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0 (음)
> 종합 > 기사보기
일체 만법을 다 닥치는 대로 맡겨 놓고 넘어가라!
내 마음속에 주인공이 있으니 거기서 하게 하세요!

(지난 호에 이어서)
여러분이 부모를 위해서 예수재를 지내 드리는 것은, 부모가 이다음에 환토해서 이 세상에 다시 나오실 때에 무의 통장을 해 가지고 나오시게 하는 겁니다. 그러면 유(有)에서 물질적으로 궁색하지 않게 잘 사실 수 있다는 뜻에서 예수재를 해 드리는 거죠.
또 돈이 있다면 스님들한테 몇십만 원이라도 몇백만 원이라도 몇천만 원이라도 갖다 드리면서 “저는 부모님으로부터 이 육을 받아서 자식으로 태어났는데 피와 살, 뼈를 다 받은데다가 열 달 내내 뱃속에서 보살핌을 받았습니다. 이것만 해도 머리를 깎아서 신을 삼아 드려도 다 못 갚는데, 더군다나 마른자리 진자리를 바꿔 뉘어 주시고 맛있는 걸 골라 먹이면서 이렇게 길러 주셨는데 무엇으로 다 빚을 갚으오리까? 그러니 우리 부모님을 위해서 이렇게 준비하였으니 부모님이 바로 부처님 자리와 한자리 하도록 해 주십시오.” 하고서 시주를 한다면, 부모의 이름을 쓰고 하지 않아도 시주를 해 드리는 것만은 아주 찬성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돈도 없는데 빚을 얻어다가 하라는 거는 아닙니다. 병이 나서 고통이 무척 심하다면 지금 급하니까 내 형편대로 여기 부처님 앞에 갖다 놓고 정성들이면서 공부하는 겁니다. 그렇게 아픈 거를 계기로 삼아서 공부하면서 정성을 들인다면 빚도 안 지고 여러분의 병 나으니 좋고, 또 그 돈 모아서 도량을 지으니 좋고, 또 마음공부를 하니 지혜가 넓어지면서 풍부해지고, 이 도리를 아니 저승과 이승을 서로 회전해 가면서 삼라만상의 구경을 할 수 있어서 좋고, 그러니 얼마나 좋은 게 많습니까?
세세생생 창살 없는 창살을 벗어나서 우리가 우주의 근본을, 뿌리를, 섭류를 다 알 수 있는 능력 있는 자유인이 됐을 때, 비로소 부처라고 하고 또는 자유인이라고도 하고 법신이라고도 합니다. 가만히 있으면 부처요 생각을 내면 법신이요 몸을 움죽거리면 화신입니다. 여러분이 지혜가 있으면 바로 문수, 자기 몸을 위하면 바로 보신입니다. 자기가 명이 짧은 듯하면 ‘나는 조금 더 있어야 하지 않소?’ 하고 자기한테 물었을 때 그렇게 될 수 있을 거고, 또 ‘나는 몸을 벗고 가겠소.’ 할 땐 그냥 자유껏 그렇게 갈 수 있고…, 자유스럽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여러분이 사람으로, 고등 동물로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90%, 100%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몰라서는 아니 됩니다.
이런 예가 있었습니다. 미국에도 산호세 지원이 있고 알래스카 지원이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 지원이 생기지 않았을 때입니다. 미국에서 무슨 정신 질환이든 뭐든 병자들한테 전화가 많이 왔습니다. 한국 사람만 아니라 미국 사람도 말입니다. 그랬을 때에 나는 뭐라고 대답을 했느냐 하면 “알았습니다.” 했습니다. 그것밖엔 말을 안 했습니다. 왜? 사람을 만나야 “네 마음속에 주인공이 있으니, 그 보배가 거기에 있으니 거기서 하게 해라.” 이럴 텐데 전화니까 어떻게 할 수가 없거든요. 그러니까 무조건 심부름을 해 줘야만 되는 입장이 돼 버렸단 말입니다. 그 심부름은 무슨 둘이 돼서 심부름이 아니라 내가 그 사람 속으로 들어가서 그 사람이 돼야 되지 않겠습니까? 이게 심부름입니다.
