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소생과 약동으로 상징되는 3월을 맞는 불교계도 분주하다. 각 종단이 올 한 해를 어느 해 보다 보람 있게 장식하기 위한 사업들을 본격 추진하기 때문이다. 지난 두 달 사이 각 종단 수장들은 기자회견이나 간담회를 통해 올 한해 종단 운영의 기조를 밝혔다.
조계종은 ‘수행과 전법’을 대전제로 △종풍진작과 수행승가 진흥 △대중원융살림 회복 △전법과 복지 진흥 △사회와 인류를 위해 봉사 하는 수행 종가 등의 4대 비전을 제시했다. 그에 따른 구체적인 사업은 20대 핵심과제로 정리해 발표했다. 이에 앞서 천태종도 수행풍토 확립과 환경 및 민족 화해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천태종은 종조인 상월원각대조사의 탄신 100주년(2011년) 기념사업을 시작하는 원년으로 삼고 기념사업회 발족 등 관련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진각문화전승관 착공과 창종 60주년 기념사업 등 굵직한 사업으로 한해를 연 진각종은 포교 교육 복지 문화창달 등 4대 종책 기조를 유지하며 종단 업그레이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창종 정신의 재발견과 자주적 계승’을 올 한해 종단운영의 모토를 삼겠다는 진각종은 북한과 해외교류 사업에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2월 13일 불교전통문화전승관 삼존불 점안법회에 맞춰 신년 기자간담회를 가진 태고종은 종단개혁과 덕화의 종무행정 구현을 종단 운영의 기조로 꼽았다. 3명의 부원장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해 보다 효율적인 종무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는 매우 신선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관음종은 ‘교육불사’를 통한 종단 발전의 방향잡기를 공표했다. 4월에 종립 서울불교문화대학을 개교하며 종단 차원의 교육불사 의지를 공고히 해나가겠다는 의지다. 관음종의 교육불사는 승가의 교육과 재가 교육을 함께 포함하고 있다.
주요종단들이 내놓은 올해의 종단 운영 지표는 크게 ‘내실 다지기’와 ‘대사회 활동의 강화’로 묶을 수 있다. 이는 현대사회에서 종교가 존립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코드이기도 하다.
올 한해 우리 사회는 경제적인 어려움이 가중되고 대통령 선거를 치르며 정치권과 민심이 술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시절에 불교계가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우리 사회의 방향도 달라질 것이다. 불교계가 ‘큰 산’처럼 중심을 잡고 세상을 지킬 수 있어야 정치 경제적 혼란도 막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지나치게 종단 안쪽 살림만 챙겨도 사회로부터 비난을 받을 것이고 세속 살림살이에 대한 지나친 관심과 관여 또한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각 종단이 신년 벽두에 내 놓은 종책들이 성공으로 수확되려면 ‘내실다지기’와 ‘대사회활동의 강화’를 아우르는 종책들을 꾸준히 추진하면서 세상과의 소통이라는 화두를 놓쳐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한 각 종단의 내부적 노력에 기대를 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