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편안하면 도가 융성한다
云何名調和 今借近譬 以況斯法 如世間陶師 欲造衆器 須先善巧調泥 令使不彊不懦然後可就輪繩 亦如彈琴 前應調絃 令寬急得所 方可人弄 出諸妙曲 行者修心 亦復如是 善調五事 必使和適 則三味易生 有所不調 多諸妨難 善根難發
무엇을 조화라고 하는가.
이를 비유하자면 세간에서 질그릇을 굽는 장인이 갖가지 질그릇을 만들 때 우선적으로 그 흙이 지나치게 단단하거나 무르지 않고 알맞게 조화되어야만 양질의 그릇이 나올 수 있는 것과 같다. 그래야만 그릇을 만드는데 있어서 장애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또 거문고를 뜯는 것과도 같다. 다시 말해 거문고를 뜯기 전에 거문고 줄을 잘 조절하여 지나치게 조이거나 느슨하게 하면 안 된다.
만일 거문고 줄이 지나치게 느슨하면 줄을 튕겨도 아름다운 소리가 나지 않을 것이며, 역시 줄을 지나치게 조이면 한 순간에 끊어지기가 쉽다.
그 때문에 느슨한 것과 조이는 것이 알맞게 조절돼야 만이 악기를 연주할 때 아름답고 오묘한 소리를 내 우리들의 귀를 즐겁게 할 수 있는 이치와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야 될 것은 수행자가 마음을 닦는 것도 역시 이와 같다는 점이다. 수행자가 훌륭하게 방편을 조화하여 다섯 가지 일이 조화되면 삼매가 쉽게 일어나기 때문에 도는 저절로 융성해진다.
그러나 반대로 다섯 가지 방편이 조화되지 않을 경우 몸과 마음만 부질없이 수고롭게 할 뿐만 아니라 도리어 병이 증가하고 생명력은 감소하게 된다. 그 때문에 온갖 어려움이 일어나 선근공덕이 쉽게 개발되지 않는데, 이것을 어찌 애석한 일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수행자는 반드시 마음을 근신하여 훌륭한 방편으로 알맞게 조화가 이루어져야만 이로부터 모든 선근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一調食者 夫食之爲法 本欲資身進道 食若過飽 則氣急心滿 百脈不通 令心閉塞 坐念不安 若食過少 則身羸心縣 意盧不固 此二者非得定之道 苦食穢觸之物 令人心識昏迷 若食不宣之物 則動宿病 使四大違反 此爲修定之初 須深愼之也 故經云 身安則道降 飮食知絶量 常樂在空閑 心靜樂精進 是名諸佛敎
다섯 가지 일을 조화하는 가운데서 가장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이 음식을 조복받는 일이다.
만일 음식이 조화되지 않는다면 몸은 불안하고 도는 융성하게 자라나지 않는다. 음식은 그 때문에 도를 닦는데 있어서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이다.
몸을 이익 되게 하면서 도업을 수행하려면 비록 몸이 허깨비 같다 할지라도 현재는 반드시 이 몸을 바탕으로 해서 도를 닦아야 된다. 이를 두고 거짓을 빌려다가 진실을 닦고, 유위법을 따라서 무위법으로 나아간다고 했다.
이미 색신을 지니고 있다면 반드시 음식으로서 몸을 유지하는 바탕으로 삼아야 한다. 이 문제를 옛날 큰스님은 말씀하시기를 “전법을 교화하기 이전에 음식을 먹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하였다. 이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음식이야말로 사람의 몸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단지 지나치게 음식을 탐하여 포만감을 느끼도록 먹어서는 안 된다. 지나치게 포만감을 느끼게 되면 기운이 급해지고 호흡이 헐떡거리게 되며 몸은 무거워진다. 이 때문에 모든 맥이 두루 잘 흐르지 못해 마음의 문이 닫히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게으른 마음이 일어나 모든 병이 한꺼번에 생겨 몸과 마음이 편안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로 인해서 도업을 닦는 일이 방해를 받게 된다.
그렇다고 음식을 지나치게 적게 먹어서도 안 된다. 만일 배가 주릴 정도로 음식을 적게 먹는다면 몸은 수척하게 마르고 마음은 뜰 떠 생각이 견고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몸이 수척해지면 마음도 어지러워져 생각이 견고하지 못하고 사려도 불분명하지 않게 된다. 또 몸이 약해져 힘이 허해지면 정신이 혼미하여 조석으로 우울하고 답답하게 되는데, 이러한 상태에서 어떻게 도가 자라날 수 있겠는가.
이로써 알 수 있는 것은 지나치게 배가 부른 경우와 주린 경우 등 이 두 가지 모두가 선정을 얻는 방법이 아니라는 점이다.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몸이 가득 찬 느낌이 들며 기운은 급하게 되고, 반대로 지나치게 적게 먹으면 몸은 수척하고 마음까지 안정을 잃게 된다. 그러나 여기에서 우선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그 음식을 먹어도 되는지 또는 먹지 말아야 되는지부터 식별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가령 더러운 음식이라면 그 음식을 먹었을 때 병이 더욱 심해지고 수면과 번뇌까지도 증가하기 때문에 절대로 먹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이 같은 음식은 사람의 마음을 혼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몸을 편안히 하고 질병을 치유할 수 있는 음식은 도를 증가시키고, 생기를 더욱 자라나게 하기 때문에 반드시 먹어야만 한다. 그러나 도를 닦는데 있어서 그것을 방해하거나 지장을 주는 음식은 먹어서는 안 된다.
그러한 음식을 먹으면 오래 묶었던 병이 발동을 하여 끝내 이 몸을 구성하고 있는 지 수 화 풍 사대가 서로가 서로를 위반하게 된다. 이를 두고 병은 입을 통해서 들어온다고 하였는데 그 말이 바로 이 의미에 해당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음식은 조화를 이루어 반드시 지나치게 배가 고프지도 않고 지나치게 배가 부르지도 않아야 되는데, 적게는 몸과 마음이 허한데 이르러서도 안 되고 많게는 내 몸에 알맞은 분량을 넘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분량을 알고 만족할 줄 알아야 하는데, 이것이 선정을 닦을 때에 음식을 조화하는 최초의 방편이기 때문에 반드시 깊이 살펴야만 한다.
그러므로 옛사람이 말하기를 “몸이 편안하면 도가 융성한다”라고 하였을 것이다.
음식을 먹으면서 분량을 조절할 줄 알아서 항상 고요한 처소에 있기를 좋아한다면 몸과 마음이 적정하여 정진이 용맹스러울 것이다.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인 것이다.
■중앙승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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