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위협하는 ‘생활오염’
미국의 어느 시골마을에도 봄은 와 만물이 싹트고 생동하고 있건만, 새들의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았다는 ‘침묵의 봄(Silent spring)’이 다시 생각되는 시절이다. 환경분야 노벨상이 있다면 가장 먼저 수상할 사람이 바로 레이첼 카슨여사였다. 1950년대와 60년대 초반에 농약과 중금속 등 유해물질로 인한 생물농축의 문제점을 세계최초로 공론화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와 같은 수은 등 중금속 오염에 대한 우려가 우리나라에서도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예전에는 공단이나, 폐광지역 등 일부 오염된 지역에서 발생된다고 생각하였지만, 지금은 우리 주위의 곳곳에서, 무엇보다 우리의 생활과 직접적인 관련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쌀, 야채 등 농산물과 어패류 등 수산물 중의 중금속오염이 증대되고 있으며, 화장품 등 산업용품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무방비하게 온통 우리 생활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데 그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수은 등 유해물질의 문제점은 수은 자체의 독성과 자연계에서 분해되지 않고 축적되어 생태적인 먹이연쇄과정에 따라 지구적 순환에 의하여 확산되어 먹이연쇄과정의 최정점에 있는 인간이 그 피해를 당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아무런 의식없이 필요하다고 무분별하게 사용한 결과를 결국 인간 스스로 받게 되는 환경오염의 악순환과 잘못된 과보를 되풀이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금속오염이 무서운 것은 오랫동안 잠재되어 있다가 오랜 기간이 지난 뒤에 발생하게 되는 만성중독이라는 사실이다. 결국 문제점을 확인했을 때에는 치유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우리가 이와 같은 사실들에 대해 다시 걱정하게 되는 것은 우리 생활전반에 걸쳐서 중금속에 의한 오염이 노출되어 직간접적 농축으로 인해 국민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초래할 결과들이 정부기관에서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환경과학원, 식약청 등의 발표에 의하면, 주요 생활농산물과 수산물들, 화장품과 산업용품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로에 걸친 중금속오염실태가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어린이의 경우 혈중의 수은농도가 미국 등 선진국의 10여배이고, 어른의 경우에도 8배에 이른다는 조사결과가 확인되고 있다.
이와 같은 수은에 의한 오염은 직접적으로는 수은을 함유한 제품의 사용에 의한 결과이지만, 간접적으로는 이미 환경 중에 인간의 필요에 의해 사용된 환경이 오염된 증거일 수가 있다. 자연계의 자연적인 변화과정에 의한 수은의 노출은 드물고, 인간에 의한 인위적인 결과물들이 그동안 축적되어 서서히 문제를 야기시키게 된다는 점이다. 자연의 질서를 파괴한 결과가 결국 생태계 먹이단계의 최종독점자인 인간에게 그 영향을 직접적으로 미치게 됨을 알 수가 있다.
물론 현재 우리나라에서 검출되는 수은 함량은 아직 미량으로, 그 오염으로 인한 피해 사례가 구체적으로 보고된 바는 없다. 그렇지만 앞으로 제대로 대처하지 않는다면, 자연계에 노출된 수은은 그대로 농축되어 인간이 가장 큰 피해를 받는다는 점을 미리 고려하여 이제부터라도 수은의 잠재된 위협으로부터 대비책을 수립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들 입장에서도 특히 임산부나 어린아이일 경우에는 수은함유량이 높은 상어와 황새치 등 생선류와 농산물 등을 피해야 하고, 정부에서도 지금까지 진행해온 중금속오염에 대한 실태조사를 공개하고, 유해함유량에 대한 기준 제정 및 표시, 유통 과정 및 소비량에 대한 관리 및 등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주아야 하며, 다원화된 정부부처들이 서로 잘 연계하여 관리하는 등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