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기념 대중강좌 ‘붓다의 생애와 가르침’⑤
부처님 일대기를 통해서 배우는 불자 신행
오늘 강의 범위는 고타마 붓다의 36세. 녹야원에서의 첫 설법에서 사리뿟다와 목갈라나의 불교귀의까지인 초전법륜기입니다. 불교 텍스트에 가장 자세하게 기술되고 거론되는 시기입니다. 붓다 36세에서 37세의 연표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ㆍ바라나시(Varbnasi)의 녹야원에서 다섯 비구에게 최초 설법.
ㆍ야사(Yasa)의 출가.
ㆍ깟사파(Kassapa) 삼형제의 교화.
ㆍ라자가하(Rajagaha)에서 빔비사라왕의 만남.
ㆍ죽림정사(Valuvana)를 희사 받음.
ㆍ사리뿟따(Sariputta)와 목갈라나(Moggallana)의 귀의.
이 부분은 율장(律藏) 대품(大品)의 시작에 나옵니다. 율장은 한문 번역본만 4종류 이상이고, 티벳본과 빠알리본이 남아있어 비교 대조해보면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붓다는 깨달음을 얻고 나서 해탈의 환희를 경험하면서 설법을 주저합니다. 깊고 오묘한 진리를 일반인이 알아듣지 못할 것을 두려워합니다. 범천이 나타나 붓다를 설득하며, 설법을 권청합니다. 붓다는 깨달은 진리를 설법하기로 결심하고 명상을 배운 두 스승 ‘알라라깔라마’와 라마의 아들 ‘웃따까라마뿟따’를 떠올립니다. 9차제정(九次第定) 중에 무색계 4선정(四禪定)에 해당되는 무소유처, 비상비비상처, 공무변처, 식무변처의 경지에 오른 명상 수행자들입니다. 깨달음을 얻은 붓다는 천안통을 열어 두 스승을 관하지만 이미 돌아가신 뒤였습니다.
붓다는 전정각산에서 함께 고행했던 다섯 수행자를 떠올립니다. 그들이 바라나시 샤르나트에 있는 녹야원에 머물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들이 머무는 바라나시로 가는 길에 붓다는 숙명론자인 우빠까(Upaka)를 만납니다. 그는 붓다의 뛰어난 모습을 보고 붓다의 스승이 누구인지 묻습니다. 붓다는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답합니다.
“나는 모든 것을 넘어선 사람이요.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이다. 있는 모든 것에 있어서 어떠한 더러움도 없다. 모든 것을 버렸으며 끊임없는 갈망의 소멸을 통해 자유로워졌다. 스스로 알 수 있었으니 그 누구를 따르란 말인가? 홀로 모든 것을 깨달았으며 적정에 이르러 번뇌의 소멸을 얻었다. 나는 가르침의 법륜을 굴리기 위해, 까시의 마을 바라나시로 간다. 무지한 이 세상에 불사(不死)의 북을 울리리라.” 율장에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게송입니다. 하지만 우빠까는 고개를 흔들며 “아마도 그렇겠군요”하고 붓다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붓다의 설법이 실패한 에피소드입니다.
제일 먼저 붓다의 신도가 된 이들은 웃따카 지역에서 라자가하 지역으로 향하던 상인 띠뿌샤와 발리카입니다.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의 환희를 즐기고 계신 붓다의 풍모에 반합니다. 붓다는 이들에게 최초의 공양을 받습니다. 혹은 사천왕에게 최초의 공양을 발우에 받았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설화는 이 상인들의 이야기가 간다라 지방으로까지 전해져서 그리스인들이 만든 도시인 ‘하다’에 영향을 줬다고 전해집니다. 중앙에는 붓다상을 모시고 좌우에는 헤라클레스와 여신이 공양물을 올리는 형상이 있습니다. 문화의 흐름을 짐작할 수 있는 문헌입니다.
붓다는 녹야원에 이르러 다섯 비구를 만납니다. 붓다가 다가오자 그 위풍에 매료되어 예전과 같이 극진한 예의를 갖춥니다. 붓다는 “비구들이여. 따타가따(Tathagata)에게 ‘벗이여’라고 부르지 말라! 따타가따는 ‘존경받을만한 분(arahant)’이며 완전히 깨달은 분이다”라고 게송을 읖습니다. <초전법륜경>에 의하면 붓다는 다섯 비구에게 쾌락과 고행이란 두 가지 극단을 버리고 중도(中道)를 택할 것을 조언하면서 네 가지 성인들의 진리를 설합니다.
괴로움(dukkha)에 대한 진리란, 다섯 가지의 윤회로 이끄는 연료로써의 집합체(五取蘊)를 말합니다.
