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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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근대의 차
차가 일본인의 생활 속에 정착하게 되기까지 시대마다 많은 변화를 겪는다. 특히 막부에서 1차 세계대전까지 국내ㆍ외적으로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국내적으로는 다법(茶法)이 출현되어 신분 정책에 영향을 받으면서 다풍(茶風)이 전개된다. 다도는 메이지 유신 후에 여성들에게도 개방된다. 종전의 남성과 쇼군 중심에서 여성·문인·묵객 중심으로 유행하게 된다.
외적으로는 19세기 무렵 아직 유력한 공업제품이 없었던 일본이 생사와 차를 생산 수출하여 획득한 외화를 기초로 근대 산업을 육성하기 시작한다. 일본 다업 발전의 원동력은 무역을 위한 것으로서 해외시장 정보의 추진과 박람회를 통한 선전활동 덕분이다. 질이 떨어지는 제품은 정부에서 직접 단속하여 품질 개선시켰다. 뿐만 아니라 다원 개발을 위해 차 기술자들을 육성하기 시작한다.
한편 1차 세계대전은 일본차 무역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1914~1918년까지 4년간의 평균 총 수출량은 1914년 이전의 15년간의 차 수출량보다 많다. 이러한 차를 수출하기 위한 큰 배가 필요했고, 이에 따라 수송비용이 급격히 상승했다. 비용이 높아지자 1차 세계대전 말에는 질이 떨어지는 차가 나타나 서서히 차 수출이 쇠퇴하기 시작한다. 직접적인 원인은 최대 시장인 미국에 인도, 실론 차가 동시에 경쟁 상품이 되어 일본 차 수출에 큰 타격을 준다. 미국 시장에서 광고 경쟁의 실패로 인하여 결정적으로 일본차는 수출상품으로서 역할이 끝났게 된 셈이다.
일본의 차가 대중 음료로 보급된 것은 세계 1차 대전 후의 일이다. 현 시점에서 대략 90년 정도 밖에 경과 되지 않은 일이다. 일본의 차는 무역에 의해 문화적 측면은 버려지고 자본주의 경제상품으로서 자리를 잡게 된다. 무엇보다도 식생활의 서양화 간편화가 진전되었고 다양한 경쟁음료가 출현하면서 수요가 심각하게 낮아졌다. 이런 경제사회의 환경 속에서 전통을 의미하는 일본차의 존재는 어떻게 될까? 일본은 계승되어 온 일본의 차 역사를 돌아보고 새로운 의의를 부여하는 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이때의 키워드는 문화와 건강이 되었다. 국민 생활과 활력 있는 사회 실현에 꼭 필요한 것이 되어 상호간의 연대감을 가지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의 기반을 형성하였다. 정부는 일본을 대표하는 차 문화 의미를 다시 평가하여 새로운 차 정책을 펼친다. 차 생산업자들은 많은 돈을 투자하여 생산량을 늘린다.
하지만 해마다 인건비와 모든 물가가 상승으로 차 값이 오르자 정부는 차의 가격을 동결한다. 많은 돈을 투자한 차 생산업자들은 결국 수지가 맞지 않게 된다. 또한 특정한 차사(茶師)에게만 허락되었던 차 재배 방법이 근처 농민에게도 차를 재배하는 특권이 부여된다. 차사들의 생활은 더욱 궁핍해졌다. 차사(茶師)들은 새로운 제다 기술을 개발하게 된다. 어린 차 잎만을 따서 뜨거운 물에 쪄서 만들어서 건조를 시킨다. 즉 마시는 방법만이 아닌 차를 만드는 방법에서도 격식을 갖추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차는 종전의 갈색 차에서 아름다운 연녹색으로 변하게 되었다. 단맛이 있고 향이 진해진 오늘날의 전차(煎茶)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지식인 사회에서 이러한 전차는 붐을 이루고 환영을 받게 된다.
■이창숙(동아시아 차문화연구소 연구원)
2008-02-27 오후 12:4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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