여북하면 옛날에 “부처님이 어디 있습니까?” 하니 “똥 친 막대기니라.” 하셨다지 않습니까. 예전에는 똥간에다가 막대기를 기다랗게 하나 세워 놓고선 거기다가 쓱쓱 씻었거든요. 씻을 종이도 없고 그런 게 없으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똥 친 막대기니라.” 그랬거든요. 똥 씻은 막대기니라 이거예요. 부처님이 어디 있느냐고 하니까 말입니다. 어떤 게 부처냐고 물으니까 말입니다. 그러니 이와 같이 네가 내가 되고 내가 네가 되고…, 여러분이 여기 가득 차 있지만 내 이 모습은 놔두고도 모습 없는 모습들이, 내가 여러분이 다 될 수 있고 여러분이 내가 다 될 수 있는 그러한 바로 멋진 묘법이 있다는 것을 여러분은 아셔야 합니다.
인간은 고등 동물입니다. 여러분이 천안통 즉, 천체망원경도 가지고 계시고 천이통이라는 천체무전기 즉, 듣는 것도 다 가지고 계시고 타심통, 즉 말하자면 남의 속을 다 알 수 있는 거를 다 가지고 계시고 숙명통 즉, 남이 지나온 거를 다 알 수 있는 것도 여러분이 가지고 계시고 가고 옴이 없이 가고 올 수 있는 신족통도 다 가지고 계십니다. 이 다섯 가지를 굴리는 것이 바로 법륜입니다, 법륜! 그리고 누진통은 책정기라고 할 수 있겠죠. 책정기 즉, 누진통이 이 다섯 가지를 다 굴릴 수 있어야 자유인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보는 것도 도가 아니고 병 고치는 것도 도가 아니고 듣는 것도 도가 아닙니다. 전체 다 듣는다 하더라도, 남의 속을 빤히 들여다볼 수 있다 하더라도 그건 도가 아니다 이런 말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배우는 과정에서는 모든 걸 종합해서 ‘주인공’ 하나로 기둥을 세워야 합니다. 사대 오온이 다 공해서 삼천대천세계가 다 공했으니까 ‘주인공’ 할 수밖엔 없죠?
여러분, 이것을 이해하시도록 이런 얘기를 잠깐 할까요? 지난번에도 얘기했지만 여러분 중에 아버지 되시는 분들을 예로 들어 봅시다. 때에 따라서 금방 자식이 쫓아 들어와서 “아버지!” 하고 부르죠? 그러면 내가 아버지가 된다는 생각도 없이 금방 “그래, 너 어디 갔다 들어왔니? 왜 늦게 들어왔니?” 이러거든요. 이건 자동적입니다. 금방 아버지가 됐어요. 근데 그건 금방 지나가 버리고 “여보!” 그러거든요. 그러니 금방 남편이 됐죠. 또 안에서 부모가 말입니다, “아무개 아범아!” 하고 부르니까 “예.” 그러고 들어가거든요. 그러니 금방 5분, 10분 사이에 몇 가지 이름을 가지고 계십니까? 몇 가지 행을 하셨습니까? 하하하…, 그랬으니 말입니다. 그것이 바로 그렇기 때문에, 찰나찰나 나투고 돌아가기 때문에 ‘주인공’ 했습니다. 공했다 이겁니다, 주인공!
그러니 없는 게 아니고 이렇게 찰나찰나 나투면서 일분일초도 떠나지 않고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 뜻을 비유한다면, 인간과 나무들이 공생 공용 하고 공체로서 이렇게 공기를 서로 주고받고, 즉 말하자면 이산화탄소나 산소 같은 것을 서로 공급하면서 먹고 살면서 돌아가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지구 밖으로 저 시계 같은 걸 던져 보세요, 어떻게 돌아가나. 쉴 사이 없이 돌아갈 겁니다, 아마. 이런 걸 입증을 해서 지금 물질과학으로써 얼마나 광대무변하게 발전이 됐습니까? 그러나 심성과학으로써 천체심성물리학이라고 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합니다. 마음이 아니라면 어떻게 그것을 연구했겠습니까? 마음 없이 연구할 수 있겠습니까? 그것도 마음입니다.
그러니 오늘 제주도에서 여러분을 한 분 한 분 만날 때에 복잡한 생각들이 느껴졌는데, 나는 복잡하게 생각 안 합니다. 여러분이 한번 잘 생각한다면 복잡한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왜? 여러분이 주인공, 그 보배만이 할 수 있다라는 것을 믿는다면 일체 만법을 다 닥치는 대로 하고 넘어가는 겁니다, 닥치는 대로! 안되는 거를 ‘이거, 주인공에 아무리 이렇게 해도 안되는데….’ 이런 사람은 믿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또 한 가지는, 안되는 것도 법이기 때문에 안되는 거는 안되는 것대로 ‘어! 당신밖에 해결할 수가 없어. 안되는 것도 당신이 안되게 했으니까 안되는 거지.’ 하고 믿을 수 있어야 합니다. 안되는 것도 법 되는 것도 법, 안되는 것도 자비 되는 것도 자비입니다.
