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불교대학이 ‘혼돈’에 휩싸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불교대학의 체제를 변화시켜 새로운 발전의 코드를 확보하려는 학교측의 트랙제도 도입을 두고 학생과 교수진이 팽팽한 이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몇 년 동안 불교대학과 불교학의 발전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런 가운데 올해 새로 취임한 오영교 총장이 학교의 전체적인 발전을 위한 개혁 차원에서 먼저 불교대학의 쇄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의견차가 적지 않게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동국대학에서 불교대학이 차지하는 위상은 다른 학과와 다를 수밖에 없다. 동국대학은 조계종 종립대학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교대학을 중심으로 한국불교학의 발전을 이끌어 가야한다는 ‘태생적 책임감’마저 부여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동국대학의 불교학과는 한국불교학의 ‘대표주자’ 자리를 확고하게 지키지 못한다는 지적을 적잖게 받아왔다.
때문에 불교대학의 개혁은 ‘학교의 정체성’과 ‘학과의 경쟁력’이라는 현실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틀 속에서 가능하다. 거기에 교수진의 연구 업적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시스템과 종단과의 유기적인 지원 체제 수립 등 산적한 과제들도 함께 풀려야 할 것이다.
기왕 불교대학의 비전을 고민하는 마당이라면 ‘개혁을 위한 개혁’이 안 되도록 허심탄회하게 모든 문제를 다 풀어 놓고 ‘백년대계’를 세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