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이 특별한 법석을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태고종은 종단 중흥에 앞장서 온 140여명의 유공선사(有功先師)들을 위해 추모다례를 봉행했다. 범패 등 전통 의식을 계승 한 것을 종단의 가장 큰 자랑으로 삼고 있는 태고종다운 발상이다.
일제강점기 꺼져 가는 불교의 맥을 지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은 선사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종단인들 존재하겠는가? 크게는 민족이나 국가 작게는 특정 단체가 그 근본뿌리를 바로 알고 제대로 숭모해야 하는 이유는 근본이 없이 현재와 미래도 없기 때문이다. 평탄치 않은 역사를 가진 우리는 앞 세대의 피와 땀으로 오늘이 이루어졌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번 태고종의 유공선사 추모다례는 종단의 여러 난맥상을 화합으로 극복하자는 종단적 합의를 드러낸 것이기도 해 더 의미가 크다. 지난해 태고종은 선암사 사태, 황룡사 사건 등 적지 않은 혼란을 겪었다. 그러나 땅에 넘어진 자 땅을 딛고 일어서듯 태고종은 종단 화합의 의지를 새롭게 다지며 전통문화전승관 건립불사를 원만히 회향했다.
그래서 태고종의 유공선사 추모다례는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규모로 뜻 깊게 봉행된 ‘명품’이라 할 만하다. 이런 신선함을 바탕으로 좀 더 정진해 나간다면 태고종의 미래는 훨씬 더 견고하게 다져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