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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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끝>-겨울여행과 마끼 교수
이번 겨울은 필자에게 유난히 외국 여행이 많은 계절이다. 세계를 다니면서 만나는 과학자들의 가장 큰 걱정은 에너지고갈과 지구 온난화 문제이다. 매일 먹고, 입고, 사용하는 일용물품이 싼 가격으로 우리에게 오기까지 엄청난 에너지를 사용한다. 특히 WTO 체제 내에서 물품의 생산지와 소비지가 하나로 묶여있는 요즈음은 더욱 그러하다. 에너지 낭비의 결과로 공기 중에 이산화탄소가 증가하고 지구가 방사하는 열을 차단함으로써 지구의 온난화를 부추긴다. 마치 더운 여름에 창문을 닫아둠으로써, 자동차 내부의 열을 차단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지구 온난화는 남·북극의 얼음을 녹게 하여, 얼음이 태양열을 다시 방사하는 양을 줄임으로써 지구를 더욱 덥게 만들 것이다. 오랫동안 자연이 만들어 왔던 순환 시스템을 순식간에 바꾸어 상상할 수 없는 재앙을 가져올 것이다.
인간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 인류가 공동으로 노력하고 있다. 영국 뉴캐슬에 있는 더햄대학을 방문한 필자에게 그 대학의 물리학자는 석유를 사용하는 대신 바다에 무한히 존재하는 디트륨분자를 이용한 범세계적인 핵융합 프로젝트인 ‘아이서’프로젝트를 설명한다.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기술은 엄청난 크기의 자장을 만드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 필요한 전류를 흘리기 위한 초전도 실험을 하고 있었다. 실험실에는 지구에서 최고 측정기술을 가지고 있는 중국 젊은 학자가 와 있었다. 거대한 핵융합 장치가 프랑스에 지어지고 있으며, 전 세계가 자금과 학자들을 참여시키고 있다고 설명한다. 한국 또한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인류의 문제를 풀기위해서 필요한 기술들은 지구 곳곳에서 나누어 협력하는 것은 인류 역사상 처음일 것이다. 밤낮없이 실험실에서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눈에서 보살의 마음을 본다. 모두가 보살과 같은 자비의 눈을 가지고 있다.
과학기술을 공부하면 할수록, 우주 삼라만상 어느 것 하나 인연의 법칙에 걸리지 않은 것이 없고, 이들이 모두 아름다운 인드라망의 그물에서 서로 의미를 가지면서 존재한다는 불성의 의미와 이 불성이야말로 궁극적인 우주심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신 부처님의 가르침을 더욱 깨닫게 된다. 뉴질랜드에서 저녁식사를 같이한 흰머리가 성성한 일본계 미국교수인 마끼 교수의 천진난만한 웃음을 잊을 수 없다. 일본 첫 노벨 수상자인 유가와 교수의 제자였던 이 교수는 우주 본질의 모습을 이야기하면서 도그마에 걸리지 않는 위대한 부처님의 가르침에 동의하였다.
회자정리라고 부처님이 말씀하셨던가. 이제 칼럼을 접을 때가 되었다. 지난 2년 동안 나노기술부터 생명공학까지, 그리고 반도체 기술부터 통신 기술까지 현대과학 기술을 다루면서, 이들이 가지는 의미를 불자의 눈으로 담으려고 노력했다. 한 사람의 독자라도 이 글들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면 필자의 행복이다. 한 사람의 마음이 곧 우주 전체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서울대 전기공학부
2008-02-15 오후 6:3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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