괴로움의 생성(samudaya)이란, 끊임없는 갈망이 이생에서 저생으로 이끌고, 탐욕과 쾌락에 빠지게 하며, 그러한 탐욕을 여기저기서 찾게 하는 것입니다. 존재에 대한 끊임없는 갈망이란 현재의 삶이 영원하기를 바라는 우리의 마음상태입니다.
괴로움의 소멸(nirodha)이란, 욕망의 완전한 소멸을 통하여 끊임없는 갈망이 소멸됨을 말합니다.
괴로움의 소멸로 이끄는 길(magga)이란, 여덟 가지의 성스러운 길로서, 올바른 견해, 올바른 의도, 올바른 언어, 올바른 행위, 올바른 생활, 올바른 노력, 올바른 집중, 올바른 명상입니다. 이상의 여덟 가지 성스러운 길은 각각 계율과 명상 그리고 지혜로 구분되며 불교적인 실천관을 구성합니다.
일반인의 출가로서 먼저 야사(Yasa)에게 주목합니다. 바라나시의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서 풍요로운 삶을 살아온 야사는 붓다를 만납니다. 붓다는 야사에게 차제설법을 행합니다. 먼저 다른 사람을 돕고, 계율을 지키면 극락세계에 태어날 수 있다는 간결한 가르침을 설합니다. 감각적 욕망의 무용함에 대해서 이야기 합니다. 붓다는 야사에게 네 가지 성인들의 진리를 설합니다.
야사는 그 가르침에 대하여 ‘생성되는 모든 것은 소멸되기 마련이다’라는 맑은 직관을 얻고 붓다의 제자가 됩니다. 뒤를 이어 야사의 아버지는 우바새, 야사의 어머니는 우바이가 됩니다. 야사의 출가는 신흥 상업도시인 바라나시에서 상인계층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은 종교임을 보여줍니다. 동시에 자식의 출가로 정신적인 고통을 받은 부모 및 부인들의 애환을 잘 보여줍니다. 또한 붓다의 차제설법을 통해 상대방의 근기에 맞는 가르침을 설하여 대중적인 포교에 성공을 거둔 첫 케이스가 됩니다.
빔비사라왕의 만남에는 여래의 10호가 등장합니다. “실로 존귀한 분은 존경받을 만한 분이고, 완전한 깨달음을 얻은 분이며, 지혜와 행위를 갖춘 분이고, 열반에 드신 분이며, 세상을 아는 분이고, 가장 높으신 분이며, 사람을 잘 이끄는 분이고, 신과 인간의 스승이며, 깨달으신 분이다.” 마가다국의 왕 빔비사라의 귀의를 통해 불교 교단은 죽림정사라고 하는 굳건한 거처를 마가다국의 수도 한 복판에 마련하게 됩니다. 이때 빔비사라왕의 나이는 31세였으므로, 불교교단은 그의 처세 하에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합니다.
사리뿟따와 목갈라나의 귀의도 중요한 초전법륜의 행적입니다. 당시 마가다국의 수도 라자가하에는 산자야 벨라티붓따라는 자유주의 사상가가 자신의 제자를 거느린 채 머물고 있었습니다. 진리란 있는 그대로 인식되거나 서술되기 불가능하다는 회의론을 가르치는 그에게는 사리뿟따와 목갈라나라는 유능한 두 제자가 있었습니다. 이 둘은 어린 시절부터 친구였고, 둘 중의 한 사람이 먼저 깨달음의 지혜를 얻으면 나머지 사람에게 가르쳐 주기로 약속했습니다. 라자가하에서 탁발을 하던 어느 날 사리뿟따는 다섯 비구 중의 한 명인 앗사지(Assaji)를 보고 고귀한 풍체에 이끌려 누가 그의 스승인지 묻게 됩니다. 자신의 스승이 샤캬족의 유행자라고 답하자 사리뿟따는 그의 가르침이 어떤 것인지 묻습니다.
앗사지는 답합니다. “ 원인에 의해 생겨난 것들에 대해서 여래는 그 원인을 설명하셨네. 그들의 소멸에 대해서도 위대한 유행자는 설명하였다네.”
사리뿟따는 앗사지의 게송을 듣고, ‘생성되는 모든 것은 소멸되기 마련’이라는 불교의 이치를 깨닫고, 친구 목갈라나와 함께 자신들을 따르는 250여 제자들과 불교에 귀의합니다. 사리뿟따와 목갈라나의 불교 귀의는 빔비사라왕의 귀의를 통해 사회적 경제적으로 안정된 불교 교단이 한층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게 됩니다.
정리=가연숙 기자 omflower@daum.net
사진=박재완 기자 jwpark@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