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이 ‘율원령’을 제정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 뉴스를 접한 많은 불자들이 “아니 아직 그런 법조항이 없었단 말인가요?”라며 의아해 한다는 전언이다. 잘 알다시피 총림의 기본 요소는 선원 강원 율원 염불원을 갖추는 것이다. 그러나 선불교 중심의 조계종에서는 그간 염불원의 설치에 대해 등한해 왔다. 율원 역시 마찬가지다. 계율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스님들이 그리 많지도 않을 뿐 아니라 율원을 설치하여 운영할 만큼 계율에 대해 철저한 인식도 없었다는 평을 들어 온 것이다. 그래서 율원의 설치는 총림 구성과 관계없이 등한시 되어 왔고 관련 법령도 마련되지 않았던 것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율원을 분명한 기준에 의하여 설립하겠다는 종단적 의지가 표출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율원장이나 교수의 자격을 엄격히 하고 교육 연구 과정도 합리적으로 제도화함으로써 계율에 대한 승가의 인식이 상당히 견고해질 것을 믿는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율원을 설치하고 운영하는 틀을 갖추는 것보다 승가는 물론 재가불자들이 계율 정신에 보다 투철하고자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계율은 ‘하지 말라’는 제약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을 바르게 하라는 가르침이기 때문이다. 계율과 수행은 떨어질 수 없는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계율은 연구자들의 몫이라는 인식까지 일반화 되고 있다. 이런 마당에 율원의 기능이 자리를 잡아간다는 것은 한국불교의 미래를 밝게 하는 비전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