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도 납세의 의무를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사회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되어 온 ‘종교계 납세’ 주장이 MBC 시사 프로그램을 통해 본격화되고 있다. 방송은 납세의 당위성을 말하기 위해 사찰과 교회 등의 편법 운영과 매각 등을 중점 보도했다. 서너 차례의 기획에 의한 연속보도였고 이를 지켜 본 시청자들이 매우 혼란스러워한다는 소식이다.
방송이 납세에 대한 주장의 근거를 들춰내는 과정에서 사찰과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민망스러울 만치 드러났기 때문이다. 물론 민망스러운 일들이란 것은 종교계가 정도를 걷지 않기 때문에 들춰지는 것이다. 종교계가 비과세 대상일 수 있는 명분은 그 존재의 목적이 충분히 공익적이기 때문으로 압축된다. 종교계가 갖는 공익성은 복지 문화 예술 등의 범위는 물론 민족의 정신사까지도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종교계가 본래의 존립목적에 충실하다면 납세에 대한 주장도 나오지 않을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종교적 현실은 다수의 성실성이 일부의 불성실에 덮여 매도되고 있다. 종교계는 비과세 대상이 분명하다. 그러나 비과세 대상으로서의 의무를 하지 않을 때 ‘납세의 의무’는 당연히 요구받게 되는 것이다.
투명한 사찰 운영, 불교계가 늘 외치는 말이다. 공익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 사찰운영과 인력 및 재정 관리에 대한 전형(典型)이 종단적 차원에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불교복지계의 도약에 박수를
불교 복지계에 희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울산의 사회복지법인 원각선원이 국제표준화기구로부터 품질경영 시스템(ISO 9001/2000) 인증을 받았다. 또 조계종 사회복지재단도 거창군으로부터 ‘삶의 쉼터’ 운영을 수탁받았다.
원각선원의 품질경영 시스템 인증 획득은 불교계의 복지시업이 질적으로 상당한 발전을 이루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미 부산 두송종합복지관과 상락정, 남해 화방동산 등 복지법인들이 ISO 인증을 받아 국제기준의 표준화 된 서비스를 제공해 오고 있었다. 물론 대부분의 불교계 복지기관들이 전문화된 시스템 속에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국제기준을 충족시킨 복지법인들이 늘어남으로써 불교계의 복지수준 향상에 촉매 역할을 할 것이란 데 기대를 모으는 것이다.
조계종 복지재단은 ‘삶의 쉼터’ 수탁으로 모두 110개의 기관을 거느리는 대형 복지재단의 면모를 보였다. 1995년 설립된 재단이 그간 얼마나 열심히 뛰어 왔는가를 보여주는 일단이 아닐 수 없다.
지금 불교계의 사회복지 불사는 도약의 기반을 충분히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을 비롯한 각종단의 복지재단과 개별사찰이 운영하는 재단들이 나름대로 특화된 프로그램들을 정착시키며 불교복지의 마당을 넓혀 온 덕분이다. 불교계의 복지 불사 보다 합리적이고 탄탄한 인프라를 중심으로 ‘시대적 사명’을 다 하길 응원해 마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