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70. 4.28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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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을 지탱해준 인연 (중)-주보문심 서울 마포구 망원동
통도사에서 <범망경> 법문을 듣고 보살계를 수지한 그 얼마 후 서울로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어느 절에 가야하나 고민하던 저는 여러 도반들의 이야기를 참고삼아 도선사를 찾아가게 됐습니다.
도선사를 찾은 저는 무척 감격했습니다. 그곳은 청담 스님께서 주석하신 곳이었던 겁니다. 그 즈음 저는 <마음>이라는 청담 스님의 구도집을 읽으며 스님의 수행에 깊은 감동을 받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마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인연의 끈이 저를 이끌어주는 것만 같았습니다. 도선사를 원찰로 저의 신앙생활은 계속되었습니다. 하지만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그 곳에서 신행하는 것은 처음에는 무척 외로웠습니다. 절에 갈 때마다 일주문에서부터 부산의 도반들과 말없이 우리에게 정진을 가르치시던 큰스님이 떠올랐습니다. 시간이 날 때 마다 저는 석불전에서 기도드리며 발원했습니다.
경전공부가 너무 하고 싶었습니다. 부산에서 <금강경> 3개월 배운 것이 제 경전공부의 전부였습니다. 상경한지 1년이 지난 후 저는 <법화경>을 배울 수 있는 인연을 만났습니다. 저는 그때 조그만 장사를 했었습니다. 그러나 법회가 있는 날이면 오전 장사만 하고 절로 향했습니다. 오후에 시작하는 법회에 참석하여 한마디라도 놓칠세라 열심히 경청했습니다. 점심도 못 먹고 법문을 듣는 날이 많았지만, 이 좋은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습니다. 얼마 후 간부로 뽑혀서 <법화경>의 여러 품을 더욱 세밀하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공부가 깊어지면서, 제가 천주교를 믿으면서 항상 의문을 가졌던 문제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불교의 ‘인과법’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고해성사를 하고난 후 저와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죄라는 것이 이렇게 고해성사를 통해서 없어진다면, 사람들은 자꾸 죄짓는 것을 가볍게 생각하지 않을까?”하는 회의를 느꼈었습니다.
저는 자신이 조금씩 변해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법화행자로서의 행을 은연중에 하고 있었나봅니다. 이웃의 아는 분들이 가끔씩 자기네들의 고민을 나에게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저는 항상 그 분들의 고민을 함께 걱정하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주었습니다. 나와 이야기를 하다보면 참 마음이 편해진다고 했습니다.
매일 집에서 <법화경> 독송하는 것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법화경> 공부를 6년쯤 했을 때 제게는 또 시련이 닥쳐왔습니다. 어떤 불사를 돕다가 서로 오해가 생겨, 저는 더 이상 사찰에서 <법화경> 공부를 못하게 된 것입니다. 그 충격으로 저는 모든 생활의 의욕을 잃고 두문불출하는 생활을 했습니다. 가슴을 짓누르는 고통과 정신적인 고통…. 그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나날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는 한마음선원 대행 스님을 친견하게 됐습니다. 선실에서 큰스님을 뵙는 순간 저는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멀리 뒷자리에 앉아서 마음속으로 ‘큰스님 저의 큰 고통을 좀 덜어주십시오’하고 간절히 관했습니다. 내 차례가 되어 “큰스님을 뵙고 마음공부를 하고 싶습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너는 내가 여기 있는 줄 몰랐더냐” 하시면서 큰스님 구도집과 법문 테이프로 열심히 공부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대행 큰스님을 친견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온통 가슴을 짓누르던 마음의 고통이 사라지고, 제 마음은 말 할 수 없는 편안함이 가득 채워진 것이었습니다. 방금 뵙고 나온 큰스님의 모습이 계속 아른거렸습니다. 집에 와서도 밤에 잠들 때까지 큰스님의 자애로운 모습이 계속 눈앞을 아른거리며 제 머리와 마음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큰스님의 구도집과 법문테이프를 들으면서 새롭게 마음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 동안 해왔던 <법화경> 공부가 바탕이 되어 모든 것을 ‘주인공’에 맡기고 관하는 것은 어렵지 않게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고통을 떨치고 수행을 한 지 몇 달 후 선원을 가려는데 남편이 같이 가자고 했습니다. 그동안 저의 신행생활을 묵묵히 지켜보기만 했던 남편의 변화가 고마웠습니다. 선원을 가기 위해 전철 타는 시간만 1시간 30분. 남편은 놀라워했습니다. 이렇게 먼 곳을 사흘이 멀다 하고 다녔느냐고….
그렇게 남편도 큰스님 법문을 듣고 발심하여 법형제 회원이 되었습니다. 법형제 회원들의 따뜻한 배려 속에 남편의 마음공부도 점점 깊어졌습니다. 남편은 어느 날 “새로운 인생을 사는 것 같다”고 말하며 행복함을 내보였습니다. 각박한 사회에서 나누는 인간관계에서 보다 새로 느끼는 종교생활에서 도반들의 훈훈한 인간미에 남편도 저와 같은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입니다. (계속)
2008-03-01 오후 12: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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