예전에 저 원주에서 있었던 얘깁니다. 어느 신도가 열 식구가 한 집에서 살았습니다. 3대가 살았는데 그 3대 중에 뼈가 없어서 몸을 못 쓰는 자식이 있었습니다. 어른이 다 되도록 누워서 고개도 못 쳐드는 거예요. 그런데 밥은 잘 먹거든요. 고개만 이렇게 받쳐서 들어 주면 한 그릇씩 먹고선 똥은 그냥 받아 내는 거지요. 그러니 그 한 사람으로 인해서 열 식구가 다 고생을 하는 겁니다. 죽어도 내내 잊지 못하는 건 그 부모일 겁니다. 부모가 돌아가시기 전에는 자식이기 때문에 수발을 다 들지만 돌아가시고 나면 형제가 그렇게 해 줄 것 같습니까? 천만의 말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부모가 날더러 이런 말을 했습니다. “스님, 좋은 일 좀 하십시오!” 그래서 “무슨 일인데요?” 하니까, 그때만 하더라도 제가 아마 서른 안짝이었으니까요. “무슨 좋은 일인데요?” 하니까 그런 얘기를 하면서 “제발 좀, 저 살아 있을 때 이걸 좀 처리해 주십시오.” 그러는 겁니다.
그래서 내가 그런 말을 했습니다. 웃으면서 “내가 그런 거 처리하는 사람입니까? 당신이 못하는 걸 내가 어떻게 합니까?” 그렇게 해 놓고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때 그 사람네들은 백화점을 했습니다. 돈도 참 많았고 그랬습니다. 그래서 그때 한창 절 지을 때니까, 주인공밖에는 처리를 못한다고 믿고 맡기고 지극히 정성을 들이면서 당신 형편대로 시주를 하라고 그랬습니다. 그랬더니 정말 그렇게 했던지 그 애가 그만 가 버렸습니다. 가 버린 게 아니라 바꿔진 거죠.
그런데 그 아이가 어디로 태어났느냐 하면 형님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그거 믿지 않으실 테죠? 그런데 그 아이는 요기 점이 요렇게 조그맣게 있었습니다. 그랬는데 태어난 그 아이가 똑같이 그 점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그 점을 가지고 나와서 그렇게 되는 게 아닙니다. 몸을 바꿔서 몸을 성하게 해 줬으니 죽이는 것도 자비요 살리는 것도 자비 아니겠습니까, 부처님 법이? 얼마나 자비입니까, 그게? 열 사람 살렸지요, 걔 몸 바꿔 줬으니 살렸지요. 또 그 아들이 불쌍해서 애썼으니 그거를 다 풀라고 또 그 집의 손자로 태어나게 했지요. 얼마나 좋습니까, 그거? 이렇게 일거삼득으로 좋은 일만 생기니 여러분도 그 보배 하나 가지면 일체 만법을 다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까 내가 이런 얘기 했죠? 때에 따라서는 부모가 되고 때에 따라서는 남편이 되고, 때에 따라서는 자식이 되고 때에 따라서는 친구가 되고 이렇게 바뀌는 것이 바로 그거와 똑같다고요. 일체 만법을 다 적용시킬 수 있어서 닥치는 대로 놓으면 놓는 대로 작용된다고요. 아파서 놓으면, 맡기면 즉, 일임하면 금방 의사가 됐다가 또 가난을 면하고자 놓으면 금방 관세음보살이 됐다가…, 금방 이렇게 자꾸자꾸 자동적으로 화해서 나투니까요.
여러분에게 이런 말로 해 줘서 알게 하는 건 안됐지만, 이렇게 해서 자동적으로 생활 속에서 좀 더 자기를 유익하게 건지면서 나가다 보면 신심도 아주 돈독하게 되고 자기가 공부를 하려고 애쓰게 되면서 능력이 생겨서 남까지도 도와줄 수 있습니다.
이런 예가 있었습니다. 우리 선원에 청년법회가 있거든요. 지금도 그 청년이 회장입니다. 그런데 그 청년회장이 언젠가 와서 자기 사촌 동생이 폐병을 앓아서 죽게 됐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악을 빽 썼습니다. “네 보배는 어디다 두고 누구더러 해 달라느냐?” 그러고 야단을 쳤죠. 그랬더니 “예, 알았습니다.” 그랬습니다. 그러면 그 사람은 왜 알았다고 그랬을까? 무슨 생각을 하고 알았다고 했을까 이겁니다.
