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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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이것만은… 출판문화 ‘뿌리’부터 변해야 한다
문화는 한 나라의 미래를 가늠하는 척도다. 문화적인 뿌리가 없었던 원나라는 대제국을 세우고도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린 비운의 제국이 되고 말았다. 반면에 일본이 2차 세계대전의 폐전으로 폐허가 된 이후에도 단기간에 재기할 수 있었던 것은 소프트웨어는 파괴되었어도 하드웨어는 그대로 건재하였기에 가능했다. 문화는 한 민족이나 국가의 흥망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 있다. 문화의 뿌리를 갖지 못한 나라는 발전도 미래도 기약할 수 없다는 단순한 이치를 다시금 되새겨 보게 하는 대목이다. 문화발전의 한복판엔 출판이 있다. 우리의 출판문화가 디지털 시대를 넘어 통합과 발전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고민해야 할까.
첫째, 출판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은 경제적 기반이 확충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출판하는 사람들이 이 일을 하면서도 안정된 경제적 성취를 이룰 수가 있어야 한다. 일본은 출판사에서 양질의 도서를 발간하게 되면 일정부수를 정부에서 사들여 전국도서관에 보급하는 일들이 정례화되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매년 문화관광부와 학술원에서 우수도서를 선정하여 도서관에 보급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정도로는 출판사들이 양질의 도서 출판에만 전념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이다. 또한, 현재 3천억 원의 예산으로 도서관 정보화 사업이 추진중인데 정작 도서관의 도서와 자료를 구비하기 위한 예산 확보는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출판에 대한 발전을 결코 기대할 수 없다.
둘째, 출판의 발전을 저해하는 또 하나의 문제로는 지인이 책을 출간하게 되는 경우 책을 사서 격려하거니 보탬이 되어 주려 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무료로 받아볼 수 있을까 하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사찰 같은 경우는 법보시라는 명목으로 무료증정을 은근히 부추기기도 한다. 좋은 책을 만드는 출판사들이 많아져야 보다 양질의 다양한 콘텐츠 개발이 가능할 텐데 이렇게 무료증정이라는 형태가 잠재적인 수요를 잠식하게 된다면 좋은 출판사들이 좋은 책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을 무너뜨려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셋째, 무단전재 무단 복사와 같은 저작권 침해에 대한 죄의식이 매우 희박하다는 것이다.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을 도둑질이라 하고 남의 물건을 강제로 빼앗는 것을 강도질이라 한다. 그런데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이 엄연한 도둑질이고 강도짓인데도 거기에 대해 전혀 죄의식을 갖지 않고 자행한다.
넷째, 할인 경쟁이다. 요즘 일부 출판사에서 책값을 덤핑 수준으로 할인하여 출고하고 또 일부 서점에서 이를 부추기는 바람에 재정적 부담을 감당할 수 없는 중소형 출판사들은 더 이상 지탱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른 출판사들도 속출하고 있다. 우선 출판사는 베스트셀러 제조라는 서점측의 유혹에 자유로울 수 없고 그러다 보면 박한 마진을 감수하면서까지 출고를 하게 된다. 그나마 성공한 도서는 다행이지만 오히려 실패한 출판들이 훨씬 더 많은 상황이다 보니 출판시장은 점점 왜곡되어 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마지막으로 독서인구의 감소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월평균 독서량이 0.8권으로 최하위라고 한다. 아무리 디지털 시대가 도래한다고 하더러도 디지털 시대를 움직이는 콘텐츠를 만드는 뿌리가 대고 토대가 되는 것은 바로 독서에서 나온다. 독서가 선행되지 않고는 디지털 시대도 결코 도래할 수 없다.
최임배(학지사 편집부장)
2008-02-15 오후 7: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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