總說 7
우리의 마음에는 세 종류의 커다란 지혜가 있는데
이 지혜가 홀연히 용솟음치듯 나타나면
공·가·중 삼제의 이치 전체가 철저하게 나타난다
다시 말해서 무상보리과를 끝까지 증득한다는 것이다
4. 조화(調和)
안과 밖을 이미 말끔히 정리했다면 다음으로는 다섯 가지를 알맞게 조화해야 한다. 첫째 음식은 너무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포만감을 느끼지 않게 해야 하며, 두 번째는 수면을 알맞게 조화해야하며, 세 번째는 몸을 너무 느슨하거나 또는 딱딱하게 조이지 않도록 조화해야 하며, 네 번째는 호흡을 거칠지도 매끄럽지도 않게 조화해야 하며, 다섯 번째는 마음이 들뜨거나 너무 가라앉지 않게 조화해야만 한다.
이처럼 몸과 마음이 알맞게 조절이 되어야만 다음에 나오는 다섯 가지 지관방편을 올바르게 실천할 수 있다.
5. 방편행(方便行)
욕(欲)ㆍ염(念)ㆍ진(進)ㆍ혜(慧)ㆍ일심(一心) 등 이 다섯은 지관수행을 올바르게 행할 수 있는 훌륭한 방편이다. 방편이란 지관을 정식으로 수행하는데 있어서 훌륭한 밑받침, 즉 보조수행이라는 의미다. 이 같은 방편행을 빠짐없이 갖추어야만 지관공부로 진수할 수 있다. 그러므로 다음으로 지관을 정식으로 수행하는 정수(正修)를 밝혔다.
6. 정수(正修)
지관을 정식 수행하는 방법은 두 종류가 있다. 첫째는 앉아서 수행하는 좌중수(坐中修)와 인연 따라 경계를 마주하며 수행하는 역연대경수(歷緣對境修)이다. 그 의미는 본론에서 자세하게 설명할 것이다.
정식수행인 ‘정수’와 보조수행인 ‘방편’을 빠짐없이 갖추어야만 지관수행을 하는데 있어서 선근공덕이 개발될 수 있다.
왜냐하면 중생들은 무시이래로 갖가지 선근공덕을 점진적인 측면에서나 단박적인 측면, 이 두 가지 측면에서 동시적으로 본래 갖추고 있다. 그러나 온갖 번뇌에 오염되고 뒤덮였기 때문에 현재 발현하지 않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이 이치를 알고 지관을 수행한다면 일 체 선근공덕이 개발될 수 있으므로 다음으로 선근이 개발되는 문제를 말하였다.
7. 발선근(發善根)
수행하는 도중 선근이 발동할 때 자신의 마음에 쌓인 무시이래의 업식 종자가 동요하면 모든 마군이 수행인이 생사를 벗어나 성불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모습으로 보이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마군권속이 내 마음밖에 별도의 모습으로 실재한 모습으로 찾아와 수행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이는 수행하는 마음속에서 일으킨 분별일 뿐이다. 이른바 “도가 한 길 높아지면 마군은 열 길이나 높아진다” 한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수행인이 이를 알았다면 반드시 그 실체를 미리 깨닫고 예방을 해야만 자기 마음에서 일어나는 마군경계에 현혹당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므로 마군의 경계를 깨달으라는 문제를 말하였다.
8. 명마각(明魔覺)
수행인이 마군의 경계를 살피고 깨달아 그 실체를 알았다곤 하나 사바세계 중생들은 무시이래로 쌓은 업장이 수미산보다도 높고 두텁다 한다. 그러므로 한번 크게 조복 받지 않는다면 온갖 마군의 병통이 한꺼번에 일어난다.
병통이 일어나면 수행진수에 있어서 장애가 일어나 이것이 도를 장애하는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다음으로 병환을 대치하는 방편을 밝혔다.
9. 대치병환(對治病患)
이미 마군이 사라지고 병환도 말끔히 제거됐다면 수행인이 진실한 지관공부를 하여 반드시 도를 증득할 수 있다. 그러므로 다음으로 과보를 증득하는 문제를 최후로 밝혔다.
10. 증과(證果)
진실한 공부를 통해 불도를 성취하는 것을 비유하면 마치 물이 모이면 시냇물을 이루는 것과도 같다. 우리 자신의 마음에는 세 종류의 커다란 지혜가 있다. 이 지혜가 홀연히 용솟음치듯 나타나면 공ㆍ가ㆍ중 삼제의 이치 전체가 철저하게 나타난다. 다시 말해서 무상보리과를 끝까지 증득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최후에 증과문으로서 결론을 맺고 있다.
今略擧此十意 以明修止觀者 此是初心學坐之急要
지금까지 열 가지 의미를 총략적으로 열거하여 지관을 수행하는 방법과 지관인과의 시말까지도 처음부터 끝까지 밝혔다. 이는 처음으로 발심한 수행인이 좌선을 배우고 수행하는데 있어서 가장 편리하고 가장 긴요한 절실한 법문이다.
若能善取其意而修習之 可以安心免難
수행인이 그 의미를 훌륭하게 간파하고 지관을 수습한다면 작게는 그 마음이 편안하게 안정되어 환란을 면할 수 있다. 가령 그 예를 하나 든다면 지자 대사의 속가형인 진침(陳鍼)이 지관을 유루법으로 수습하여 단명의 근심에서 벗어난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發定生解 證於無漏之聖果也
한 걸음 더 나아가 지관을 무루의 마음으로 수행하면 지수행을 통해서 선정이 일어나고 관수행을 통해서 지혜가 발현된다. 이처럼 지관을 쌍으로 운행하고 정혜가 평등하게 발현하면 그 때에 이르러서야 무루의 성과를 끝까지 증득할 수 있다.
여기에서 우리가 간과해선 안 될 것은 여기에서 말하고 있는 무루의 성과로 소승인이 공쪽으로 치우친 편협한 무루의 성과가 아니라 대승 중도 무루대열반으로서 성과라는 점이다.
이로써 분명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지자대사께선 오직 일대사인연인 중생제도를 위해 지관을 설함으로써 모든 중생들에게 부처님의 지견(知見)을 개시오입(開示悟入)했을 뿐이다. 이상으로 지관총설은 일단락 짓고 다음호부터는 본론으로 들어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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