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회에서는 내담자 요소를 살펴보았으므로, 이번에는 상담자 요소를 검토해 본다. 심리상담의 정의에는 상담자가 그냥 도움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전문적 훈련을 받은’ 사람이라고 되어 있다. 여기에 상담 장면과 일상적인 대화나 도움 활동의 차이점이 있다.
정신분석에서는 상담가라기보다 분석가라는 말을 쓴다. 분석가는 사람의 심층심리에 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무의식적 과정을 의식화함으로써 통찰에 이르게끔 하는 분석 과정도 전문적으로 익히고 있어야 한다. 또한 내담자에게 ‘고르게 떠 있는 주의(evenly hovering attention)’를 기울이는 객관적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행동주의 상담에서는 상담가가 어떠해야 한다고 특별히 강조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접근법을 쓰려면 행동주의 이론 및 기법에 능숙해야 하며, 내담자의 문제 행동을 바람직한 행동으로 수정해 나가기 위해 끈기와 인내를 갖고 상담에 임해야 한다. 이미 학습된 행동은 쉽사리 변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중심적 접근에서는 여타 어느 이론보다 상담자 요소를 중요시한다. 그래서 상담자가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자세와 태도를 상세히 밝히고 있다. 인간중심 상담의 주창자인 칼 로저스는 상담자의 첫번째 자격으로 ‘인간관계에 대해서 민감해야 한다’는 것을 꼽았다. 또한 상담자에게는 핵심적으로 필요한 태도가 있다고 하였다. 그 첫째가 ‘객관성’이며 둘째는 ‘내담자에 대한 존경’이고 셋째는 ‘상담자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이며 넷째는 ‘심리학적 지식’이다.
불교에서는 부처님을 위대한 상담가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상담자로서의 석가모니는 어떠할까?
석가모니 부처님은 로저스가 강조한 상담자의 자질과 전문적 능력을 모두 갖추었다. 부처님이 갖춘 여섯 가지 신통력인 육통(六通)에서 알 수 있듯 타심통(他心通)과 천이통(天耳通)이 있어서 내담자가 말하지 않아도 그 마음을 알아차리고, 숙명통(宿命通)이 있어 내담자의 전생의 일까지 꿰뚫어 볼 수 있으며, 천안통(天眼通)이 있어 태어나는 때와 죽는 때, 태어나 살아가다가 죽는 모습까지 안다. 누진통(漏盡通)이 있어 이 세상의 괴로움을 다 했으며, 괴로움을 다하는 방법 또한 참다이 터득했다. 또한 부처님을 부르는 칭호인 여래십호(如來十號)에서 볼 수 있듯 부처님은 이 세상의 물심 현상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어 ‘정등각(正等覺)’이며, 지혜와 행을 모두 갖추어 ‘명행족(明行足)’이기도 하며, 세간의 온갖 일을 다 알아 ‘세간해(世間解)’라고도 한다. 또한 사람을 다루는 데 최고의 능력을 가진 사람이란 뜻에서 ‘조어장부(調御丈夫)’란 명칭도 있다. 상담자로서 이러한 능력을 갖추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불교상담개발원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