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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인질사태를 보는 국민의 눈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 탈레반에 납치됐다 풀려난 한국인 인질 19명이 지난 9월 2일 입국했다. 분당 샘물교회 신자를 비롯한 23명이 봉사활동을 명분으로 출발했다가 2명이 현지에서 살해되는 아픔도 겪었다.
지난여름 무더웠던 날씨만큼이나 우리국민을 짜증나게 만든 이번 사태를 보면서 간단히 넘길 수 없는 몇 가지를 생각해 본다.
첫째, 기독교의 선교방식이 너무 공격적이다. 기독교 자체에서도 “물량적 교회 성장 정책은 해외선교에 경쟁을 촉진시키고 호기심과 탐험심이 강한 젊은 학도들을 자극시켜 봉사활동이라는 미명하에 기독교 선교를 강행한다(김형태 원로목사)”고 스스로 자책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의 기독교가 하나님의 사랑의 참뜻을 나누고 모든 사람을 조건 없이 섬기는 ‘미시오 델리(Missio Deli)’보다는 예수의 복음을 충실하게 전하는 ‘미시오 크리스티(Missio Christi)’에 치중되어 있다. 이 전도 방법은 ‘예수의 지상명령’에 따라 대상을 가리지 않는 공격적, 배타적 복음전파를 벌인다. 남의 문화와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 선교활동은 ‘문화적 폭력’이다.
둘째는 국제적 감각이나 이해가 부족한 측면도 있다. 기독교는 크게 루터파와 캘빈파가 있는데 루터파는 가톨릭교회가 가진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개혁하는 과정에서 국가지상주의를 토대로 공격적 방식으로 출발했고, 캘빈파는 하나님 앞에 원죄 의식으로 바뀌었다. 우리나라에 들어 온 기독교는 루터파이고, 국내에서 쓰는 공격적 방식으로 해외 선교를 하다 보니 타 국가 문화와의 충돌이 될 수밖에 없다.
셋째, 이번 인질사태에 대한 몸값을 지불했는가의 문제다. 외신은 2000만 달러(약 187억원), 2000만 유로(약 257억원)를 지불했다고 보도하고 있는가 하면, 우리나라 외교통상부 장관은 돈을 지불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만약 돈을 주었다면 그 돈은 정부의 돈이고, 이는 국민이 낸 세금이다. 국민의 돈을 제한국에 간 기독교 인질 구출을 위해 사용했다면 그 돈은 당연히 샘물교회 또는 가족들이 부담해야 한다. 말하자면 구상권을 행사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 2004년 이라크에 납치되었다 풀려난 자국민 3명에게 항공료 2400만 원을 청구한 사례가 있다.
넷째, 인질구출과정에서 국가정보원장의 적절치 못한 쇼맨십을 들 수 있다. 국정원은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하는 특수한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인데 공개적인 기자회견, 상식이하의 발언으로 코미디 같은 행동을 보여 주었다.
다섯째, 한국외교정책의 딜레마다. 불법감금을 자행한 테러단체와는 협상을 하지 않는 것이 국제적 협상원칙인데 우리 정부는 이를 어겼다. 우리나라는 어쩌면 정당한 외교능력이나 국가의 존엄성을 갖추지 못한 국가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 독일의 경우 불법감금 자국민에 대한 협상을 거부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와 다른 차원의 모습니다.
여섯째, 탈레반에 의한 인질문제의 해법을 강구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좌파세력, 시민단체들은 미국에 책임이 있다고 하면서 촛불시위를 시도했다. 이는 실체적인 문제해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이었다. 또 일부 국회의원들은 미국에 가서 인질문제를 부탁하고 다녔다. 이러한 갈팡질팡 전략은 결국 대한민국의 국격(國格)을 떨어뜨리는 행위다.
그러면 앞으로 이러한 사태에 대한 대응방안은 무엇인가, 정부는 해외 종교활동의 원칙을 수립하고 자국민에게 충분한 교육을 시켜야 한다. 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여 외교적 시나리오를 구축해야 한다. 우리는 국가와 국가, 종교와 종교 간의 권위를 인정하고 자유가 보장되는 토대위에서 해외종교 활동이 있어야 한다는 뼈아픈 경험을 했다고 본다.
황진수(한성대 교수 )
2007-09-13 오전 9:4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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