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초 국립중앙박물관 내 극장 ‘용’에서 ‘업(業)’을 주제로 한 넌버벌 퍼포먼스 ‘카르마’를 선보였다. ‘카르마’는 자연의 흐름을 관장하는 5명의 남신과 6명의 여신이 탐욕의 신 ‘아수라’에 맞서 싸운다는 내용이다. 탐욕의 신 아수라를 둘러싼 투쟁과 응징, 부활의 드라마를 통해 인도 신화에서 뽑아내온 주제는 인간존재의 보편적인 문제까지 말한다.
극중 탐욕의 신 ‘아수라’는 인도신화에서 선한 신들의 적이자 전쟁을 좋아하고 호전적인 신으로 등장한다. 천룡팔부중(天龍八部衆)의 하나이기도 하다. 천룡팔부는 불교에서 말하는 절을 수호하는 신중으로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으나 실제 사람은 아닌 귀신을 말한다. 천(天), 용(龍), 야차(夜叉), 건달바(乾達婆), 아수라(阿修羅), 가루라(迦婁羅), 긴나라(緊那羅), 마호라가(摩呼羅迦)이다. 아수라를 비롯한 이들 팔부중은 원래 인도 고대신화의 신으로 불교에 흡수된 신들이다.
불교에서 아수라는 전쟁이 끊이지 않는 세계로 설명되기도 한다. 육도(六道)의 하나에 아수라도(阿修羅道)를 포함시키기 때문이다. 아수라장이라는 말이 바로 아수라도를 설명하는 표현이다. 불상 조각에서 나타나는 아수라는 세 개의 얼굴과 여섯 개의 팔을 가진 삼면육비(三面六臂)의 험상궂은 모습을 하고 있다. 세 쌍의 손 가운데 하나는 합장을 하고 있으며 다른 둘은 각각 수정(水晶)과 도장(刀杖)을 든 모습으로 표현된다.
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