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조계사는 무료로 점심을 나눠주는 ‘만발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왜 이름을 ‘만발’이라고 지었을까?
만발(萬鉢)은 만 개의 발우를 뜻하는 말로 불가에서 이루어지는 만발공양(萬鉢供養)을 뜻한다. 만발공양은 절에서 발우에 밥을 담아 대중에게 베푸는 공양. 부처님 생전 발우에 밥을 수북하게 담아 대중에게 공양을 베푸는 데서 유래됐다고 전해온다.
초기불교에서는 출가자는 신도들에게 법을 설하며 법을 보시하고 재가자는 수행자를 위해 옷 음식 약품 등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보시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대승불교에서는 보살도가 출ㆍ재가 모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 되면서 사찰과 스님도 재보시의 주체로 등장한다. 인도 중국 한국 등에서 사찰이 굶주리는 백성들에게 먹을 것을 제공하는 구휼처의 역할을 겸하게 된 것이다.
교리적 근거는 부파불교에서부터 생겨났다. 승단에 들어온 시줏물을 비구나 비구니가 모두 소비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팔거나 대여할 수 있도록 설일체유부 등에서 인정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이윤은 불사나 공공복지에 사용했다.
부파불교에서 생겨난 공양물 보시에 대한 공덕의식은 이후 대승불교에서 보시의 근간을 형성하게 된다. <열반경>에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과 같은 공덕을 가진 것으로 굶주리는 자를 먹이는 공덕을 첫 번째로 인정할 만큼 만발공양은 사찰이 불자들에게 베푸는 대표적인 재보시이다. 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