그러더니 나중에 한 두어 서너 달 지났는데 그때 와서 “진작 말씀을 드려야 할 거를 못 드렸습니다. 저는 그것 때문에 제 마음의 감응을 받았고 그 아이를 고쳤습니다. 스님, 뜻으로써 고치는 방법을 제가 알았으니 머리를 잘라서 신을 삼아 드린들 이 은덕을 어떻게 갚겠습니까?” 했습니다. “그게 아니다. 바로 네가 한 것이다. 나의 은덕이 아니라 바로 너의 은덕이니라.” 그랬습니다.
그러니 얼마나 좋은 법입니까? 일체 만법을 그 보배 하나로 할 수가 있으니 말입니다. 수없이 바꿔지면서 여러분을 도와줄 수 있는 그러한 보배 구슬이 여러분한테 있으니 말입니다.
용(龍)도 여의주가 있어야 하늘에 오른다고 했습니다. 용이라는 것은 어떠한 물체를 가지고 말한 것이 아닙니다. 능력을 바로 용이라고 한 것입니다. 그래서 ‘여의주를 물지 않으면’ 하는 거는 ‘오신통을 자기가 굴릴 줄 모른다면’ 하는 거와 같습니다. 그걸 여의주라고 했고 구슬이라고 했고 보배라고 한 것입니다. 그걸 굴리지 못하면 하늘에 못 올라간다 이 소립니다. 말이 하고 싶어도, 또 어떤 때는 하려고 하다가도 딴 데로 달아나가 가지고 말하고 싶은 것을 못할 때가 있어요, 글쎄. 참….
끝으로 여러분한테 한 가지 질문하겠습니다. 옛날에 수많은 조사들께서 주장자를 들고 한 번 땅! 치고선 “이 소리가 무슨 소린가 일러 봐라.” 하신 예도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런 예가 있지만 말입니다. “이 주장자의 눈을 봤느냐?” 할 수도 있습니다. “판치생모(板齒生毛)니라.” 하는 그 천칠백 공안들을 하나하나 내던진 일이 있었습니다. 근데 오늘 이런 얘기 가지고 한번 질문하겠습니다. 여러분이 말없이 대답을, 특별한 대답을 하셔야 할 것입니다. 그냥 아무렇게나 대답하는 게 아닙니다.
옛날에 실제 비구니라는 분이 있었습니다. 유명했습니다. 근데 비구니를 업신여겼기 때문에 그 실제 비구니에 대하여 도승으로서의 일화를 남겨 놓지도 않았겠지만 말입니다. 그 비구니 스님이 삿갓을 쓰고 석장을 짚고선 금화산이라는 데를 갔습니다. 옛날에는 왜 그렇게 다녔느냐 하면 공부를 웬만큼 했으면 점검을 하기 위해서, 여러 절로 다니면서 스님네들을 방문할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거기 금화산의 주지 스님이 바로 구지 스님인데 깨치지 못하고 있을 당시입니다. 이 스님이 들어오더니 아무 소리도, 인사도 없이 빙글빙글 세 번을 돌았습니다. 세 번을 돌고선 딱 섰습니다. 그런데 이 주지가 뭔 대답을 할 수 있어야죠. 알아야 대답을 하지요. 아무 소리 못했습니다. 만약에 여러분이 그때 그 주지 스님 입장이었더라면 뭐라고 대답을 했겠습니까? 여러분이라면…. 여러분 중에서 한번 일러 보십시오. 그거는 그럼 의정으로, 교재로 놔두고요.
그 스님이 얼마나 분했겠습니까? 분해 가지고는 그날 보따리를 부둥부둥 쌌습니다. 여러분은 그 이야기 다 들으셨을 거예요. 귀가 아프시도록 많이 말입니다. 내가 왜 이런 소리를 하느냐 하면 거긴 두 가지 여건이 있죠? 실제 스님이 돈 거하고, 구지 스님이 동자의 손가락을 자른 거하고, 거기에 아주 묘한 의미가 들어 있거든요. 분해서 ‘대장부로서 입산을 해서 주지로서 있으면서 그래, 비구니한테 내가 이렇게 두들겨 맞다니 이럴 수가 있나!’ 하고선 그날 밤새도록 보따리를 쌌다 풀었다 쌌다 풀었다 하면서 ‘내가 인제 내일 새벽이면 떠나겠다. 나도 공부해야지.’ 하고 있다가 밤에 잠깐 잠이 들었는데, 꿈에 수염이 하얗게 센 산신이 나타나더니만 “앞으로 너를 인도해 줄 천룡 스님이 오실 테니까 너는 가만히 기다려라. 그렇게 그쪽으로 가서 공부할 힘이 있다면 여기서도 마찬가지니라. 자리가 똑같으니라.” 그랬거든요.
