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옥
동국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세계적인 시사주간지 타임즈는 2007년의 인물로 자신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어 인터넷을 통해 다른 이들과 공유하고 능동적으로 세상을 바꿔가는 평범한 이용자들인 ‘당신(you)''''을 선정하였다. 이렇게 ‘평범한 당신’을 올해의 인물로 만든 일등공신은 웹 2.0이라는 새로운 인터넷 환경이다. 웹2.0은 일방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던 기존 인터넷 환경과는 달리 누구나 손쉽게 콘텐츠를 생산해 인터넷에 올리고 공유할 수 있는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환경을 말하며 블로그, UCC 지식검색 등은 참여·공유·개방이란 웹2.0 문화가 창출해낸 최근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다.
웹2.0의 문화는 누구나 참여하여 콘텐츠를 만들 수 있기에 브리태니커 백과사전보다 더 방대한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를 네티즌들이 참여하여 만드는 등의 순기능도 있지만 잘못된 정보로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을 오염시키는 역효과도 만만치 않으며 때로는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기도 한다. 일례로 최근의 가수 ‘나훈아’의 사건을 보라. 인터넷으로 유포되던 잘못된 정보가 사회적 파장으로까지 확대된 것을 우리는 경험한 바가 있다.
인터넷의 잘못된 정보가 개인적인 것이거나 또는 연예잡담 같은 경우에는 그 피해 정도가 좁고 어떤 경우는 웃어넘기는 해프닝으로 취급할 수 있겠지만 잘못된 정보의 대상이 불교이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것이라면, 이것이 악의적인 폄훼와 왜곡에 의한 것이라면 그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중차대하다 할 것이다.
3월 12일자 현대불교의 ‘e-세상에 넘치는 엉터리 불교정보’ 기사는 e-세상에 넘치는 엉터리 불교정보 대한 상세한 현황을 기획 취재하였고 이는 불교전문정보의 부족, 불교관련 네티즌의 활동 미비에 따른 자체적인 콘텐츠 정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적시한 바가 있다. 웹2.0의 문화는 사용자가 스스로 만들고 자체적으로 콘텐츠 정화를 이루어가는 것이기에 엉터리 불교정보에 대한 대책으로 포털사이트에 항의하거나 또는 백서를 만드는 것 등은 현 문화코드에 맞지 않는 단편적인 대책일 뿐이며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정도(正道)일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최우선적인 과제는 불교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디지털화하는 것이다. 여기서 올바른 정보란 정확한 정보일 뿐만 아니라 수준에 맞는 정보를 의미한다. 모든 정보는 수준을 가지고 있다. 동일한 불교 정보라 하더라도 불자와 비불자를 위한 정보, 전문가와 일반인을 위한 정보, 어른과 아이를 위한 정보 등 그 활용용도와 눈높이에 맞게 가공된 정보가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올바른 불교정보의 구축은 전문가에 의한 특정 기관의 과제가 아니라 웹2.0의 문화에 맞게, 위키피디아를 만들었던 경험으로 모든 불자 네티즌들의 참여를 유도한다면 짧은 기간에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올바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이러한 일들은 종단과 교계 언론이 캠페인을 벌이고 비영리 기관이면서 모든 전문가를 갖추고 있는 동국대학교가 주체가 된다면 손쉽게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불교관련 네티즌의 활동미비는 보다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영역이다. 메신저, 블로그, 등으로 대별되는 요즈음 젊은이들의 적극적인 참여의식이 웹2.0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기에 불교계는 활동적인 젊은이들을 양성하기 위한 포교에 좀 더 노력을 경주하고, 이들이 활동하며 지켜야할 양질의 불교 정보가 있을 때 불자 네티즌들이 불교정보에 대한 자체적인 콘텐츠 정화에 나설 것이라 믿는다.
최근 <시크릿>이라는 책이 화제이다. 이 책은 서양인이 저술하였으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고 있다. 우리 내면의 숨겨진 힘, 즉 자성불(自性佛)을 믿고 간절히 관(觀)하며 행(行)을 바꾸면 모든 일이 이루어지는 위대한 비밀에 관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것은 물질사회에서 부처님의 뜻을 따르고 싶은 사람이 많다는 반증이기도 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 불자들은 전통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처님 법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디지털화하고 널리 알리는데 적극적인 참여 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