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극 ‘지대방’이 공전의 히트를 치며 불교연극의 새 장을 열었다. 연극 ‘지대방’은 스님들이 동안거 기간 중에 지대방이란 공간에서 짬짬이 벌어지는 일들을 코믹하게 때론 장중하게 표현해냈다.
지대방은 수행 중 틈틈이 쉬는 스님들의 ‘휴게실’이다. 보통 큰 방에 딸린 작은 방을 가리킨다. 큰 방이 스님들의 수행 식사 회의 등이 열리는 공식적인 공간인데 반해 지대방은 사적인 공간인 것이다.
‘지대방’의 어원은 ‘벽에 지댈 수 있는 방’에서 유래했다는 것이 통설이다. 이 방에는 대중들의 걸망이나 이부자리, 목침 빗자루 등의 자질구레한 생활도구들을 넣어둔다.
지대방 사용자들은 그 사찰에 별도의 방을 갖지 못한 스님들이다. 다른 사찰에서 안거를 나는 수좌나 강원 학인, 갓 출가한 행자나 사미들이 주된 이용자인 것이다.
지대방은 휴식공간인 만큼 수행자에게 정해진 금기가 어느 정도 용인되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병실과 겸하는 곳도 많아 수행 중 병이 생기면 이곳에서 치료를 받기도 한다. 옷을 수선하거나 선어록 등을 읽기도 한다. 지대방은 다른 사찰이나 종단의 소식을 들을 수 있는 정보교환터이기도 하다.
<초발심자경문> 제10과 대중방에서의 생활을 보면 ‘고방에 나아가서 잡사를 견문하고 스스로 의혹을 내지 말지니라(不得詣庫房 見聞雜事 自生疑惑)’고 했다. 여기서 말하는 고방이 바로 지대방이다.
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