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감사와 축하의 잔치로 이어지는 5월에 부처님오신날이 있어 불자들은 더 즐겁다. 이미 절 마당에는 형형색색의 연등이 내걸렸고 거리거리에도 연등이 걸려 밤이면 아름다운 불빛으로 길을 장엄한다.
부처님은 룸비니 동산에서 태어나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걸은 뒤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을 외쳤다. 이는 인류의 위대한 스승이 탄생했음을 알리고 인간이야 말로 가장 존엄한 존재임을 알리는 우렁찬 선언이었다. 인간으로부터 인간에게로 이르는 길. 그것이 바로 부처님이 설한 팔만대장경의 지도인 것이다. 부처님은 마지막 교설인 <열반경>에서도 모든 중생은 불성을 갖추고 있음(一切衆生悉有佛性)을 가르치셨다.
그런데 지금의 우리 세상은 어떠한가? 인간의 숭고한 가치는 권력과 명예와 재물 앞에서 빛을 바래가고 있다. 누구의 짓인가? 인간의 짓이다. 이 엄연한 인과의 도리 앞에서 오늘날의 인류는 자신의 깊은 곳에 존재하는 불성을 꽃피울 인연을 심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보면 사찰을 찾아 연등을 밝히고,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고, 아직 정법을 만나지 못한 이에게 법을 전하는데 여념이 없는 ‘보살’들도 얼마든지 있다. 비관적인 눈길로 보는 세상은 어둠뿐이지만 희망의 눈으로 보는 세상은 밝고 아름답다.
부처님오신날, 우리는 보다 경건하고 희망적인 마음으로 연등을 밝히자. 그렇게 밝힌 연등이 가장 먼저 비춰 줄 곳은 자기 자신의 불성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