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기 난사 사건이 온 세계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범인 조승희가 한국인 교포란 점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이 사건을 받아들이는 감정은 매우 복잡하다. 무엇보다 조승희가 한 방송사로 자신의 범행동기를 알리는 동영상 등을 보냈고 그 상상을 초월하는 내용들이 밝혀지면서 연일 경악과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탄과 놀라움에만 사로잡혀 있어서는 안 된다. 진흙에서도 꽃을 피워내고 물을 정화하는 연꽃이 있듯이 우리는 이 처참한 세상에서 연꽃을 가꾸지 않으면 안 된다. 이번 사건은 종교인 특히 불교계에 엄중한 가르침을 주고 있다.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바른 인간관과 세계관을 심어주지 않으면 어떤 결과가 오는가를 예고 한 ‘상징성’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계종을 비롯한 대부분의 종단이 올해 들어 유례없이 어린이 포교에 힘을 쏟고 있는 점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조계종의 경우 최근 어린이 청소년 시설을 수탁하여 최고의 운영을 다짐하고 있고 청소년 포교와 관련한 대안들도 다양하게 마련한다고 하니 든든한 일이다. 그러나 아직 어린이 법회를 정기적으로 운영하는 사찰은 전체의 10% 밖에 되지 않는다.
새싹포교는 당위성이나 필요성에 비해 현실적인 여건들이 뒤처져 있다. 인재불사, 전인교육, 인간방생 이런 말들은 결코 구호가 아니다. 당장 현실화시키지 않으면 미래가 사라지는 중요한 당면과제들이란 점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