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 연등축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동대문운동장에서 조계사까지 이어졌다. 해마다 불자들이 스스로 만든 등을 들고 부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연등축제.
연등축제의 기원은 인도에서 시작된 연등회이다. 중국 동진의 법현 스님이 339~414년 인도 구법여행을 다녀온 뒤 써낸 <법현집>에 따르면 중인도 지역에서는 출재가자들이 사원에 모여 서로 재주를 겨루고 꽃과 향을 공양했다. 불상을 모시고 화려하게 치장한 수례를 끌고 사찰에서 마을까지 순례했다.
이 같은 연등회는 중국에서는 국가적인 의례가 됐다. 당나라 때는 3일간 통행금지를 해제하고 가무와 백회를 공연하는 등 전국적인 축제로 연등회가 치러졌다.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 때 연등행사가 도입돼 부처님오신날에 갖가지 등을 만들어 강에 띄우고 사찰 민가관청 등이 모두 등을 밝혔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관청중심의 행사는 중지됐지만 세시풍속으로 전승됐다. <동국세시기>에 따르면 부처님오신날 낮에는 절에 가서 공양을 올리고, 저녁에는 집집마다 세운 등대에 자녀수대로 등을 밝혔다. 거리 곳곳에 형형색색의 등을 달았으며 밤에는 온 장안의 남녀들이 등을 들고 나와 관등놀이를 즐겼다.
초저녁이면 잠두봉에 몰려들어 불야성을 이룬 서울을 구경했다고 한다. 조선 성종 때는 한성을 대표하는 열 가지 경치인 중에 종로의 연등 구경이 포함되는 등 명물이 됐다. 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