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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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꾼달라께시 장로니
꾼달라께시 장로니는 왕사성의 조신한 부잣집 딸이었다. 그러나 어느 날 형장에 끌려가는 도둑을 보고 바로 사랑에 빠졌다. 우여곡절 끝에 그녀의 부모가 돈을 치르고 도둑을 석방시켜 딸과 결혼시켰다. 그녀는 남편을 사랑했지만, 그 도둑은 처가집의 재산과 보석에 관심을 가졌을 뿐이었다.
하루는 도둑이 아내에게 보석을 모두 가지고 산으로 가자고 하였다. “사형당할 뻔 할 때 그 산의 산신들이 자기를 구해주었으니, 가서 공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산에 이르자, 도둑은 속셈을 드러내어 그녀를 죽이고 보석을 뺏으려 하였다. 그녀는 “보석을 모두 드릴 터이니 목숨만 살려 달라”고 애원했다. 그러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 남편을 죽이지 않고서는 자기가 살 길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침착하게 꾀를 낸 그녀는 “마지막으로 예를 올리고 싶으니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도둑의 주위를 경건하게 돌다가, 그가 방심할 때 밀어서 절벽 아래로 떨어뜨렸다.
이런 일을 겪고 나니 그녀는 집에 돌아가고픈 마음이 사라져 버렸다. 나무에 가지고 온 보석을 모두 걸어놓고, 정처 없이 길을 떠났다. 헤매다 보니 여성 방랑고행자들이 사는 곳에 이르러, 자신도 고행자가 되었다. 그들은 모든 궤변론의 1000 가지 문제를 가르쳐 주었고, 영리한 그녀는 금방 모든 것을 배웠다. 그래서 세상으로 나가 그 질문에 모두 답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거든, 그를 스승으로 모시라고 일러주었다. 그녀는 논쟁 상대를 찾아서 인도 전체를 돌아다니며 실력을 겨루었다. 따라서 그녀는 ‘염부제(閻浮提: 인간 세계)의 여자 방랑고행자’란 뜻으로 잠부까빠립바지까로 알려졌다.
그러던 중 그녀는 사위성에 오게 되었다. 탁발하러 시내로 들어가기 전, 모래로 두둑을 쌓아 놓고 에우게니아 나무 가지를 거기 꽂아 두었다. 이것은 도전에 응할 논변 상대를 구한다는 표시다. 사리불 장로가 그 도전을 받아들였다. 그녀는 천 가지의 질문을 했는데, 사리불은 모두 대답했다. 이제 사리불이 질문할 차례였다. 사리불은 이것만을 질문했다.
“그 하나(1)란 것은 무엇인가?”
대답하지 못한 그녀는 가르침을 청했다. 사리불은 먼저 비구니가 되어야 한다고 대답하여, 꾼달라께시라는 법명으로 비구니가 되었다. 그리고 불과 2~3일 후에 아라한이 되었다.
이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비구들이 기원정사에 계신 부처님께 물었다.
“꾼달라께시 비구니는 법에 대해 몇 마디만 들었을 뿐인데, 어떻게 아라한이 될 수 있었습니까?”
비구들은 또 방랑고행을 하기 전에 도둑놈 남편과 싸워 승리한 일에 대해서도 물었다.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의미 없고 열반에 이어지지 않는 천 마디의 구절을 읊조리는 것보다, 들어서 마음이 고요해지는 단 한 구절을 읊는 것이 더 낫다네. 전쟁터에서 백만 명을 정복할 수도 있지만, 그러나 제 자신을 정복한 사람이 참으로 위대한 정복자일세.”
이상은 <법구경 이야기>에 나오는 기록이다. 꾼달라께시 장로니는 “하나란 것은 무엇인가?”란 질문에 큰 의심을 발해 출가했으며, 마침내 마음이 고요해지는 단 ‘한 구절(一句)’을 듣고 불과 3일 만에 아라한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로 미뤄볼 때, 간화선에서 중요시하는 화두의 중요성과 ‘말끝에 단박 깨침(言下大悟)’이 가능함을 알 수 있다.
“하나란 것은 무엇인가?”란 질문은 ‘만법귀일 일귀하처(萬法歸一 一歸何處)’화두와 유사하다. 이 공안을 참구할 때는 “만법은 하나로 돌아가는데, 그 하나는 다시 어디로 돌아가는가?” 라고 들기보다는, “그 하나는 무엇인가?”하고 의문을 가지라는 것이 만공 스님이 가르친 참구법이다. 이 ‘하나’는 일심이자 진여자성(眞如自性), 불성, 성품, 본래면목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이는 불법을 체득한 스승이 지혜의 안목으로 생사대사(生死大事)를 해결한 ‘궁극적인 한마디(一句)’를 통해 타파될 가능성이 높다. 김성우 객원기자
2008-04-21 오후 1:3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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