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27법난 관련 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국방부 등 관련 부처가 구체적인 시행령 제정에서 보상과 명예회복 등 핵심 사항을 담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28년 전의 법난에 대한 역사적인 보상을 위해 마련된 특별법이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또 하나의 법난을 야기하는 듯 한 인상이다.
조계종 10·27법난에 대한 특별법 제정추진위원회(이하 위원회)가 5월 22일 국방부를 방문, 김종천 차관에게 강하게 항의한 내용들을 보면 이미 특별법 제정 시기에 거론됐던 세부적인 사안들이다. 추진위는 10·27 관련 위원회에 불교계 인사 참여, 의문 해결을 위한 활동 보장, 역사관 건립, 추모단체 지원 등 활동사항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과 당시 피해를 입은 스님들의 명예회복에 대한 기능적 강화 등에 대해 강하게 요구했다.
추진위의 요구는 10·27 법난이 새롭게 정의되고 정당하게 규명되어 합당한 보상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들 내용이 불성실하게 담기는 시행령이라면 있으나 마나 한 것이다. 김종천 차관이 “문화체육관광부와 더 협의해 좋은 시행령을 만들어 보겠다”고 했다지만, 모법(母法)의 정신을 확실하게 구현할 시행령의 제정을 위해서는 불교계가 더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10·27 법난은 지나간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도 진행 중인 역사라는 점을 불교계와 정부 관련 기관이 함께 인식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