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에 사는 사람들은 부자ㆍ형제ㆍ부부ㆍ가족, 안팎의 친척 사이에 서로 공경하고 사랑하여 미워하지 않으며, 내 것을 아끼지 말아야 하며, 말과 안색이 늘 화평하여 서로 뜻이 어긋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무량수경>
이탈리아 북부 만토바 인근의 신석기 시대 유적지에서 발굴된 남녀 유골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5000전에 묻혔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유골들이 화제의 대상이 된 것은 바로 자세 때문. ‘발다로의 연인’이라고 불리는 유골은 서로 마주 보고 꼭 껴안은 자세로 발굴됐다.
이 독특한 포옹 자세에 대해 남성이 사망하자 영혼의 동반자 역할을 위해 여성을 희생시켰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시간을 뛰어넘는 불멸의 사랑에 무게중심을 두려 한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프리허그(free-hug) 운동이 상륙했다. 헌터씨가 어머니 죽음을 계기로 어머니의 인간에 대한 사랑과 소망의 정신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했다는 이 운동은, 말 그대로 아무런 조건 없이 포옹하는 것이다.
포옹문화가 익숙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어딘가 생뚱맞아 보여 거부감을 일으키기도 한다. 하지만 현대인들의 소외감과 고독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 서글픈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한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고.
나는 자문해본다. “나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포옹을 나눈 적 있는가”.
제 몸보다는 남의 몸 사랑하고 제 목숨으로 남의 목숨에 견주는 그는 남을 해치지 않는다. <출요경 염품>
■남동우(취재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