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1호 숭례문에 불이 붙다니, 있을 수 있는 일인가? 그러나 그 어이없는 상황은 5시간 만에 억장이 무너지는 결과를 낳았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그 일의 전말이 밝혀지고, 뒤처리를 하는 당국의 안일과 무지가 보도되는 동안 불자들은 또 다른 공포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사찰의 목조건축물 가운데 상당수가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지만 화재에 대비한 설비나 전문 인력이 태없이 부족한 현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당국은 사후약방문 격으로 고궁이나 사찰의 목조건축문화재들에 대한 점검에 나서고 있다. 현장에서는 그간 문화재 관리에 대한 국민적 무성의가 얼마나 컸는가를 반성하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한다.
사찰의 목조건축 가운데 국보는 13개 보물은 67개 시도유형문화재는 149개 등 지정문화재는 모두 229개에 이른다. 지정문화재 외에도 사찰의 목조 건축 가운데 문화재급에 해당하는 수가 상당할 것이다. 물론 화재 등 방재 설비나 시스템은 일부를 제외하곤 매우 낮은 수준으로 진단되고 있다.
숭례문의 전소를 보며 불교계에서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이 있다. 적어도 국보나 보물급 건축문화재에 한해서 이대로 개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수 백 년의 역사를 지닌 목조건축에 전기설비를 하고 수시로 사람들이 드나들게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를 깊이 생각해야 한다.
문화재의 개방이 추세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관리가 허술할 바엔 문을 닫는 것이 낫다. 문화재는 문화재라는 이름에 걸맞게 특별한 관리가 따를 때 가치가 빛날 수 있는다. 국보 보물급은 물론 사찰건축문화재에 대한 ‘관리의 합리성’을 종단과 정부가 함께 깊이 고민할 때다.
불교대학에서 참불자의 길 찾자
졸업 시즌이 지나고 바야흐로 입학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학교 뿐 아니라 사찰에서 운영하는 불교대학에서도 졸업과 입학 법회가 전국적으로 열리고 있다.
우리는 어떤 사람을 불자(佛子)라고 부르는가? 불자와 비불자의 차이는 무엇인가? 이 같은 질문을 해 놓고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불자들이 갖춰야 할 기본 자질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도 쉽게 나온다. 우선 불자라면 반드시 수계(受戒)를 해야 한다. 소정의 절차에 따라 신도 5계와 10계 등을 받고 법명을 받음으로써 불자의 삶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불자에게 의식절차로서의 수계가 필수라면, 부처님의 생애와 기본교리를 익히는 것은 교양의 측면에서 필수라 할 수 있다. 입으로 <천수경>과 <반야심경> 등은 좔좔 외우면서 그 뜻은 모른다면 올바른 불자라 할 수 없다. 삼천 배를 밥 먹듯 하면서 부처님이 어떤 분인가를 모르는 것은 또 얼마나 허망한 일인가? 그러나 아는 것이 많은 것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하는 것이다. 지식의 창고가 가득해도 실천하지 않으면 빈 깡통에 지나지 않는다.
알고 믿고 행하는 것이야말로 불자의 기본이다. 불자와 비불자의 차이는 아는 것과 믿는 것 그리고 행하는 것을 기준으로 살피면 틀림이 없을 것이다. 알고 믿고 행하는 길을 안내하는 곳이 바로 불교대학이다. 올 봄엔 불교대학에 등록하여 참불자의 길을 찾아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