그래서 며칠 후에 그 스님이 오시니까 통곡을 했습니다. “스님, 이러이러하고 이러이러해서, 세상에 남자로 나서 비구니한테 이렇게 그냥 당했습니다.” 하고 철철 우니까 아무 소리 없이 손가락 하나를 번쩍! 들었단 말입니다. 여러분, 이건 무슨 까닭입니까? 거기에서, 그 주지 스님은 고만 손가락을 드는 바람에 “아하!” 하고는 그 손가락에 삼천대천세계 우주가 들리는 거를 본 겁니다. ‘바로 이거로구나!’ 하고 무릎을 탁 쳤단 말입니다.
그 스님은 그 다음부터는 항상 “부처님이 계십니까?” 하면 손가락을 들고 “공양 드셨습니까?” 해도 손가락! “부처님이 어딨습니까?” 해도 손가락!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해도 손가락! 손가락으로 평생을, 어떤 질문을 해도 손가락 하나를 들었습니다.
그랬는데 동자가 고거를 흉내를 냈단 말입니다. 손님들이 와서 물으니까 자기 은사가 그렇게 했으니까 자기도 손가락을 쳐들었지요. 또 그것도 잘했다고 스님이 오시니까 다 얘기를 했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얘, 아무개야!” 불러선 쳐드는 손가락을 탁 잘랐단 말입니다. 막 그걸 붙들고 울면서 달아나가는데 말입니다, 묘한 건 요기에 있어요. 달아나가는데 “아무개야!” 부르는 소리에 돌아다보면서 무의식중에 손가락을 또 들었단 말입니다. 그런데 자기가 손가락을 들려고 보니까 손가락이 잘리고 없잖아요.
이건 내 얘깁니다. 손가락이 잘리고 없는 걸 보고선 동자도 ‘이거구나!’ 하고 알았더랍니다. 그 소소한 내막은 내가 얘기할 게 아니라 여러분이 아셔야 합니다. 말끝을, 말꼬리를 잡고 여러분이 말을 배워서 하시면 정말 오산입니다. 그러니 그 꼬리 잡고 늘어질까 봐 걱정이죠. 옛날에 그 수많은 선사들도 꼬리 잡을까 봐 천칠백 공안을 다 던져도 꼬리 잡지 못하게 했죠. 하나 둘, 요 따위나 가지고선 한번 대답했다간 그냥 큰코다치죠. 아주 아무것도 아닌 걸로 생각이 되지만 이 마음의 도리가 얼마큼 중요한지 모릅니다. 여러분을 올려놨다 내려놨다 할 수 있는 건 여러분의 마음이에요.
그러면 여러분! 오늘 여러분 개개인이 나한테 이렇게 오셔서 말씀하시고 나는 듣고만 있었습니다마는 어디에서 그 만법을 다, 병이든지 가난이든지 아픈 거든지, 자식 문제라든지 시험 문제라든지 뭐, 무슨 건이든지 다 어디서 해결을 합니까? 대답해 보십시오.
주인공에서 해결을 하는 거죠. 그러니 주인공에서 해결하게 하되 그저 내 성의껏,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내 성의껏 시주하면서 정성을 들이시고 자주 드나드시면서 공부를 열심히 하시면 안 이루어지는 게 없다고 봅니다. 난 장담합니다. 여러분 손에 달렸습니다. 여러분 마음에 달렸습니다. 요다음에 또 한 번 와서 여러분이 얼마나 능력을 키우셔서 해결할 수 있었는지를 한 번 또 지켜보겠습니다.
그리고 저도 항상 여기 부처님과 둘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분도 또한 둘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분의 눈에는 안 보이지만 마음에는 항상 보일 겁니다. 있다고 하시면 있는 거고 없다고 하신다면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생각대로, 마음대로 하십시오. 그건 자유입니다.
그럼 오늘은 이것으로써 마치겠습니다.
2008-02-27 오후 7:12:30
 
 
   
   
2024. 5.17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원통스님관세음보살보문품16하
 
   
 
오감으로 체험하는 꽃 작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