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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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행동주의와 불교-3
부처님을 깨달은 사람, 각자(覺者)라고 한다. 그렇다면 부처님이 깨달으신 내용은 무엇일까? 그것은 연기법이다. <초전법륜경(初轉法輪經)>을 보면, ‘세존께서는 우루벨라의 니란자야 강변 보리수 아래에서 스스로 최상의 깨달음을 성취한 후 7일 동안 움직이지 않고 좌선하면서 해탈의 즐거움을 누렸다. 그러던 중 밤이 시작될 무렵 연기를 발생하는 대로, 그리고 소멸하는 대로 관찰했다’고 나온다. 이때 관찰한 것이 12연기법이다. 연기를 발생하는 대로 보는 것을 순관(順觀), 소멸하는 대로 보는 것을 역관(逆觀)이라고 한다. 연기가 발생하는 순서대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무명(無明)→행(行)→식(識)→명색(名色)→육입(六入)→촉(觸)→수(受)→애(愛)→취(取)→유(有)→생(生)→노사(老死).
이 가운데 원인되는 것이 다섯, 결과에 해당하는 것이 일곱 있다고 하여 인오칠과(因五七果)라고 한다. 무명(무지)과 행(전생업)은 과거 2인으로, 이 과거의 원인에 의한 현생의 결과로서 5과인 식(탁태)ㆍ명색(정신과 신체)ㆍ육입(감각기관)ㆍ촉(접촉)ㆍ수(느낌)가 생긴다. 다시 애(갈애)ㆍ취(집착)로 인해 유(존재의 씨앗, 내생에 태어날 수 있는 업)이 생기고, 이 현재의 3인에 따라 미래 2과인 생(내생의 태어남)ㆍ노사(내생의 늙고 죽음)란 과보가 나타나는 것이다.
돌고 도는 윤회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지점은 현재의 5과의 마지막인 수(느낌)와 현재 3인의 첫 번째인 애(갈애) 사이에서다. 즉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접촉이 있으면 느낌을 갖는 것은 당연하나, 그 느낌에 대해 고(苦)나 낙(樂), 불고불락(不苦不樂) 어디에도 갈애를 갖지 않으면 집착하지 않게 될 것이며 따라서 내생에 태어날 수 있는 업인 유(有)가 쌓이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갈애가 다하면 괴로움도 쉰다(愛盡苦息)고 했다. 이렇게 12연기설에서는 느낌과 갈애 사이, 즉 느낌에 대한 갈애를 끊을 것을 가르친다.
행동주의의 학습이론은 파블로프의 고전적 조건형성과 스키너의 조작적 조건형성 이론이 근간을 이루고 있다. 고전적 조건형성 이론은 개를 대상으로 한 조건반사 실험에서 나왔다. 개에게 먹이를 주면 생리학적인 원리로 침을 흘린다. 여기서 먹이를 무조건 자극, 침 흘리는 것을 무조건 반응이라고 한다. 그런데 개에게 종소리를 들려주고 먹이를 주는 행동을 반복하면 개는 먹이는 주지 않고 종소리만 들려 줘도 침을 흘린다. 즉 중성자극인 종소리와 무조건 자극인 먹이가 연합이 되어 개는 중성자극인 종소리에도 침 흘리는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이를 조건반응이라고 한다.
조작적 조건형성 이론 역시 방법만 조금 다를 뿐, 먹이나 좋아하는 것을 이용해서 동물이 특정 행동을 학습하게 하는 것은 같다. 즉 쥐가 지렛대를 누르면(조작 행동) 먹이가 나와 먹을 수 있게 함으로써 지렛대 누르는 행동을 반복하게끔 유도한다.
이렇게 학습이론은 먹이, 곧 동물이 갈애를 갖는 대상을 도구로 삼는다. 동물의 본능적인 갈애를 이용하는 것이다. 반면에 불교의 기본 교리인 12연기법에서는 ‘갈애를 끊을 것’을 강조한다. 이것이 불교와 행동주의 학습이론의 근본적인 차이점이다.
■불교상담개발원 사무총장
2008-05-09 오후 10:2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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