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벽두에 온 나라를 경악케 했던 국보 제1호 숭례문 화재사건은 목조문화재 보호에 대한 큰 법문이었다. 무엇보다 사찰의 목조문화재에 대한 새로운 경각심이 강조되는 계기였다. 우리는 수차례 국보 제1호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후속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이건무 문화재청장이 목조문화재 방재 시스템 구축을 올해의 주요 업무로 삼겠다고 밝혔다. 당연한 조치다. 이건무 청장은 간담회를 통해 “올해는 경보장치 및 수동소화 설비를 완비하고 내년에는 자동진화 설비까지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공언이 한 치의 허술함도 없이 실현되길 빌어마지 않는다. 문화재 관련 정책은 입안 단계에서 주목 받을 뿐 뒤가 흐지부지되어도 별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게 그간의 관례다. 정책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안전 마인드다. 사찰의 목조문화재도 마찬가지다. 불자들이 솔선하여 화재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사찰측도 방재 매뉴얼을 작성해 숙지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수백년을 이어온 문화유산은 유형의 유산이면서 거기에 엄청난 무형의 가치를 담고 있다. 그런 문화재를 화마로부터 지켜내는 일은 해당관청의 빈틈없는 정책과 관리주체의 철저한 대비, 그리고 향유하는 국민들의 높은 안전의식이 맞아 떨어질 때 가능한 것이다. 이건무 청장의 공언은 그래서 주목할 만하고 지켜봐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