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1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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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나라를 살린 보살의 마음
깊고 간절한 마음 에너지가 병 고쳐

M씨는 불평불만이 많은 편이었다. 특히 정치에 대해서는 너무 실망스러운 경우가 많아 “우리나라는 왜 이래, 다 보기 싫다! 나도 이민이나 가 버릴까”가 자주 나오는 한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스님의 법문을 듣고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바로 다음의 이야기였다.

옛날 어느 나라에 알 수 없는 전염병이 돌기 시작했다. 며칠을 앓다가 쓰러져 목숨을 잃는 무서운 병이었다. 온 나라 의사들을 동원하여 고쳐 보려 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당황한 왕실에서는 커다란 제단을 마련하여 갖가지 음식을 쌓아놓고 하늘에 제사를 지내며 이 재난을 물리치게 해달라고 빌었다. 절에서도 기도법회를 하며 불자들은 가족의 건강발원을 위한 등을 켜려고 열심이었다.
그 나라에 한 가난한 보살이 있었다. 어려서부터 배운 것도 없고 가진 것도 없어 남의 집 일을 하며 힘들게 살고 있었다. 그러나 불심만은 누구 못지않게 진실하고 순수했다. 보살은 병에 죽어가는 사람들 소식을 듣고 아픈 사람들을 위해서 자신도 절에 가서 등을 켜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등을 켜려면 보시금이 필요했는데 너무 가난한 형편에 어려웠다. 그래서 열흘 넘게 거의 잠을 자지 않고 바느질을 하였다. 마음으로는 오직 “부처님, 관세음보살님, 지장보살님! 우리나라를 구해 주소서.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세요. 병을 물리치게 도와주세요” 하면서 기도드렸다.
그 마음이 너무 절실하고 병든 사람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깊어 바느질하는 손위로 눈물이 뚝뚝 떨어지곤 하였다. 밤새 울면서 기도하게 되어 아침이면 눈이 퉁퉁 붓는 경우가 많았다. 피곤하고 힘들었지만 보살은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려야겠다는 일념에 품삯을 모아 결국 간신히 보시금을 마련해서 절로 향했다.
야외에 특별히 마련된 곳에 각자의 초에 불을 밝혀 올리게 되어 있었다. 사람들 틈에서 보살도 자신의 초에 불을 밝히고 합장하며 간절히 기도를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촛불들은 꺼져 가고 사람들은 안타까워 웅성웅성하고 비를 피하여 자리를 뜨는 사람들도 생겼다.
그러나 가난한 보살은 개의치 않고 계속 기도하고 있었다. “부처님, 관세음보살님, 지장보살님, 도와주세요, 불쌍한 사람들을 살려주세요!” 가슴에서 마치 뜨거운 응어리가 녹아내리는 것처럼 눈물이 끊임없이 흘러내렸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쏟아지는 비속에 모든 촛불이 꺼졌으나 촛불 하나 만은 여전히 밝게 빛나며 타오르고 있었던 것이다.
바로 가난한 보살이 밝힌 촛불이었다. 보살의 눈에만 어떤 현상이 나타나보였다. 그 촛불로부터 나온 빛이 하늘로 올라가 전부 퍼져서 온 국토를 밝게 비추고 있었던 것이다. 그 날부터 사람들의 병이 낫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열흘 째 되는 날에는 전염병이 그 나라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고 한다. 한 가난한 보살의 간절한 마음과 기도가 온 나라를 살리는 마음의 촛불이 된 것이다.

스님은 “요즘의 우리는 육신의 병이 아닌 마음의 병에 걸려 있습니다. 온통 나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아상과 탐심의 병, 타인에 대한 비방과 증오의 병에 걸려 있는 것 아닙니까. 이 전국적인 전염병을 고치는 길은 각자 내 마음부터 돌아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살의 마음으로 이 마음의 병이 낫기를, 모두 함께 참된 부처님의 마음을 회복하기를 바라며 일심으로 기도하고 정진해야 합니다”라고 하였다. M씨는 “이제 보니 우리들의 마음의 병을 고쳐야겠어요. 부끄럽지만 저는 도대체 불자라고 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위해 진심으로 기도해 보질 못했어요”라고 한다.
“깊고 간절한 마음은 닿지 못하는 곳이 없으니 그것이야말로 참된 에너지이다”라고 하였다. 사회와 다른 사람만 탓하고 불평하기 전에 과연 나는 얼마나 진실하고 간절한 마음의 빛을 밝혀 기도하며 정진하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황수경(동국대 선학과 강사)
2008-03-01 오후 10:5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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