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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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후보와 불교계의 관계 정립
한나라당의 대선 주자를 뽑는 경선이 끝났다.
경선 과정의 격돌들이 경선 후의 후유증으로 이어질까 염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별 잡음이 없다. 오히려 박근혜 前 대표의 패배에 대한 대승적인 대처를 두고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
범여권의 대통합이 현실화 되지 못하는 시점에서 한나라당의 경선은 본선 분위기였다. 그러나 경선은 본선이 될 수 없다. 이제 경선의 관문을 통과한 이명박 前 서울시장은 확실한 후보가 됐다.
연말에 치러질 대선의 한 후보가 됐을 뿐이다. 조변석개하는 정치판에서 지금 이 후보가 밟고 있는 기반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단언할 수 없다. 그를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성 문제들이 아직 미궁 속에 있고 또 어떤 저격수가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이제 대선 후보다.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대단한 관심을 끌 것이다. 분위기상 그의 말이 차기 정권의 정책기조로 들릴 수도 있고 그의 행동이 표심을 움직이는 힘을 갖기도 한다. 그래서 그는 후보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후보’라는 말에는 많은 것이 숨겨져 있다.
거기 숨겨진 의미들은 긍정적 측면이건 부정적 측면이건 극단적인 결과로 이어지기 쉽다. 예를 들어 ‘확실하게 당선될 후보’라는 측면이라면 그를 예비 대통령으로 인식하게 하는 힘을 갖게 될 것이다. 반대로 ‘당선 가능성이 없는 후보’란 측면이라면 세상 사람들은 그에게 별 매력을 느끼지 않고 그저 판이 끝난 뒤 그의 거취정도에나 관심 가질 것이다.
이 후보는 지금 불교계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 ‘서울시 봉헌 발언’ 등으로 불교계와 척지는 사이가 된 뒤 그가 불교계에 들인 공은 참으로 대단했다. 주요 직책을 맡은 여러 종단의 스님들은 일일이 한 두 번씩 찾아가 만났고 불교계 행사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그리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과거의 ‘발언’들에 대해 해명도 했다. 일찌감치 불교 대책 캠프를 가동하며 불교계의 흐름을 예의 주시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의 이런 공력이 이번 경선에 어떤 득으로 작용했는지는 모르겠다. 아마 적지 않은 힘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불교계에 대한 이 후보의 시각은 좀 더 교정되고 분명해져야 할 것이다. 불자들은 타종교인들의 편향적이고 무례에 가까운 배타성을 잘 알고 있다. 이 후보가 향후 후보의 길을 걷는 와중에 종교적인 갈등이 새로 생기지 않으리란 확신도 없다.
이제 이 후보는 후보라는 자리에서 불교계를 볼 것이다. 그 바라보는 공간에 ‘공약’이 있다. 후보로서의 약속이란 것이 얼마나 신뢰성을 갖게 될지는 모르지만, 이 후보가 불교계를 향해 쏟아 놓을 공약은 불교계를 바라보고 인식하는 그의 마음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그러므로 불교계를 바로 보고 바로 인식하지 않으면 허망한 공약이 급조되고 불심을 흩트리게 될 것이다.
이 후보는 과거의 ‘발언’을 의식할 것이다. 그것이 불가피한 현실이고 보면, 과거 때문에 지나치게 포장된 공약을 내놓을 여지도 없지 않다. 불자들은 그걸 원하지 않을 것이다. 불교계에 실질적으로 필요하고 반드시 바뀌어야 할 것들을 제대로 바꿔주겠다는 분명하고 진실한 공약을 바랄 것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후보 측의 불교대책 캠프는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겉이 화려하다고 속을 불자는 없다. 이제 대부분의 불자들이 내실을 보는 혜안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둘 일이다.
이 후보를 상당히 가능성 있는 후보로 인식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누구도 말릴 수 없다. 정치판의 대선정국이 어떻게 흐르건 이 후보는 대선의 중심에 서 있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입장에서 불교계 일각에서도 이 후보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새로 조리개를 맞추려 할 것이다.
한나라당의 경선이 끝난 시점에서 대선 정국이 곧바로 시작된 느낌이다. 불교계와 이 후보의 관계 정립이 어떻게 형성되어 나갈지 열쇠는 이 후보와 불교계가 반반씩 나눠가지고 있지만 이 후보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불교계의 쓰임도 달라질 것이다.
법혜(한민족평화포럼 상임의장)
2007-09-11 오전 11: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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