 사셨으니 건강한 체질을 타고 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기운이 신장의 정기 이므로 신장이 강하기에 기억력이 뛰어나며 66세에 15세의 신부를 맞이할 정도로 정력이 있었습니다. 아울러 역대 임금가운데 가장 풍성한 수염을 자랑했다고 하는데요. 수염을 비롯한 머리카락도 역시 신장의 정기를 받는 곳입니다.
둘째, 바쁜 업무에도 식사시간은 꼭 지켜서 챙겨 먹었습니다. 또한 음식을 적게 먹었습니다. 특히 기름진 음식과 술을 적게 먹었다고 합니다.
셋째, 스트레스를 바로바로 해소 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사형을 판결하고 나면, 손을 물에 씻어 평상시 마음에 들지 않는 왕손, 신하들 집 쪽으로 뿌렸다고 합니다.
넷째, 5일에 한번 있던 내의원의 진찰을 훨씬 많이 받는 등 평상시 건강검진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장수한 왕들의 공통점은 바로 조화입니다. 음식을 골고루 적당량으로 세끼 먹고, 매일 운동하면서 성생활을 적당히 해 나간 왕들이 오래 살았습니다. 더불어 종교 활동, 여가활동으로 업무 스트레스를 떨쳐버리는 것도 좋습니다.
한의학에서는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심의(心醫)를 으뜸으로 지향합니다. 먹을 것으로 병을 치료하는 식의(食醫)를 차선책으로, 약으로 병을 치료하는 약의(藥醫)를 세 번째로 놓습니다. 부처님, 예수님, 마호메트 등 모든 종교지도자는 심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왕들의 건강법을 모두 따라 할 수는 없지만, 마음의 병은 심의를 찾아 좌선, 기도 등 종교 활동으로 순화하십시오.
몸의 병은 식의를 찾아 먹을 것을 잘 섭취하도록 하고 운동을 하는 등 몸과 마음의 건강이 조화를 이룬다면 100세 까지 사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가연숙ㆍ노덕현 기자 omflower@daum.net
2008-06-17 오전 9:4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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