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한국불교계에 가장 급한 일이 있다면 무엇일까? 불교계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은 한결같이 ‘포교’라고 답할 것이다. 아쉽게도 지금 우리 불교계는 다른 종교계처럼 원활한 포교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것도 아니고 의욕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포교 현장은 늘 허전하다. 계층 포교도 지역포교도 직능포교도 어디 한 군데 매끄럽게 돌아간다는 인상을 주지 못한다. 이렇게 허전한 포교 현장에서도 ‘병원포교’의 일선은 황량하기까지 하다.
중생이 아파하는 곳이 가장 긴요한 포교현장이다. 아픈 중생에게 부처님의 청량법음을 전하는 것보다 확실한 포교가 어디 있겠는가? 진정한 포교는 보다 더 낮은 곳에서 시작되어야 하는 것이다.
4월 24일 개원한 고려대 구로병원의 법당은 지난 해 연말 문을 연 고대 안산병원 법당에 이은 두 번째 법당이다. 지현 스님이 발로 품을 팔아 용품을 마련하고 관계자들을 일일이 만나 설득하여 공간을 마련하는 등 각고의 노력으로 법당이 문을 열었다는 소식이다.
이는 의욕만 있으면 부처님의 법은 어디서나 꽃을 피운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아주 어렵게’ 입증해 준 사례라 해야 할 것이다. 왜 그리 어려웠을까? 우리 불교계의 포교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